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대법 전원합의체 "즉흥·계속적 공방, 표현 명확성 한계 있어"
‘백현동·김문기 사건’ 檢 "국감장·인터뷰서 발언… 적극·지속적 성격"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8일 서울 용산역에서 추석 귀성객들에게 귀향 인사를 하고 있다./국회사진기자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8일 서울 용산역에서 추석 귀성객들에게 귀향 인사를 하고 있다./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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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허경준 기자] 2018년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 혐의로 기소됐지만, 대법원에서 2심 유죄 판결이 뒤집혀 경기지사직을 유지했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이번에 또 무죄 판결을 받을 수 있을까.


13일 법조계 안팎에서는 지난 대선 과정에서의 발언이 문제가 된 이번 사건의 경우 2018년 사건과 유사하면서도, 앞서 대법원이 무죄의 결정적 근거로 삼았던 발언 장소나 상황 등에 차이가 있어 법원이 다른 판단을 할 수 있다는 조심스런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 대표는 앞서 2018년 지방선거 과정에서 자신의 친형과 관련해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이 대표는 ‘형을 정신병원에 입원시키려 했느냐’는 상대 후보의 질문에 "그런 적 없다"고 답했다. 또 다른 TV토론회에서도 "정신병원에 형을 입원시키려 했다는 상대 후보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당시 검찰은 이 대표의 발언이 허위사실공표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법원의 판단은 엇갈렸다. 1심은 무죄를 선고했지만, 2심은 1심이 무죄로 판단한 허위사실공표 혐의를 파기하고 당선무효에 해당하는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이 대표의 손을 들어줬다.

이 대표의 사건은 대법원 전원합의체에 회부돼 대법관 12명 전원의 판단을 받았다. 당시 김선수 대법관은 과거 이 대표의 다른 재판에서 변호를 맡았던 적이 있어 재판에서 스스로 빠졌다.


다수의견(김명수·권순일·김재형·박정화·민유숙·노정희·김상환 대법관)은 "토론회는 미리 준비한 자료에 의해 일방적으로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는 연설 등의 경우와 달리 후보자 사이에서 질문과 답변, 주장과 반론에 의한 공방이 제한된 시간 내에서 즉흥적·계속적으로 이뤄지게 되므로 그 표현의 명확성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라고 봤다.


그러면서 "후보자 토론회에 참여해 질문·답변을 하거나 주장·반론을 하는 것은, 토론회의 주제나 맥락과 관련 없이 일방적으로 허위사실을 드러내 알리려는 의도에서 적극적으로 허위사실을 표명한 것이라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허위사실공표죄로 처벌할 수 없다"라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후보들이 당선을 위해 치열한 공방을 벌이는 토론회라는 자리에서 다소 불명확한 표현을 했더라도, 허위사실공표죄로 처벌할 수 없다는 판례를 만든 것이다.


이 대표와 이미 한 차례 접전을 치렀던 검찰은 이 같은 대법원의 판단을 가이드라인 삼았다. 검찰은 이 대표가 지난해 10월 경기도 국정감사 자리에서 백현동 개발과 관련해 "(국토교통부가) 만약 안 해 주면 직무유기 이런 것을 문제 삼겠다고 협박해서…."라고 발언한 것과 20대 대선 후보였던 지난해 12월 SBS에 출연해 고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과 관련해 "제가 시장 재직 때는 몰랐고요, 이분을 알게 된 것은 제가 도지사가 된 다음이다"라고 언급한 것은 대법원의 판례에 비춰 ‘제한된 시간 내에 소극적·즉흥적으로 이뤄진 것이 아니라, 적극적·지속적인 성격이었다’고 결론 내렸다.


이 대표가 발언한 장소가 치열한 공방을 벌이는 토론회도 아니었고, 통상 사전에 질문 내용을 조율하는 방송 인터뷰에서 백현동과 김 전 처장에 대해 발언한 것은 분명한 허위사실공표에 해당한다고 본 것이다.


검찰은 김 전 처장의 휴대전화와 노트북,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의 진술, 유가족이 공개한 사진, 육성 녹음 자료, 관련자 등의 증언을 토대로 이 대표가 대장동 사업을 추진한 성남시장 재직 당시뿐 아니라 변호사 시절부터 김 전 처장을 알고 있었던 정황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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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현동 개발에 대해서도 당시 공문, 담당 공무원 등 관련자 조사 결과 당시 성남시가 국토부로부터 4단계 종상향 용도변경 요청을 받은 사실 자체가 없으며, 성남시의 자체 판단이었다고 봤다.


허경준 기자 kjun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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