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쪼개기 상장하면서 서버 쪼개기 안 했냐"…싸늘한 카카오 민심 '라이온하트 IPO 철회 아닌 연기'
[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 '국민주' 카카오를 향한 개인 투자자들의 분노가 하늘을 찌른다. 박토막 넘게 추락한 카카오그룹 주가가 휴장 일에 발생한 데이터센터 화재로 17일 '검은 월요일'을 보낸 가운데 이들은 카카오가 '쪼개기 상장'에는 집중하면서 '서버 쪼개기(분산)'는 하지 않았다'고 맹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장시간 서비스 장애를 야기한 원인을 카카오 측에 있다고 보는 것이다. 더욱이 카카오게임즈 자회사 라이온하트스튜디오가 사그라지지 않는 '기업가치 훼손 논란'에 결국 상장 철회를 발표했지만, 이는 '철회'가 아닌 '연기'에 불가해 카카오그룹주 꼬리표에 따라붙은 '쪼개기 상장' 논란은 여전할 것으로 보인다.
18일 증권가는 카카오그룹주의 하방이 아직도 열려 있다고 봤다. 전날 그룹주의 시가총액이 하루 새 2조원 넘게 증발하는 등 고점 대비 평균 70~80% 급락했지만, 여전히 바닥은 남아 있다는 뜻이다. 카카오그룹주 4개의 시가총액 합은 37조1099억원으로, 전 거래일인 14일(39조1660억원) 대비 2조561억원이 증발했다. 카카오는 5.93% 하락한 4만83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카카오뱅크(-6.29%)와 카카오페이(-4.16%), 카카오게임즈(-2.22%) 등도 급락세를 기록했다. 오전 장중 8~9%씩 하락하면서 카카오게임즈를 제외한 카카오,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등 3개 사는 모두 개장 직후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로 재난 대응 부실 논란까지 불거진 카카오와 계열사들의 주가가 급락한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연합인포맥스에 설치된 화면에 이날 카카오,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카카오게임즈의 주가 그래프가 표시되어 있다. 이날 카카오, 카카오계열사 네 종목 시초가는 전 거래일과 비교해 7∼8%대 급락했다.
원본보기 아이콘쪼개기 상장에 70~80% 급락
카카오그룹주는 연초부터 꾸준히 하락했다. 화재가 발생하기 직전인 거래일 기준인 14일 카카오페이 종가는 3만6100원으로 연초 17만6500원 대비 79.55% 급락했다. 이어 카카오뱅크가 5만9100원에서 1만7500원으로 70.39%, 카카오게임즈가 9만3000원에서 3만8250원으로 58.87% 하락했다. 대장격인 카카오는 11만4500원에서 5만1400원으로 6만3100원(55.11%)d으로 추가했다. 그룹주 대비 낙폭은 작지만 같은 기간 코스피 낙폭(25.97%) 2배가 넘는다.
연이은 자회사 쪼개기 상장과 플랫폼 사업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는 등 성장주 투자심리 급랭으로 증권가의 목표주가 하향 등이 쏟아지면서 주가가 연일 급락한 것이다. 문제는 이때 개인투자자들이 '바닥'으로 확신하면서 주워 담기 시작했다는 것.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한 달 기준으로 카카오는 개인투자자들이 세 번째로 많이 산 종목으로 꼽혔다. 15일 SK주식회사 C&C 데이센터 화재로 서비스 장애가 발생하기 전인 14일까지 기준으로 개인은 카카오를 총 1561억원어치나 담았다. 같은 기간 외국인 564억원, 기관이 987억원 순매도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사실상 바닥이라고 여긴 것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상황에서 데이터센터 화재라는 복병을 만나면서 주가가 흔들리자 개인 투자자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쪼개기 상장만 하고 데이터 분산은 하지 않았다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사실상 같은 사고에도 네이버는 카카오만큼의 먹통이 되지 않아서다. 사고가 발생한 데이터센터에는 네이버도 적지 않은 서버를 두고 있다. 관련 업계에서는 사실상 카카오가 시스템 이중화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고 평가한다. 더욱이 라이온하트가 상장을 철회한다고 밝혔지만, 이는 '철회'가 아닌 '연기'에 불가해 여전히 '기업가치 중복 논란' 문제는 끌고 갈 수밖에 없어 카카오그룹주는 계속 논란거리의 중심에 설 전망이다. 이는 투자심리에 찬물을 끼얹을 것으로 보인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부터 시작된 카카오를 비롯한 자회사들의 주가 하락이 이어지고 있고, 상장한 자회사들의 일부 임원이 주식을 매각한 사건 등으로 최근 카카오를 둘러싼 여론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이번 사건까지 발생했다"면서 "이번 이슈로 카카오 및 자회사를 둘러싼 우려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라이온하트 상장 재추진
라이온하트는 내년 3월 내에 다시 상장 작업을 진행할 가능성이 있다. 카카오게임즈 유럽법인이 라이온하트를 인수할 당시 창업자인 김재영 대표 등 주주 17인과 맺은 풋옵션 계약 때문에 완전히 철회할 수 없을 것이라는 게 IB 업계의 시각이다. 카카오게임즈가 상장을 추진하지 않으면 김 대표 등은 자신이 보유한 라이온하트 주식의 일부나 전부를 카카오게임즈에 사가라고 요구할 수 있는데, 이것이 상당 부분 부담 금액적인 측면에서 부담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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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철회 시점을 내년으로 가정하면 카카오게임즈가 김 대표에게 줘야 하는 최대 금액은 1조원에 달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따라 김 대표 측이 지분을 헐값에 넘기지 않기 위해 상장 시한인 내년 3월 내 기업공개(IPO)를 재추진할 가능성이 크다. 라이온하트 역시 '상장 철회가 아닌 연기'라는 점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추후 상장 추진 일정이 재확정되면 증권신고서 제출을 통해 세부 사항을 안내할 방침이다. 한국거래소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하면 6개월 이내에 상장해야 하는 만큼 라이온하트는 내년 3월까지 시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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