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시대][르포]'충전불가' 맞아?…혼란만 주는 전기차 충전소 이용정보
무공해차 통합누리집에는 '사용불가'지만 작동 가능
대기업 뛰어들며 상황 좋아지고 있지만 규제가 발목
[아시아경제 성기호 기자]지난 18일 저녁 11시. 공용충전기의 위치와 사용 여부를 알 수 있는 '무공해차 통합누리집'에 나온 마포역 주변의 공용전기충전소를 찾았다. 확인 결과 6곳 중 4곳은 무공해차 통합누리집의 안내처럼 정상적으로 작동했고, 2곳은 '사용 불가'로 안내됐다.
사용이 불가능한 2곳 중 먼저 창천공용주차장을 찾았다. 이곳은 인구 유동이 많은 신촌에서 값싸게 주차를 할 수 있는 공간이라 이용객이 많은 장소다. 통합누리집에는 창천공용주차장에 1기의 전기차 충전기가 있지만 '사용 불가'로 나와 있었다. 하지만 현장을 살펴본 결과 충전기는 정상으로 작동하고 있었다. 다음날 주차장 안내 연락처로 문의한 결과 충전기는 정상적으로 작동한다는 답변을 받을 수 있었다.
공덕1-1공영주차장에는 50Kw급 급속충전기가 1기 설치돼 있었다. 무공해차 통합누리집에는 '주차장 전산시스템 교체 작업으로 입장 불가'라고 안내돼 있었고 운전 상태도 '사용 불가'로 떠 설사 누가 사용 중이라도 안내가 되지 않는 곳이다. 실제 찾아보니 '거주자우선주차구역'이기 때문에 미등록 차량은 입장 자체가 불가한 곳이었다. 전산시스템이 교체돼도 미등록 차량은 사용을 할 수 없는 것이다. 또 '사용 불가'라고 표시돼 있던 곳은 한 전기차가 40분가량 충전을 진행 중인 상황이었다.
지난달 국내에서 팔린 전기차는 총 2만485대다. 역대 처음으로 전기차 판매량이 하이브리드차를 앞질렀다. 향후 모빌리티 시장의 판도는 전기차가 주도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판매량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충전 인프라는 여전히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고장으로 인한 불편도 여전하다. 충전과 관련한 정보가 불확실해 이용자들의 혼란도 해마다 늘어나는 추세다. 이 때문에 적극적인 충전기 확충 사업을 비롯 관련 기업들의 새로운 사업진출을 위해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국토교통부 및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누적 전기차 등록 대수는 29만8633대로 집계됐다. 국내 전기차 등록 차량 대수는 2020년 13만5000대에서 지난해 23만1000대를 기록하는 등 매년 평균 30% 이상 폭발적인 증가세를 기록하고 있다.
중고차시장에서도 전기차는 대세로 급부상했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8월까지 실거래 중고차 대수는 129만7796대로 이중 전기차는 9897대로 전년 동기대비 53.3% 증가했다.
반면 전기차 충전소는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다. 환경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9만3415기의 공영 충전기가 설치됐다. 대략 3대가 1기의 충전기를 나눠 쓰고 있는 것이다.
전기차 충전소도 부족하지만, 고장도 문제다. 특히 안내가 부정확해 이용객이 헛걸음할 가능성도 높다. 무공해차 통합누리집에 따르면 19일 현재 전기차 공공급속충전시설은 7060기 중 60기가 고장으로 사용이 어려운 상황이다. 그나마 고장 목록에는 앞서 언급한 두 곳의 충전소중 창천공용주차장의 내용은 빠져있었다.
최근에는 대기업들이 충전 사업에 뛰어들면서 상황이 조금씩 개선되고 있다. 충전기 제조에서는 SK가 지난해 시그넷을 인수했으며, 롯데정보통신이 중앙제어를, GS와 LG가 공동으로 애플망고를 인수했다. 충전인프라 운영부문은 더 치열하다. SK네트웍스는 에버온 지분투자와 함께 에스트래픽 전기차 충전사업부를 인수했다. SK E&S는 파킹클라우드를 인수하고 충전사업에도 일부 참여했다. GS는 지앤텔과의 조인트벤처를 통해 지커넥트를 설립하고 최근 GS커넥트로 사명을 변경했다. 현대자동차는 자체 급속충전 브랜드인 E-Pit을 설립한데 이어, 한국전기차충전서비스를 인수했다.
하지만 규제는 여전히 큰 걸림돌이다. 특히 신기술 발전을 위해 관련 정부부처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신기술 개발의 대표적인 곳이 현대차다. 현대차는 지난해 9월 규제샌드박스 실증특례를 통해 전기차 무선 충전 서비스를 승인 받았다. 현대차는 현재 23기의 전기차 무선충전기를 설치하고 무선 충전 전기차 22대를 운영하고 있다.
문제는 무선충전기의 경우 설치시 장소별로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점이다. 지난 8월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이 경기 고양시 현대 모터스튜디오를 방문했을 때도 이 문제가 논의가 됐었다. 현대차 등 관련 기업들은 이 장관에게 무선충전기 관리방식 변경 등을 요청했다. 이 장관은 "시장 활성화를 촉진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제도 개선을 검토하겠다"고 대답했다.
주파수 할당도 무선 충전사업이 진행되기 위한 과제다. 업계는 미국처럼 85kHz 주파수 대역을 무선 충전 등 신사업에 할당해달라는 요청을 하고 있다. 이 장관은 이 부분에 대해서도 내년 초 플랜을 발표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황재곤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소비자들의 전기차 구매에 있어 가장 큰 우려사항은 공공 충전 인프라의 부족"이라며 "공동주택 중심의 주거문화, 충전수요와 공급의 미스매치 등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지금까지의 전기차 충전인프라 시장은 중소기업과 벤처캐피탈, 일부 사모펀드의 투자에 의해 성장해 왔다"며 "그러나 앞으로의 성장을 위해서는 인프라 펀드의 투자, 프로젝트 금융, 대기업의 참여 등 대규모 투자의 뒷받침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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