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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확률 99%' 핵전쟁을 막았나…'쿠바 미사일 위기'가 주는 교훈[뉴스 속 책]

최종수정 2022.10.06 20:15 기사입력 2022.10.06 18:30

세르히 플로히 <핵전쟁 위기>
핵전쟁 일촉즉발 상황이었던 '쿠바 사태' 어떻게 극복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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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강주희 기자] 핵전쟁이 뉴스에 오르내린다. 먼 일이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이 위기감을 높인다. 패퇴하는 러시아가 핵을 사용할 수도 있다고 공언하는 상황은 글로벌 리더십의 붕괴를 암시한다. 러시아는 실제로 핵을 사용할까. 그렇다면 그 이후에는 무슨 일이 벌어질까. 누구도 미래를 확언할 수 없는 상태에서 주목되는 책이 있다. 1962년 쿠바 미사일 위기를 다룬 <핵전쟁의 위기>(도서출판 삼인)이다.


역사 속에서 1962년 10월의 쿠바 미사일 위기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핵전쟁 가능성이 가장 높았던 상황으로 언급된다. 전쟁이 끝난 뒤에도 미국과 소련의 이념 대결은 계속됐고, 두 국가의 힘겨루기는 미국과 아주 가까운 곳에 있는 쿠바에서 전개됐다. 혁명으로 권좌에 오른 쿠바의 피델 카스트로가 사회주의 노선을 취한 것을 미국은 못마땅해했다. 소련은 미국이 이탈리아와 튀르키예(터키)에 배치한 주피터 미사일이 언제든 모스크바를 공격할 수 있다는 사실에 위협을 느꼈다. 그래서 소련은 쿠바에 미국 본토를 사거리에 두는 핵미사일을 배치한다.

미국과 소련의 첨예한 갈등은 핵 재앙의 문턱까지 갔다가 양측 모두 미사일 기지를 철수하기로 합의하며 간신히 저지됐다. 무엇이 확률 99%의 핵전쟁이 일어나는 것을 막았는가? 논픽션 <핵전쟁의 위기>는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핵무기 사용 가능성이 거론되고 북한의 핵 위협이 날로 격화하는 현재, 60년 전의 위기를 되돌아봐야 한다고 강조한다.


책의 저자인 우크라이나 출신 역사학자 세르히 플로히는 최근 발굴된 KGB 자료를 토대로 쿠바 미사일 위기 당시 양국 핵심 인물들의 의사 결정 과정, 특히 지금까지 잘 알려지지 않은 소련의 전력 동원 과정 등을 다각도로 들여다본다. 플로히는 '케네디의 소련에 대한 올바른 판단과 결단'으로 위기를 해결했다고 알려진 기존의 해석과는 달리, 사실은 양국 모두 서로의 의도와 목적을 오해·오독해 실수를 반복했다고 설명한다.


예컨대 미국은 쿠바의 소련 기지 선제공격 여부를 검토할 때 실제 소련군의 숫자와 핵전력을 과소평가했다. 그러나 소련의 쿠바 군작전 핵심 수립자 아나톨리 그립코프의 증언에 따르면, 쿠바에는 미국이 인지하지 못한 엄청난 규모의 소련군 병력과 핵탄두가 장착된 미사일이 배치돼 있었다. 케네디 정부의 국방부 장관이었던 로버트 맥나마라는 추후 이 사실을 알고 경악했다고 한다. 만약 미국이 물러서지 않고 쿠바 침공을 감행했다면, 핵전쟁이 현실이 될 수도 있었다는 뜻이다.

플로히는 2019년 8월 2일, 미국과 러시아가 지난 1987년 맺은 중거리핵전력조약 탈퇴를 선언하면서 세계가 다시 핵전쟁 위기를 맞게 됐다고 지적한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북한의 무력 도발 등을 접하면서도 핵무기가 인류를 위협했던 "과거의 교훈을 잊어버렸다"라는 것이 플로히의 진단이다. 일촉즉발의 핵전쟁 위기를 다시 겪지 않기 위해선 "과거를 돌아보고, 다시 협상테이블로 돌아가야 한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강주희 기자 kjh81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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