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약계층 안전망부터 연금개혁까지" … 넉달 공백 복지부장관, 이번엔 임명될까
기재부 출신 '예산통' 조규홍 복지 1차관 후보자 발탁
업무 연속성 확보, 건보·연금개혁 이끌 적임자 평가
[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100일 넘게 공석이었던 보건복지부 장관에 조규홍(55·사진) 현 복지부 제1차관이 지명됐다. 전임 권덕철 장관이 지난 5월25일 퇴임한 지 105일 만에, 두 번째 후보였던 김승희 전 후보자가 7월4일 낙마한 지 65일 만이다.
그동안 복지부 장관 후보자로 의료인 출신 보건 전문가, 정치인 출신 등 여러 인사가 하마평에 올랐지만, 후보자 두 명이 연달아 낙마하는 초유의 사태가 있었던 만큼 이번 후보 인선 과정에선 그 어느 때보다 철저한 검증을 거친 것으로 알려졌다. 조 후보자는 차관직을 계속 수행하면서 동시에 국회 인사청문회를 준비하기 위해 8일 오전 10시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에 위치한 국민연금공단 후보자 사무실로 처음 출근한다.
대통령실이 '연금·건보개혁 적임자'로 판단
조 후보자는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행정학 석사, 미국 콜로라도대에서 경제학 석·박사 학위를 받고, 행정고시 32회로 공직에 입문했다. 1995년 재정경제원 예산실에서 근무한 것을 시작으로 기획예산처 정책홍보관리실 법령분석과장, 기재부 예산실 예산제도과장, 예산총괄과장 등을 거쳐 2014년 경제예산심의관과 재정관리관(차관보)을 지냈다.
2006년에는 복지분야 재정투자 확대를 핵심으로 하는 국내 최초 장기 국가비전인 '비전 2030' 입안을 총괄했다. 이명박 대통령 시절인 2010~2011년 대통령 기획관리실에서 행정관과 선임행정관으로 일했고, 2013년에도 대통령 기획비서관실에서 선임행정관으로 있었다.
2018년 10월부터 작년 10월까지 유럽부흥개발은행(EBRD) 이사로 근무한 뒤에는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예산조정분과위원장,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경제1분과 전문위원을 맡아 경제 분야 공약을 만드는 데 기여했다. 지난 5월 윤석열 정부 출범과 함께 복지부 제1차관으로 임명, 복지 및 인구 정책을 총괄하면서 공석인 장관 직무대행을 맡아왔는데, 다시 4개월여 만에 장관 후보자 자리에 올랐다.
대통령실은 조 후보자에 대해 "2006년 복지분야 재정투자 확대를 핵심으로 하는 우리나라 최초의 장기 국가비전인 '비전 2030' 입안을 총괄했다"며 "상생의 연금개혁 추진 등을 통한 지속가능한 사회보장제도 확립, 사회복지 및 보건의료 분야 재정지출 효율화, 건강보험제도 개편 및 필수·공공의료 강화 등 핵심 국정과제 실현을 이끌어 줄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코로나 대응·복지 사각지대 해소 등 현안 산적
그동안 기획재정 부처 출신이 복지부 차관으로 발탁된 적은 여러 번 있었지만, 장관이 된 사례는 드물었다. 기재부 관료 출신으로 2011~2013년 복지부 장관을 지낸 임채민 전 장관을 비롯해 산업자원부, 지식경제부 등 경제 관련 부처를 거쳐 2008~2009년 복지수장을 역임한 변재진 전 장관 등이 있다. 복지부 차관에서 곧바로 장관이 된 경우도 2006년 2월부터 15개월 동안 차관을 지낸 뒤 장관이 된 변 전 장관이 유일하다.
복지부 내부에서는 조 후보자가 지난 4개월 간 차관직을 수행하며 복지 분야 업무를 빠르게 익혀온 만큼 당장 장관직 수행에 무리가 없을 것이라는 평이 나온다.
조 후보자는 지난 7월 새 정부 들어 첫 중앙생활보장위원회를 주재하고 2023년 기준중위소득을 올해 대비 5.47% 인상했다. 최근엔 생활고를 겪다 사망한 '수원 세 모녀 사건'과 '보육원 출신 청년 사건' 이후 복지 사각지대 개선 전담팀(TF)을 구성하며 대책 마련에 나서는 등 복지 분야에서 힘써 왔다. 앞서 지난달 19일 대통령 업무보고를 위해 윤 대통령을 대면한 자리에서 "잘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조 후보자가 인사청문회를 통과하고 장관에 임명되면 국민연금과 건강보험 재정 개혁 논의 등은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조 후보자 역시 지명 직후 밝힌 소감에서 "취약 계층을 위한 촘촘하고 두터운 복지 안전망을 만들고 코로나 대응에도 힘쓰겠다"며 "미래를 대비할 수 있는 국민연금 개혁 등도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예산 전문가로서 복지 사각지대 해소 문제에 어떻게 접근할지, 최근 감소세로 돌아섰지만 새로운 재유행이 올 수 있는 코로나19 대응에선 충분한 역할을 할 수 있을지 등 산적한 현안에 대해서는 다소 우려 섞인 시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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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조 후보자는 "꼭 필요하지만 공급이 부족한 필수의료를 확대하고 의료취약지의 지원과 코로나19 대응에도 힘써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소중하게 지키겠다"며 "그동안 복지부 업무를 수행하며 쌓은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국회는 물론, 관련 전문가, 현장의 목소리를 항상 경청하고 적극적으로 소통하면서 정책을 검토하고 준비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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