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전재테크]강제저축에 각종 포인트 사냥…전략적 '짠테크'
高금리·高물가 시대 '푼돈이라도 모으자'
불입금액 1000원 수준 장벽 낮고 성취감도 주는 '강제저축'
폐지 값이라도 줍자 현금처럼 사용 가능한 포인트 적립도 인기
[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이민우 기자] 수도권 거주 직장인 이종화(35·가명)씨는 최근 생전 처음으로 온라인으로 구매한 물건에 '구매평'을 올렸다. 사진을 첨부한 구매후기를 올릴 경우 수 백원의 포인트를 지급한단 이유에서다. 이외에도 이 씨는 최근 이벤트 웹페이지를 방문할 때 마다 건 당 10~15원 가량의 포인트를 지급받는 이른바 '폐지줍기'는 물론, 각종 금융사·핀테크사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한 '앱테크'에도 적극적이다. 이씨는 "푼돈을 모아 필요한 물건을 구입하는 등 쏠쏠한 재미도 있지만, 소소한 생활비를 줄여보잔 차원"이라고 말했다.
고(高) 물가·고금리 시대가 도래하면서 '짠테크'에 도전하는 금융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주식·부동산·가상자산 등 자산시장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데다, 치솟는 물가로 주머니 사정이 팍팍해진 데 따른 영향이다. 온라인 상에선 잔돈 강제저축은 물론, 적게는 10원 안팎에 불과한 이른바 온라인 폐지줍기 등으로 생활비를 절감할 수 있는 비법들이 빠르게 공유되고 있다.
◆강제저축 = 최근 금융소비자들을 끌어모으고 있는 짠테크 상품으론 '강제저축'이 꼽힌다. 정해진 기간 동안 빠짐없이 저축하면 우대 금리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카카오뱅크 카카오뱅크 close 증권정보 323410 KOSPI 현재가 22,450 전일대비 1,150 등락률 -4.87% 거래량 975,340 전일가 23,600 2026.05.15 15:30 기준 관련기사 성장 주춤 카카오뱅크, 대출 外 무기 필요[클릭 e종목] 증시 심하게 출렁여도 '내 돈' 지키는 업종이 있다 [주末머니] 금감원, 카카오·토스·케이뱅크 소집…"IT 안정성 강화" 주문 의 26주적금, 토스뱅크의 키워봐요 적금, 우리은행의 200일 적금 등이 대표적이다. 위험자산을 통한 '한방 역전'을 추종하는 시대가 금리 인상으로 막을 내리면서 '티클모아 태산' 식의 전통 재테크 방법에 투심이 쏠리는 모양새다.
짠테크 초보자들이 이 같은 상품에 눈독을 들이는 배경은 진입장벽이 낮기 때문이다. 가입 기한이 6개월 수준으로 짧고 최저 가입금액도 월 1000원 수준으로 낮다. 소위 '푼돈'을 모으기만해도 되는 셈이다. 여기에 가입자의 성취감을 자극하는 장치도 탑재됐다. 기한 내 꾸준히 납입하면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유인책을 담았다. '작심삼일'을 방지하고 목돈을 모으는 보람을 느끼며 참여를 이끌어냈다는 평가다.
또한 기존의 단순 적금 상품과는 달리 재미 요소와도 결합했다. 토스뱅크의 키워봐요 적금은 일종의 애완동물 육성 게임과 같은 형태로 설계됐다. 가입 시 지급된 동물의 알이 이튿날 부화하면서 적금 만기 기간까지 10단계를 거쳐 자라는 식이다. 동물의 성장을 눈으로 확인하면서 목돈이 늘어나는 재미를 느끼는 식이다. 이 상품은 6개월 만기시 최고 3% 금리를 제공한다. 납입한도는 월 최대 100만원이며 매주 1000~20만원까지 납입할 수 있다.
카카오뱅크의 26주 적금 역시 납입 때마다 캐릭터 도장을 찍는 시각적 장치를 마련했다. 중도 포기를 막고 돈이 모이는 재미를 느끼도록 한다는 취지에서다. 1000원, 2000원, 3000원, 5000원, 1만원 중에서 첫 주 납입액을 선택하면 매주 그 금액만큼 더해진 금액이 자동으로 저툭되는 상품이다. 26주 동안 자동이체에 성공하면 우대금리 0.5%P를 제공, 최대 연 3.50% 이자를 받을 수 있다.
여기에 유통, 인테리어 기업과 제휴한 할인 쿠폰까지 제공한다. 이마트를 시작으로 마켓컬리, 해피포인트, 카카오페이지 등과 함께 제휴를 맺은 바 있다. 최근에는 인테리어 플랫폼 '오늘의집'과 손잡고 카카오뱅크 '26주적금with 오늘의집'을 출시했다. 26주 연속으로 자동이체 납입에 성공하면 총 7회에 걸쳐 3만4000원 상당의 할인 쿠폰을 받을 수 있다. 연속 납입 성공 주차가 늘어날 수록 할인 쿠폰이 늘어나면서 저축 성취감을 자극한다. 이 쿠폰은 오늘의집 플랫폼에서 가구나 가전, 생활용품 등을 구매할 때 사용할 수 있다.
이외 우리은행의 200일 적금도 특정 금액을 매일 자동적립하거나, 지정 계좌의 일정 단위 미만 잔돈을 자동으로 입금하는 방식을 택할 수 있도록 하는 등 꾸준히 저축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 같은 강제저축 상품은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한정판 형태로 출시한 카카오뱅크 26주 적금의 신규 개설 계좌수는 2018년(6~12월) 118만개에서 지난해 367만개로 세 배 가까이 늘어났다. 올해에도 지난 7월말 기준 212만개에 달한다. 올해 6월 토스뱅크 키워봐요 적금도 신규 개설 계좌가 7월말 기준 39만개를 넘어섰다. 우리은행 200일 적금도 첫 출시한 2020년 14만472개(9~12월), 2021년 21만8540개 등 증가세다. 올해 들어서는 지난 8월30일까지 11만1503좌가 팔렸다.
◆'티끌 모아 태산' 금융앱테크도 주목 = 물가상승으로 소비자들의 주머니 사정이 악화되면서 최근 온라인상에선 '디지털 폐지줍기'도 활발하다. 특정한 웹페이지에 방문하거나 이벤트에 참여, 적게는 십원 단위에서 많게는 천 원, 만 원 단위까지 포인트를 받는 방식이다. 최근엔 소비 자체가 온라인·플랫폼화 돼 있는 만큼 포인트도 현금에 준하는 성격을 갖고 있고 참여 방식도 간편해 세간의 호응을 얻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네이버파이낸셜이 제공하는 '네이버페이 포인트'다. 특정 금융상품의 웹페이지에 접속하는 것 만으로도 10~15원의 포인트가 적립되는 까닭이다. 주요 온라인 커뮤니티 상에는 이같은 이벤트 웹페이지를 정리한 '네이버 폐지줍기' 등이 수시로 업데이트 된다. 이런 이벤트성 포인트는 현금 전환은 어렵지만, 네이버 플랫폼 안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될 수 있다.
한 발 더 나아가 네이버 플러스 멤버십 서비스(월 4900원)에 가입할 경우 결제금액 1~20만원 구간에선 4%, 20만원 초과 구간에선 1%의 추가적립도 가능하다. 일례로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에서 10만원 상당의 물품을 구매할 경우, 기본적립률 1%에 네이버 플러스 멤버십 혜택 4%를 포함해 5%에 해당하는 5000포인트를 제공한다. 산술적으로 월 이용금액이 12만2500원을 넘으면 '본전'을 찾을 수 있다.
이같은 앱테크는 다른 간편결제 플랫폼에서도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토스의 경우 ▲이번 주 미션 ▲만보기 ▲버튼누르기 ▲행운퀴즈 등을 통해 토스 페이머니를 적립해 주며, 010페이는 우리카드와 손잡고 내놓은 010페이 체크카드를 통해 전월 실적·조건 없이 어디서든 결제 할 때마다 최대 10%를 랜덤으로 적립해주는 '행운상자' 이벤트를 실시한다. 이 체크카드는 올 내내 국내 체크카드 중 인기도 1위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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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이나 카드사들도 이같은 앱테크에 적극적이다. 회사로선 고객들을 록인(Lock-in) 하는 효과, 소비자로선 폐지줍기 처럼 소액이라도 포인트 및 현금성 포인트를 확보할 수 있단 강점이 있다. KB국민은행의 경우 KB스타뱅킹앱 내 'KB매일걷기' 기능을 통해 매주 최대 600포인트리를 제공하며, 하나금융그룹은 그룹 생활금융플랫폼 '하나머니'를 통해 행운상자, 머니사다리 등의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신한카드 역시 '신한플레이' 앱에서 출석체크를 할 때마다 3~7 포인트를, 출석일수 10, 30, 50일 달성시 포인트를 랜덤지급(최대 1만 포인트) 하는 이벤트를 실시하고 있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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