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세기 동안 야생동물 개체군 69% 감소…한국서도 제비 급감
세계자연기금, '지구생명보고서 2022' 발표
아마존강선 야생동물 개체군 94% 급감…생물다양성 위협
국내 발견 제비 수 1987년 2289마리→2005년 22마리
강원 속초 중앙시장 비가림시설에 둥지를 튼 제비가 지난 7월26일 새끼들에게 열심히 먹이를 날라다 먹이고 있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윤슬기 기자] 전 세계에 서식하는 야생동물의 개체군 규모가 최근 50년 동안 6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세계자연기금(WWF)은 '지구생명보고서 2022'를 발간해 전 세계 생물종 개체군이 어떤 상태에 있는지 풍족도를 보는 '글로벌 지구생명지수'(LPI)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1970년부터 2018년까지 관찰된 5230개의 생물종, 3만1821개의 개체군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약 50년 동안 야생동물 개체군의 상대적 풍족도는 평균 69% 감소했다. 특히 아마존강 유역이 있는 남아메리카와 카리브해 연안의 야생동물 개체군은 94% 급감해 가장 큰 생물다양성 위협을 겪고 있었다.
생물종별로 보면 담수 생물종 개체군(포유류·조류·양서류·파충류·어류 등 1398종을 대표하는 6617개 개체군)이 평균 83% 감소해 가장 심각한 감소 추세를 보였다. WWF는 "1000㎞가 넘는 하천 중 37%만이 (인위적 장벽 없이) 전체 구간을 자유롭게 흐른다"며 "일부 어종은 '고속도로' 같은 경로를 따라 먼 거리를 이동하는 과정에서 댐이나 저수지에 가로막혀 생존에 위협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전 세계적인 야생동물 개체군 감소의 주요인으로 ▲서식지 황폐화 및 감소 ▲과도한 자원 이용 ▲침입종 침입 ▲환경오염 ▲기후변화 및 질병을 꼽았다.
생태계 다양성 훼손은 국내 역시 겪고 있는 문제다. 지구생명보고서 발표에 앞서 전날 서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최창용 서울대 산림과학부 교수는 발견되는 제비의 수가 10㏊(헥타르)당 1987년 2289마리에서, 2005년 22마리로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최 교수는 "제비가 감소했다는 건 이들의 주식이자 생태계 기반을 구성하는 곤충이 그만큼 감소했음을 보여준다"며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종의 변화를 살피면 생태계 전체의 다양성 변화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최 교수 등 연구진이 2020년 5월 국제학술지 '플로스 원'(PLOS ONE)에 발표한 논문에서도 국내에 서식하는 일부 조류의 개체 수 급감이 확인됐다.
논문에 따르면 1970년대 연구 목적으로 4만6826마리씩 포획되던 꼬까참새는 2010년을 전후해 2422마리밖에 잡히지 않았다. 포획량이 94.8% 줄어든 것이다. 꼬까참새와 같이 참새목 되새과 조류인 쑥새도 같은 기간 포획량이 6만155마리에서 2572마리로 95.8% 감소했다. 흔히 볼 수 있는 텃새인 노랑턱멧새와 멧새도 각각 연간 1.82%, 2.99% 감소했다.
연구진은 또 지난해 3월 국제학술지 '생태와 진화의 최전선'(Frontiers in Ecology and Evolution)에 게재한 논문에서 지난 20년 동안 한국서 번식하는 가장 흔한 조류 52종 가운데 20종의 개체 수가 감소했다고 밝혔다.
1997년 70∼80곳에서 관찰되던 청호반새는 2017년 단 7곳에서만 모습을 보여 95%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호반새(73%), 흰눈썹황금새(66%), 노랑때까치(59%), 두견(56%), 매사촌(52%), 검은등할미새(46%)도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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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교수는 "생물들은 지금까지 기후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노력해왔지만 그런 노력에 실패할 가능성이 명백해지고 있다"며 "(변화한) 환경에서 견딜 수 있는 일부 종만 번영하면 생물종 다양성이 주는 혜택이 사라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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