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남긴 생활고...급증한 '무연고 사망' 복지 사각지대 드러냈다
코로나19 이후 극단적 선택·무연고 사망 증가
생활고·고립 체감도 늘어
'벼랑 끝' 내몰린 취약계층, 복지 사각지대 개선책 찾아야
투병과 생활고를 겪으면서도 복지서비스의 도움을 받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난 '수원 세모녀'의 발인이 지난달 26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수원중앙병원 장례식장에서 엄수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김정완 기자] 쓸쓸히 생을 마감하는 '무연고 사망자'가 증가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을 기점으로 경제적 타격과 사회적 고립감을 체감하는 이들이 늘어난 가운데 취약계층의 생활고가 심해진다는 우려가 나온다. 위기가구가 급증한 데 비해 복지 사각지대 등 관련 대책은 부실하다는 지적이 따른다.
20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무연고 사망자 수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무연고 사망자란 연고자를 파악할 수 없거나, 연고자가 시신 인수를 거부·기피하는 사망자를 의미한다. 복지부에 따르면 무연고 사망자는 △2017년 2008명 △2018년 2447명 △2019년 2656명 △2020년 3136명 △2021년 3603명, 2022년에는 상반기에만 2314명으로 매년 늘어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대유행이 확산된 지난 2020년부터 무연고 사망자는 더욱 증가하고 있다. 서울시 무연고 사망자 통계에 따르면 △2017년 513명 △2018년 566명 △2019년 531명 △2020년 670명 △2021년 814명 △2020년 상반기 569명이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 확산 이전인 2019년 대비 1.53배 급증했다.
코로나19 이전 대비 극단적 선택도 늘었다. 경찰청에 따르면 극단적 선택 신고 건수의 전년 대비 증가율은 지난 2019년 3.7%였지만 2020년 6.0%, 2021년에는 10%대(12.3%)를 돌파했다. 올해는 지난달 말까지 7만4367건의 극단적 선택 신고가 접수돼 연말까지 11만~12만건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된다.
사회적 거리두기 등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생활고와 고립감을 느끼는 이들이 증가한 탓이라는 해석이 따른다. 지난 7월 복지부가 발표한 '2015~2021년 심리부검 면담 분석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7년간 극단적 선택을 한 사람들의 사망 원인을 분석한 결과로 △가족 관계 60.4% △부채·수입 감소 등 경제 문제 59.8% △동료 관계·실직 등 직업 문제 59.2% 등이 꼽혔다. 또 코로나19로 인한 자살자 심리부검 결과 생전 스트레스 요인으로는 '경제적 문제'가 가장 크게 나타났으며, 이외로는 △직업적 문제 △가족관계 △대인관계 △부부관계 순으로 나타났다.
빈곤과 고립을 체감하는 이들이 증가한 가운데 상대적으로 경제적 타격이 큰 취약계층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정부 운영의 '위기가구 발굴 시스템'이 발굴한 지난해 복지 서비스 대상자는 133만9909명으로 지난 2019년 대비 두 배 이상 급증했다. 지난달에는 광주 보육원 출신 청년 2명의 연이은 극단적 선택, '수원 세 모녀' 비극 등 무연고 사망이 잇따르면서 취약계층의 생활고 문제가 여실히 드러나기도 했다.
위기가구가 급증한 데 비해 관련 대책은 부실한 탓이라는 지적이 따른다. 지난달 광주 광산구 한 대학교 인근에서 생을 마감한 보육원 출신 자립청년 A군(18)은 '어떻게 살지 막막하다' 등 짧은 글이 담긴 쪽지를 남겼다. A군은 극단적 선택 직전 보육원 지원금 상당금을 대학생활 비용으로 사용해 금전 고민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자립준비청년은 자립지원금과 5년간 35만원가량의 자립수당을 받을 수 있는데, 거주 문제를 해결하기 벅찬 수준으로 여겨진다. 이외에도 각종 지원 정책에 대한 안내 체계 미흡, 자립지원기관 인력 부족 등이 문제로 꼽힌다.
같은 달 숨진 채 발견된 경기 수원시의 세 모녀 역시 투병 생활과 상당한 채무 등으로 극심한 생활고를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장에서 발견된 유서에는 '지병과 빚 탓에 경제적으로 힘들었다'고 적혀 있었다. 이들은 '복지 사각지대 위기가구'로 선별되기도 했지만, 전입신고 등이 되지 않아 실제 정부의 사회복지 지원을 받지 못한 채 생을 마감했다.
당시 복지부는 '차세대 사회보장정보시스템 2차 개통' 서비스로 인해 위기가구 발굴 정보가 34종에서 39종으로 늘어나 사각지대 발굴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병왕 복지부 사회복지정책실장은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없는 약자들을 먼저 찾아가 지원할 수 있도록 실효성 있는 개선책을 조속히 검토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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