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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색 짙어진 푸틴, 핵무기 버튼 누르나…전세계 미증유 위기 우려

최종수정 2022.10.06 09:10 기사입력 2022.10.05 11:14

전술핵무기 우크라 전선투입 정황 잇따라
쿠바 미사일 위기 이후 60년만 최대 핵위기
나토 동맹국 방사능 피해시 美·서방 개입 가능성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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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우크라이나 전선 곳곳에서 러시아군의 방어선이 무너지는 등 패색이 짙어지면서 러시아군이 전황 역전을 위해 전술 핵무기를 사용할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러시아가 핵사용을 강행할 경우 미국과 서방 국가들이 그동안 자제해 왔던 직접적인 군사 개입에 나서면서 전 세계는 미증유의 소용돌이에 휩싸일 수밖에 없다.


러시아의 핵무기 사용과 이에 따른 핵위협 전략이 성공할 경우 향후 적대적인 핵보유국들이 해당 전략을 답습하는 선례를 남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러시아의 핵무기 사용이 용인될 경우 중국과 북한, 이란 등과 인접한 미국 동맹국들의 핵무장 요구도 높아지면서 전 세계의 군사적 긴장감이 한층 고조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1962년 쿠바 미사일 위기 이후 60년 만에 최대 군사 충돌 위기에 직면해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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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그동안 우크라이나 전선 상황을 긍정적으로 보도하던 러시아 국영매체들도 러시아군의 패전 소식을 보도하며 비판적 기사가 나오고 있다.


러시아 국영 로시야-1 TV가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 리만에서의 패전소식을 전한 데 이어 친정부 성향 일간지인 콤소몰스카야프라우다는 "사기가 꺾인 병사들이 겨우 리만을 탈출했으며, 다른 부대들과 통신도 제대로 되지 않았다"고 러시아군의 졸전을 비판했다.


러시아의 합병선언에도 불구하고 우크라이나군은 하르키우, 리만에 이어 남부 요충지 헤르손 지역을 속속 탈환하고 있다. 이날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해병 제35여단이 헤르손주 다비디우브리드의 통신탑에 우크라이나 국기를 게양하는 모습의 동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패색 짙어진 러, 전술핵무기 사용 우려

지난 2일(현지시간) 친러시아 텔레그램 채널인 리바리(Rybar)가 공개한 러시아군의 핵무기 수송 추정 화물열차의 모습. 붉은선으로 표시한 장비들은 러시아군 내 핵무기 주관부서인 러시아국방부 비밀 12직할부대에서 관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지출처= 리바리(Rybar) 텔레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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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전선의 방어선이 무너진 러시아군이 빠르게 밀려나기 시작하면서 우크라이나군의 진격을 저지하기 위해 전술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전날 더타임스와 데일리메일 등 영국 매체들은 러시아의 전술핵무기가 우크라이나 전선으로 이동하고 있는 정황이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이들 매체에 따르면 친러시아 성향 텔레그램 채널인 리바리(Rybar)는 러시아군 내 핵무기 주관부서인 러시아국방부 비밀 12직할부대 소속의 장비를 실은 화물열차가 중앙러시아를 통과해 우크라이나로 향하는 동영상을 공개했다.


이와 별개로 러시아가 북극해 일대에서 핵실험을 벌여 미국과 서방에 핵위협을 가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왔다. 이탈리아 라레푸블리카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고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나토에서 회원국들에 러시아의 벨고로드 핵잠수함이 북극권 기지를 떠났다고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핵잠수함은 ‘포세이돈’이란 이름의 핵어뢰를 적재할 수 있으며, 이 어뢰는 핵 쓰나미를 유발해 해안도시를 파괴할 수 있는 전략무기로 알려졌다.


러시아 해군잠수함 K-329 벨고로드 [이미지출처= 러시아 방송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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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러시아 정부는 전술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일단 부인하고 나섰다. 카린 장 피에르 미국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언론브리핑에서 "러시아의 즉각적인 핵무기 사용 징후는 아직 나타나지 않았으며 우리가 기존 핵태세를 조정해야 할 이유도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도 "서방 언론과 정치인들, 국가 지도자들은 현재 핵과 관련된 허언을 하는 기술을 연습하고 있는 것 같다"며 "우리는 서방의 그런 연습에 관심을 주고 싶지도 않다"고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부인했다.


그러나 미국 정부 내에서는 러시아의 핵위협과 관련해 예상 가능한 시나리오별로 대응책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CNN은 미 정부 고위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러시아가 전선지역에서 전술핵무기를 사용할 가능성과 자포리자 원전을 폭격할 가능성, 그리고 우크라이나 대도시 지역에서 전자장비를 무력화시킬 전자기펄스폭탄(EMP) 공격을 감행할 가능성 등이 제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나토 국가에 방사능 피해 시 美 직접개입 가능성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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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술핵무기는 아무리 위력이 약해도 1개 이상 도시를 초토화시킬 수 있는 무기로 대량의 방사능이 광범위한 지역에 피해를 끼칠 수 있다. 방사능 피해가 우크라이나와 인접한 유럽의 나토 동맹국들까지 퍼지면 미국과 나토의 직접적인 군사개입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영국 BBC에 따르면 전술핵무기는 1~100kt 사이의 위력을 갖고 있는 소형 핵탄두로 최대 1000kt 이상의 위력을 지닌 전략핵무기보다는 살상력이 제한적이지만 매우 강력한 파괴력을 지닌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이 1945년 2차대전 당시 히로시마에 투하했던 원자폭탄의 위력은 15kt 수준으로 평가된다. 미국 과학자연맹(FAS)이 추산한 러시아의 전술핵무기 보유 수는 2000기 정도로 추산된다.


특히 러시아군이 서방의 우크라이나 무기지원의 주요 통로인 우크라이나 서부 폴란드와의 국경지대에 전술핵무기를 사용할 경우, 폴란드와 인접한 동유럽 나토 회원국들도 큰 피해를 입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 경우 미국과 나토 회원국들은 공동방위를 보장하는 나토 조약 5조에 근거해 전쟁에 직접 참여하게 된다.


데이비드 퍼트레이어스 전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전날 A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러시아의 전술핵무기 사용 시 유출된 방사능이 나토 동맹국에 닿으면 사실상 나토에 대한 공격으로도 볼 수 있다"며 "만약 그런 상황이 발생한다면 미국은 우크라이나 전장 및 흑해 일대의 모든 러시아의 재래식 병력과 군함을 파괴하기 위한 나토의 집단적 행동을 이끌어내 대응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자칫 1962년 쿠바 미사일 위기 때보다 더 위험한 미국과 러시아 간 직접적인 군사충돌이 발생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영국 주간 이코노미스트는 "1962년 쿠바 미사일 위기 당시 소련의 지도자인 니키타 흐루쇼프 서기장은 그의 독단을 견제할 집단 지도부가 있었지만,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측근 중 누구도 그를 제지할 만한 힘이 없다"고 지적했다.

◇핵보유국 전략 모방 …北·이란 움직임도 경계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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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전술핵무기를 이용한 핵위협을 통해 미국과 서방과의 협상에서 우위를 점할 경우, 다른 핵보유국들이 러시아의 전략을 모방하는 선례를 남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전술핵무기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나 중거리탄도미사일(IRBM)과 달리 냉전 종식 이후에도 군비통제 대상에서 빠지면서 제대로 된 관리가 이뤄지지 않았다.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중심이 돼 20년 이상 전술핵무기 추적에 나섰지만, 정확한 수량파악조차 되지 않고 있다. 전술핵무기는 러시아와 중국, 북한을 중심으로 전 세계 각지로 확산돼있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직접 사용할 경우 통제가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NYT는 "전술핵무기는 군비통제의 대상이 아니라 수량이 정확히 파악되지 않고 관리도 거의 불가능한 상태"라며 "북한, 이란뿐만 아니라 알카에다나 탈레반 등 테러조직들이 전술핵무기 사용과 기술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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