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동시각] IRA 대책, 미국 만큼이나 일본의 움직임도 중요하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nflation Reduction Act·IRA)의 여파가 현실화 되고 있는 가운데 우리 정부와 기업들이 대응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하지만 딱히 뾰족한 방법이 없다는 점이 더욱 우려감을 키우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의 경쟁국인 일본은 어떠할까. 그들도 우리처럼 발등에 불이 떨어졌을까.
결론부터 일본이 우리보다는 상황이 조금 더 좋기는 하지만 답답하기는 마찬가지인 분위기다. 코트라의 ‘글로벌 공급망 인사이트’ 30호를 보면 현재 미국 현지에서 전기차를 생산하고 있는 일본의 자동차 제조사는 ‘닛산’이 유일하다.
결국 일본도 닛산을 제외한 나머지 기업들이 보조금을 받기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대표 자동차 제조사인 토요타가 제외돼 있다는 점은 일본에게도 뼈아픈 점이다. 토요타 등 일본 대표 자동차 업체 6개사의 올해 1분기 북미 자동차 판매는 약 600만대로 전세계 판매의 약 30% 비중을 차지한다. 영업 적자였던 마쓰다를 제외한 5개사의 북미 영업이익은 총 약 1조5000억엔으로 전체의 약 40%였다. 닛산과 스바루는 북미 사업이 다른 지역 합계 영업이익을 웃돌고, 혼다는 북미사업이 전체 영업이익의 60%를 차지했다. 그만큼 일본기업에도 미국 시장은 중요하다.
일본은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도 갈 길이 바쁘다. 지난해 미국의 전기차 판매는 전년대비 2.1배인 63만대로 증가했으나, 일본의 미국 시장 전기차 판매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닛산 ‘리프(Leaf)’의 판매 대수는 약 1만 4000대에 그쳤다.
영국 조사회사인 LMC 오토모티브에 따르면 2030년 미국 전체 전기차 판매는 지난해 대비 약 15.5배인 약 630만대로 미국 시장 전체의 40%를 차지하는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일본 기업들은 미국의 세액공제 대상이 되기 위해 즉각적인 대응이 어렵다고 토로한다. 토요타 자동차 간부는 "실수요와 정책 속도가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다른 제조사 관계자는 "자동차사 모두 중국 자원을 사용하지 않고 배터리를 만드는 것은 매우 어렵다"며 "북미 대상의 전기차는 공급망 재편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토요타의 경우 2030년 글로벌 전기차 350만대 판매, 혼다는 2030년 북미 전기차·수소연료전지차(FCV) 판매비율 40%, 닛산은 2031년 1분기 미국에서 전기차 판매비율 40% 이상 확대를 목표로 사업을 추진 중이다. 결국 이 계획대로라면 일본차도 보조금 지원을 받기 어렵기 때문에 일본도 미국 정부에 지속해서 재검토를 요구하고 있다.
우리도 일본의 이같은 상황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미국 재무부와 국세청(IRS)은 다음 달 4일(현지 시간)까지 인플레 감축법 통과로 지급되는 세제 혜택에 대한 의견을 접수하고 있다. 통과된 법안을 시행하기 전 거치는 의견 수렴 절차로 바이든 행정부는 이를 통해 올해 말까지 전기차 보조금 지급 규정 등 인플레 감축법 시행을 위한 시행 규칙을 마련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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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과정에서 일본이 적극적인 목소리를 낼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우리도 우리의 의견을 강하게 전달해야 한다. 특히 우리가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고 있지만 일본은 그렇지 않다는 점을 강조해야 한다. 강력한 로비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일본이 우리를 제외하고 본인들만 보조금을 받는 최악의 상황만은 막아야 한다. 자칫 우리가 앞서왔던 전기차 분야에서 일본에 역전의 빌미를 줄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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