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시장격리 의무화, 농업발전에 전혀 도움 안 돼" 막판 호소 나선 농식품부 장관
野 강행처리 수순…여권, 대통령 '거부권' 카드 만지작
[아시아경제 세종=손선희 기자]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쌀 시장격리 의무화' 내용이 담긴 양곡관리법 개정안과 관련해 17일 "이미 과잉생산된 쌀을 처리하는데 많은 국민 세금을 쓰고 있는 상황에서 농업 발전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호소했다.
정 장관은 이날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여야가 충분히 논의해 추진된 것이 아니기에 정부도 곤혹스럽다"며 이같이 말했다. 해당 법안은 매년 수급조절에 실패해 구조적으로 고착화되고 있는 쌀 초과생산량 분을 정부가 세금으로 의무 매입토록 하는 내용이다. 지난주 국회 안건조정위에서 여당 의원들이 전원 불참한 가운데 야당인 더불어민주당 단독으로 통과, 본회의 상정을 앞둔 상태다. '여소야대' 국회 의석을 감안하면 본회의에서도 야당 주도로 통과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정 장관은 "과거 쌀이 부족할 때는 그 정책(시장격리)이 맞았는데, 지금은 쌀이 과잉돼서 변동직불제를 폐지하고 공익직불제로 전환한 것"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쌀 소비량이 생산량에 비해 더 많이 줄고있다"고 우려했다.
앞서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쌀 시장격리를 의무화할 경우 연평균 1조원 안팎의 재정이 투입될 것이란 보고서를 내놓기도 했다. 정부가 한 번 매입한 쌀은 다시 식용으로 내다팔기보다는 수년간 묵히다 주정용 또는 사료용으로 저렴한 가격에 팔리기에 '밑 빠진 독'처럼 재정이 낭비될 수 있다는 우려다.
정부가 내놓은 대안은 전략작물직불금과 가루쌀 재배다. 정 장관은 "앞으로는 가루쌀이라는 획기적 방법이 나왔고, 가루쌀과 밀, 콩, 조사료 등 이모작을 할 경우 전략작물직불금을 지급해 (쌀 수급균형) 효과를 내후년께부터 얼마든지 확보할 수 있다"며 "굳이 무리해서 남는 쌀을 의무적으로 세금을 들여 격리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 정부 입장"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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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에서는 만약 국회에서 야당 주도로 해당 법안이 강행 처리될 경우 '대통령 거부권'을 행사하는 방안도 배제하지 않고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정 장관은 관련 질문에 "너무 이른 것 같다"면서 "국회에서 남은 절차에 시간이 좀 걸리는 만큼, 그 사이 정부도 국회와 소통하는 등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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