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 위한 타워크레인 검사, 잦은 주기로 오히려 안전 '발목'[中企규제현장⑩]
[기획]中企 규제 현장을 가다
타워크레인 검사 횟수 과도…사고 대부분 설치·해체에 기인
잦은 검사가 오히려 건설현장 안전 위협
민간 업체가 만든 '반입전 검사' 강제 문제
[아시아경제 김철현 기자] "검사 일정에 따라 타워크레인 공정을 맞추려다 보니 오히려 더 위험합니다." 타워크레인을 다루는 현장의 목소리다. 업계는 잦은 검사 때문에 타워크레인 설치와 해체도 급하게 이뤄져 사고가 날 가능성이 더 커진다고 설명한다. 게다가 검사업체들은 법정 정기검사 외에 큰 비용이 드는 ‘반입전 검사’도 공공연하게 요구한다. 고비용의 검사를 신청하지 않으면 정기검사 시일을 끌면서 사실상 거부한다. 안전을 위해 받아야 할 검사가 오히려 안전을 위협하는 아이러니, 지금 타워크레인 업계가 맞닥뜨리고 있는 현실이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타워크레인은 6개월마다 정기검사를 받는다. 이동·설치시에도 검사가 실시된다. 생애주기별 검사 등을 더하면 횟수가 과도하게 책정된 상황이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타워크레인 검사가 지속적으로 신설되면서 정기검사는 적체 현상이 발생했다. 과거엔 검사에 15일이 걸렸다. 검사업체가 1개에서 11개로 늘었지만 오히려 검사 기간은 2개월까지 늘어났다. 이는 안전사고 발생 가능성과도 직결될 수 있다. 검사를 위한 설치·해체 작업이 무리하게 실시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상길 한국타워크레인임대업협동조합 이사장은 "1991년부터 타워크레인 사고에 대한 정밀 분석을 해보니 설·해체에 기인한 사고가 가장 많았다"고 설명했다.
더 큰 문제는 ‘반입전 검사’다. 국토교통부 지정 위탁 검사업체에서 임의로 신설한 검사다. 업계에 따르면 반입전 검사를 신청하지 않고 법정 정기검사만 신청하면 검사업체가 응하지 않는다. 한 이사장은 "반입전 검사를 하면 검사를 나오고 안 하면 나오지 않는다"고 했다. 반입전 검사를 강제하는 검사업체들로 인해 정기검사는 한 두 달씩 지연되기도 한다. 타워크레인 업계는 이와 관련해 검사업체를 고발까지 한 상태다. 한 이사장은 "검사가 지연되면 타워크레인 업체의 재산상의 피해는 물론 건설 현장도 피해를 본다"며 "타워크레인 한 대당 약 150여명의 인력이 건설 현장서 일하게 되는데 타워크레인이 멈추면 현장의 혈액 순환도 멈추는 것"이라고 말했다.
반입전 검사를 한다고 해서 안전성을 높일 수 있는 것만도 아니다. 타워크레인을 해체하면 범용 장비의 경우 18t 화물 차량으로 14대 분량이 되는데 가동도 안 되는 상태에서 제대로 검사가 어렵다고 업계는 설명했다. 여기에 다시 설치하면 또 검사를 받아야 하고 6개월 후에도 다시 받아야 한다. 현실이 이렇지만, 안전을 명목으로 건설사들도 반입전 검사를 요구하면서 영세한 타워크레인 사업자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고비용의 검사를 감수하고 있는 상황이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100조 날리게 생겼는데…"삼성 파업은 역대급 특수...
타워크레인 업계는 정기검사 주기를 6개월에서 1년으로 변경해달라고 주장하고 있다. 현행대로라면 안전의 발목을 잡을 수 있고 2~3년마다 검사가 이뤄지는 타 건설기계와 형평성에도 문제가 있다는 입장이다. 타워크레인을 운영하는 영세사업자들의 부담도 가중돼 경영 애로가 심각한 상황이다. 또 검사업체가 정기검사 신청에 대해 거부하지 못하도록 하고 반입전 검사를 강제하는 관행도 개선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이사장은 "규제개혁 논의가 이뤄지면서 지금은 갑자기 법정검사 기일이 지켜지고 있다. 지금까지 할 수 있는 것을 안 했다는 얘기"라며 "관심이 멀어지면 다시 안 지켜질 수 있다. 민간 검사업체에 대한 한시적인 영업정지 등 제재는 솜방망이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