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해도 상황 똑같아서"…갑질·괴롭힘에도 '참는' 직장인 73.5%
직장인 73.5% '괴롭힘 참거나 모른 척'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시행 3년…"보호조치 강화해야"
직장인 4명 중 3명이 직장 내에서 갑질이나 괴롭힘을 당해도 신고하지 않고 참는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사진은 지난 9월13일 서울 광화문 사거리에서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는 직장인들의 모습으로, 기사 내용 중 특정한 표현과 관련 없음. 사진=문호남 기자 munonam@
[아시아경제 황수미 기자] 직장 내에서 갑질이나 괴롭힘을 당해도 신고하지 않고 참는 직장인이 증가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직장에서 발생하는 괴롭힘을 근절하기 위해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마련된 지 3년이 넘었음에도 사후 조치는 여전히 미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직장갑질119는 지난달 2일부터 8일까지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진행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조사 결과 최근 1년간 직장 내 괴롭힘을 경험했다는 응답은 29.1%로 나타났다. 이는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시행된 직후인 2019년 9월 44.5%보다 15.4%포인트 줄어든 수준이다.
앞서 직장 내 갑질 문제가 잇따르자 정부는 2019년 7월 직장에서 발생하는 괴롭힘을 근절하고 사후 보복을 막기 위한 의도로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을 만든 바 있다. 관련 법에선 사용자 또는 근로자가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하여 업무상 적정 범위를 넘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를 직장 내 괴롭힘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직장 내 괴롭힘 문제에 대한 대처는 오히려 법 시행 이전보다 소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단체에 따르면 괴롭힘을 경험한 이들 중 '참거나 모른척한다'고 답한 직장인은 73.5%로, 2019년 9월 조사 당시(59.7%)보다 약 14%포인트 증가했다. 직장인 4명 중 3명이 직장 내에서 괴롭힘을 당하더라도 신고하지 않고 참는 셈이다. 아예 회사를 그만뒀다는 응답도 15.8%에 달했다. 반면 회사나 관계기관에 신고했다는 응답은 7.6%에 그쳤다.
신고하지 않은 이유를 묻자 '대응을 해도 상황이 나아질 것 같지 않아서'라는 답변이 74.5%로 가장 많았다. 향후 인사 등에 불이익을 당할 것 같아서 괴롭힘을 참았다는 이들도 12.8%에 달했다.
실제로 신고자 66.7%는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정받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신고했다는 이유로 불리한 처우를 당했다는 응답도 23.3%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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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설문 조사 결과는 법이 시행된 지 3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신고 절차가 피해자들에게 신뢰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신고에 따르는 불이익이 없도록 보호조치를 강화해 피해자가 직장 내 갑질과 괴롭힘에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또한 조직문화와 인식개선 실태조사나 예방교육 의무화의 필요성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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