개입이 필요한 상황 인식 '증안펀드 효과 기대감'으로 투자심리 회복
"과거 사례 모두 증안펀드 아닌 근본적 문제 해결책이 증시 반등의 원인"

'코스피 0.6%' 규모 증안펀드, 구원투수 효과 분분…과거 '韓 주식 시장' 구했나 살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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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 금융시장 불안이 지속되면서 금융당국이 이르면 이달 중으로 증권시장안정펀드(증시안정기금, 증안펀드)를 재가동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하락 완중 장치' 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시장이 불안할 때 '증시 방어'를 위해 투입되는 증안펀드를 가동하기 위해 조성에 참여하는 금융지주, 보험사, 증권사 등 금융사들이 회사별로 이사회를 열고 관련 내용을 의결할 방침이다.

금융사들이 10조원을 조성하면 한국거래소와 예탁결제원 등 증시 유관기관이 마련한 7600억원 등을 더해 10조7600억원의 투입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증시 유관기관이 조성하는 7600억원은 지난주 이사회 절차 등을 거쳐 준비가 끝난 상태다. 이에 따라 2020년 3월 이후 2년 7개월 만에 증안펀드가 곧 재가동될 것으로 기대가 모이고 있다.


과거 국내에서 증안기금이 조성된 사례는 1990년, 2003년, 2008년, 2020년으로 총 4번이다. 2020년 3월 말에는 당시 5대 금융지주와 국책은행, 금융권, 증권 유관기관 등이 출자에 참여해 10조7600억원 규모 조성에 합의했지만, 폭발적인 유동성 공급에 증시가 반등하자 자금이 실제 투입되지는 않았다. 다만 그 효과에 대해서는 증시 전문가들 사이에서 의견이 갈리며 분분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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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 기대감 '투심 회복' VS 규모 작아 '유동성 파급력 없다'

증안펀드 조성 및 투입이 추세적으로 증시 반등을 이끌 것으로 보는 이들은 우선 투자심리 회복에 대한 기대감에 기댄 것이다. 더불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신용융자 잔고가 많이 늘어난 상황에 외국인이 추가 이탈하면서 증가한 반대매매 물량을 증안펀드 규모로 흡수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강대석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증안펀드 자체가 증시를 끌어올릴 수는 없겠으나 개입이 필요한 상황으로 인식된다는 점에서 증안펀드 효과를 향한 기대감이 증시 반등을 이끌 수 있다"면서 "과거 사례에서 바닥이 멀리 있지 않았다는 점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급락 구간에서 금융 시스템 리스크 전이를 막는 안전판으로 금융시장 안정 의지 확인과 악성 매물 소화 역할을 기대한다"고 전했다.


그러나 효과가 부재하다는 목소리도 크다.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을 것으로 판단해서다. 더욱이 증안펀드 재가동이 현시점 국내 증시에 가장 부족한 '유동성'을 공급할 수는 없을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증안펀드 규모가 20일 기준 코스피 시장 상장사 시가총액(1748조6182억원)의 0.6%에 불과한 수준이라 실제 파급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봤다.


한재혁 하나증권 연구원은 "정부 개입 시 단기적인 반등은 가능하겠지만 금리 상승으로 인한 비용 상승, 유동성 축소 과정에서 추세는 꺾이지 않을 것"이라며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글로벌 긴축·침체 우려로 인한 증시 조정은 국내 한정 리스크가 아니다"면서 "코스피를 구원해 줄 유동성이 없다"고 덧붙였다.


하인환 KB증권 연구원도 "과거 증시안정기금·펀드 집행 당시의 증시 흐름을 면밀하게 추적해보면 결국 증시의 추세를 만드는 것은 증안펀드가 아닌 '근본적인 문제 해결책'이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내 증시 침체의 근본적 원인인 글로벌 경제 상황에 대한 변화가 있어야만 증시에도 의미 있는 반등이 있을 수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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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안펀드보다 근본적 정책 필요…패닉셀 등 변동성 완화는 기대

국내 경제와 글로벌 경제가 당면한 문제에 대한 해결책이 제시되어야 실제로 증시가 반등할 수 있다고 보는 이들은 과거 사례에 주목한다.


KB증권에 따르면 1990년 증시 하락 때 증안펀드가 반등을 만들어내지 못한 것이 지표로 확인된다. 증안기금 조성 후에도 약세장이 약 2년간은 더 진행됐다. 2003년 증시 하락은 이라크전 발발에 대한 우려가 글로벌 증시 하락에 영향을 줬으며, 대내적으로는 신용카드 사태에 따른 우려가 국내 증시 하락에 영향을 줬다. 정부는 2003년 증안펀드 카드를 꺼내들었고 4000억원을 투입했으나 30영업일간 증시는 내리막길을 걸었다. 이후 3월17일 근본적인 문제 해결책으로 꼽히는 '카드종합대책'과 '부시 대통령의 이라크 최후통첩'(불확실성 해소 관점에서 글로벌 증시 상승의 배경이 됨)이 나왔고, 증시는 반등했다. 이에 주목한 KB증권은 결국 증시 반등을 만든 것은 증안펀드가 아닌 근본적인 문제 해결책들이었음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2008년의 증시 저점은 증안펀드 집행 시기와 꼭 들어맞는다. 하지만 이때도 증안펀드가 집행된 직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프레디맥(미국 주택담보대출 업체)으로부터 6000억달러 규모의 채권 및 MBS(주택저당증권)를 인수하는 조치를 발표한 것이 1차 반등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었을 가능성이 크다는 시각이 많다. 하 연구원은 "그 후 2차 반등 (추세 반등의 시작점)의 배경에는 미국 행정부의 '모기지 대책'이 있었다"면서 "2008년에도 증시 반등을 만든 것은 증안펀드보다 근본적인 문제 해결책들이었다"고 지적했다.


2020년에는 10조원 규모로 조성된 증안펀드가 개입되기 전 Fed의 통화 완화 정책, 재정정책으로 시장에 막대한 유동성이 풀리면서 증시가 'V자 반등'을 그렸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사실상 이때 유동성이 코스피 3300돌파를 이끌었다는 점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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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과도한 공포에 사로잡혀 투매(패닉셀) 현상에 따른 변동성 완화는 기대할 수 있다는 게 이들의 판단이다. 한 하나증권 연구원은 "개입 직후 패닉셀 등으로 인한 변동성을 줄여주는 역할은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선애 기자 ls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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