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서 더 유명한 강소기업 '파코엔지니어링', 전기차 시장 노린다
김상식 파코엔지니어링 대표 인터뷰
플랜트 설계·제작, 시운전 등 도맡아
국내 안주 않고 글로벌 시장 적극 개척
터키, 케냐까지…전세계 30여개국 진출
마흔살 되던 해 퇴직금 5000만원으로 시작했다. 올해 연 매출 500억원을 기대하는 중소기업으로 키우기까지 꼬박 20년이 걸렸다. 김상식 파코엔지니어링 대표(사진)는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처음엔 다른 회사의 기계 설비 도면을 그려주고 직원들 월급을 겨우 줬다"고 회상했다.
철강회사 전직 동료들과 합심해 차린 파코엔지니어링은 이제 전 세계 30여개국에 강판 생산설비(플랜트) 일체를 설계·제작, 설치, 시운전까지 해주는 강소기업으로 이름을 알리고 있다.
중국 가전 브랜드 1위 '하이얼'을 비롯해 일본과 대만 합작 철강회사인 '요도가와'까지 파코엔지니어링이 제작한 플랜트를 쓰고 있다. 지난해에만 700억원 규모의 수주를 따냈다.
강판은 세탁기, 냉장고 등 가전제품뿐만 아니라 자동차, 건축물 등 다양한 곳에 쓰인다. 파코엔지니어링은 이 같은 강판에 코팅하고 다양한 색을 입혀 나오는 플랜트를 제작하는 업체다. 건당 사업금액 200억원 이상의 대형 프로젝트이고, 설비가 실제 공장에 들어가기까지 2~3년이 걸린다. 100% 주문생산으로 늘 새로운 것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정확하고 치밀한 설계가 핵심이다.
엔지니어로서 쌓아온 경험과 노하우는 있었지만, 보수적인 철강 시장에 판로를 뚫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김 대표는 "처음에는 철강회사들이 설비 라인 일부에 대한 제작만 맡겼다"며 "2008년 한 중견기업에서 우리를 믿고 대형 발주를 준 이후 업계에 소문이 돌면서 사업 규모가 점차 확장됐다"고 말했다. 지금은 포스코강판, 세아제강, 동국제강 등 국내 유수의 철강 생산업체들이 파코엔지니어링이 제작한 플랜트를 사용하고 있다.
국내 발주 거래에만 머무르지 않고 일찌감치 해외시장으로 고개를 돌린 건 신의 한 수였다. 김 대표는 "국내 경기 악화로 설비 투자가 줄어들자 대기업에 의존하던 중소 플랜트 제작업체들이 하나둘씩 도산하기 시작했다"며 "10여년간 꾸준히 해외시장을 개척한 결과, 경제 상황에 크게 좌우되지 않고 사업을 이어나갈 수 있었다"고 밝혔다.
건물 지붕을 철판으로 바꾸는 등 인프라를 개선하고 있는 케냐, 탄자니아 등 아프리카 시장까지 진출을 앞두고 있다. 그는 "최근 터키와 중동, 중남미 쪽으로도 수요가 생기고 있다"며 "실적과 평판이 쌓이면서 이제는 화상회의 몇번으로도 발주를 주는 수준에 올랐다"고 했다. 2020년 파코엔지니어링의 매출은 176억원, 지난해에는 264억원을 기록했다. 전체 매출을 10으로 봤을 때 국내와 해외 시장이 4대 6 정도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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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년 동안 가전사와 건자재 시장을 겨냥한 강판 표면처리 기술이 파코엔지니어링의 주 종목이었다면, 앞으로는 전기차 제조 공정에 쓰이는 설비 제작에 나설 계획이다. 김 대표는 "전기차 모터에 쓰이는 전기강판, 전기차 배터리 케이스용 소재를 만드는 설비 개발 의뢰를 받아 협의 중"이라고 했다.
그는 "플랜트 제작이 우리나라에서 사양산업이 된다 해도 기업이 영속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라며 "우리가 보유한 기술을 활용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개발에 전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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