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원화절하 가능성→환차손 우려→매도' 악순환
"해외자원 개발 등 공급망 대책+세제·규제 개선" 주문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AD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문채석 기자] 한국이 5개월 연속 무역 적자 늪에 빠진 가운데 국내 상장사 주식 지분 4분의 1(26.2%)을 들고 있는 외국인 투자가의 투자심리에 무역 적자가 악영향을 미친다는 유의미한 통계가 나왔다. 무역 적자가 난 다음 달에 외국인이 국내 증권시장에서 순매도로 돌아설 확률이 28.3% 올라간다는 분석이다. 외국인 뭉칫돈이 빠져나가면 한국 경제의 펀더멘털(기초체력)은 그만큼 약해지게 된다.


21일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무역수지가 나빠지면 외화 유입이 줄어 원화가치가 낮아져 환율이 오른다고 주장했다. 한경연은 '그랜저 인과관계 검정(Granger causality test)'를 수행해 무역수지가 나빠지면 원화가치가 절화된다는 사실을 통계로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2019년 8월부터 지난달까지 3년간의 무역수지와 환율을 살펴보면 둘 사이에 유의미한 인과 관계가 작용한다고 했다. 지난해 8월 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1161.1원일 때 무역수지는 15억8000만달러(약 2조2017억원) 흑자였지만, 지난달엔 환율 1320.4원에 무역적자 94억9000만달러(약 13조2243억원)를 기록한 사실을 예로 들었다. 환율은 뛰었고 무역수지는 나빠졌다.

"무역적자나면 외국인 韓주식 팔 확률 28.3% 상승" 원본보기 아이콘


문제는 환율이 오르면(원화가치가 낮아지면) 환차손 우려 때문에 외국인이 한국 증시에서 빠져나갈 수 있다는 점이다. 지난달 무역수지가 적자일 경우 이달 외국인 국내주식 순매도 확률이 28.3% 상승한다는 결과를 도출했다고 한경연은 설명했다. 한경연은 2004년 1월부터 지난 7월까지의 월간 자료를 바탕으로 무역수지 적자가 외국인 투자심리(센티멘트)를 약해지게 만든다는 사실을 포착했다고 했다. 이 모형대로 이달 외국인 국내주식 순매도 확률을 뽑아보니 무려 75.6%로 측정됐다고 한경연은 덧붙였다.


한경연은 국제 원자재 가격이 폭등하면서 수입액이 늘고 세계 경기 침체 때문에 수출은 급감하는 게 무역수지 악화의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한국의 수출 증가율은 지난해 8월 34.7%에서 지난 8월 6.6%로 급감했다. 지난 8월 수출 증가율과 수입 증가율 간 격차는 21.6%포인트를 기록하며 지난해 8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수출 증가율은 6.6%였는데 수입 증가율은 28.2%나 됐기 때문이다.

"무역적자나면 외국인 韓주식 팔 확률 28.3% 상승" 원본보기 아이콘


무역 적자 폭을 줄이기 위해 국제원자재 가격변동 영향을 완화하고, 기업의 수출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긴요하다고 한경연은 진단했다.

AD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외국인 투자가가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력이 상당히 큰 만큼 무역수지를 관리하는 것은 실물경제뿐 아니라 국내 금융시장을 안정시키는 차원에서도 매우 중요한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추 실장은 "정부는 해외자원개발, 물류애로 해소 등 공급망 안정에 노력하는 한편 무역금융 확대, 연구개발(R&D) 세제지원 강화, 규제 개선, 신성장동력 확보 지원 등 수출경쟁력 제고를 위한 모든 정책 노력을 기울일 때"라고 강조했다.


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