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정 "전주환, 계획살인하고 미친 짓 했다? 진정성 없다"
"가장 안전한 피해자 보호는 가해자 감시, 처벌, 구속하는 것"
스토킹 범죄에 반의사불벌죄 폐지 주장도
[아시아경제 박현주 기자]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신당역 스토킹 살인 사건 피의자 전주환(31)의 범행동기가 '원망'이라고 밝힌 경찰 발표에 대해 "경찰이 어떻게 원망과 앙심도 구분 못하나"라며 "굉장히 유감"이라고 비판했다.
이 교수는 21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살해 의지를 가지고 냉철한 판단으로 앙심을 품고 사람을 죽인 것"이라며 이같이 비판했다. 그는 "피해자는 전주환을 카메라 등 (불법) 촬영죄로 신고하고 그 이후에는 스토킹으로 신고했다"며 "전주환은 지난 2018년부터 이 사건이 일어난 2022년 그 사이에 있었던 모든 것을 앙심을 가지고 대응했는데 그걸 갑자기 재판과 연관된 원망만으로 축소해서 범행동기라고 주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이어 "경찰 수사 과정 중에 수사관이 '원망 때문에 죽였느냐' 이렇게 물어봤고 피의자가 시인해서 범행 동기가 '원망 때문에 죽였다' 이렇게 발표한 것 같다"면서 피의자가 얘기를 해도 (경찰은) 언론에 그런 식으로 브리핑을 하면 안 된다. 결국에는 원망의 대상이 돼버리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피의자의 자기방어적 진술을 그냥 그대로 언론에 브리핑하는 현재의 경찰 브리핑 방식이 올바른가"라며 "단어 하나로 뉘앙스가 완전히 달라지는데 스토킹을 구애 행위의 연장선으로 보는 잘못된 관념을 더 촉진하는 식이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들어서 오늘 발표를 보며 안타까웠다"고 설명했다.
이날 전주환은 검찰에 송치되기 전 취재진 앞에서 "죄송하다. 제가 진짜 미친 짓을 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 교수는 "속 빈 강정 같은 느낌"이라며 "피해자한테 죄송해야 하는 상황인데 '내 입장에서 이 사건 자체가 유감'이라고 이야기하는 느낌이라 진정성이 없어 보였다"고 평했다. 또 "굉장히 치밀하고 이성적인 판단에 의한 계획 살인인데 그래놓고 이제 와서 '미친 짓 했다'고 말하는 건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또 "(피해)여성을 자신을 이 지경에 빠뜨린 무슨 문제 시작 지점 정도로 보는 것 같다"며 "자기가 한 짓에 대한 통찰이 전혀 없는 것"이라고 짚기도 했다. 이어 "본인이 불법 행위를 하고 스토킹을 하고 사람을 위협을 하고 죽이겠다고 하고 그런 행위들을 하며 결국에는 이 지경까지 왔는데 결국은 피해자 탓이다 이런 얘기로 들려서 굉장히 부적절하다"고 했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100조 날리게 생겼는데…"삼성 파업은 역대급 특수...
이 교수는 '피해자가 여성가족부의 보호 및 지원을 받았다면 결과가 달라졌을 것'이라는 김현숙 여가부 장관의 발언에 대해선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피해자를 철저히 보호하지 못해서 사망한 게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스마트워치를 암만 누르면 뭐하냐. 피해자도 여자 화장실에서 비상벨까지 누르고 마지막 순간에 정말 처참하게 저항했지만, 경찰이 현장에 갈 때까지는 5분 이상 걸리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장 안전한 피해자 보호는 가해자를 감시하고 처벌하고 구속하는 것"이라며 "여가부에만 맡겨놔서는 또 어리석은 희생이 나올 수도 있고, 결국은 법무부와 법원이 움직여야 한다"며 반의사 불벌죄 폐지를 주장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