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한 모금] 시끄러울수록 풍요로워진다
그 자체로 책 전체 내용을 함축하는 문장이 있는가 하면, 단숨에 독자의 마음에 가닿아 책과의 접점을 만드는 문장이 있습니다. 책에서 그런 유의미한 문장을 발췌해 소개합니다. - 편집자주
“소란이 벌어진 자리마다 새로운 풍요가 싹튼다”는 모토로, 노인부터 아이까지 모두가 주체가 된 생명력 넘치는 사회를 만드는 방법 네 가지를 소개한다.
잔칫집에 온 듯 활기 넘치는 할머니들이 우리를 맞이했다. “봉쥬르 마드무아젤아가씨~!” 발랄한 목소리로 날 반기시는 할머니에게 “저 내일모레 오십이에요”라고 속삭이니, 바로 말을 바꾸신다. “봉쥬르 늙은 아줌마~”. 우린 얼굴을 마주보며 까르르 웃음을 터트렸다. 농담의 엔돌핀이 충만한 공간, 일하는 사람들이 다들 신났음을 알려주는 신호다. 자발적 의사로 이곳에 와 새 생명을 불어넣으며 자신들 또한 여기서 활력과 기쁨을 얻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중략) 입을 다물지 못하고 매장을 구석구석 탐험하던 중 안쪽에는 다른 일들이 벌어지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커튼으로 분리된 매장 안쪽에는 가전제품 아틀리에가 자리하고 있었다. 평생 기계를 만져오다 은퇴한 할아버지들은 이곳에 들어온 하자 있는 가전 제품들을 고쳐 새로운 생명을 줄 뿐 아니라, 고장 난 가전제품을 각자 고쳐 쓸 수 있도록 가르치는 ‘가전 재생 워크숍’을 운영하고 있었다. 물고기를 싸게 팔 뿐 아니라 낚시질도 가르쳐주는 살뜰한 풍경. 진정한 반자본주의 재생 프로그램의 끝판왕이 이 공간에서 펼쳐지고 있었다. 32~34쪽
작은 서점은 동네 사람들이 마주하고 대화를 나누는 사랑방이 되기도 하고, 화제의 저자와 만나 대화하는 지식의 토론장이 되기도 한다. 그렇게 서점은 마을 사람들이 온 마음으로 품는, 공동체의 공유 공간이 되어간다. 지자체에서도 이를 모를 리 없다. 서점은 온전히 사적인 상업공간이지만, 그 사회적 기능을 고려한다면, 공적인 기능을 도서관과 분담한다고 할 수 있다. 지자체들도 시민들이 정서적 오아시스를 잃는 것을 원하지 않으므로, 직간접적으로 서점들이 지자체 안에 유지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법을 찾는다. 한 좋은 예로, 파리 시장 안 이달고의 사례를 들 수 있다. 2020년 11월, 정부가 두 번째로 이동통제령을 내리면서 서점을 필수품을 파는 상업시설에서 제외하자, 그녀는 이에 반기를 들며 한 작가와 함께 대통령을 향한 공개편지를 썼다. 그리고 서점이 이동통제령 기간 중에도 문을 열게 해야 함을 역설했다. 이달고의 의지는 전국의 모든 서점들의 지지와 시민들의 큰 반향을 얻으며, 당초 발표를 뒤집고 서점을 열도록 만들었다. 42~4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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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끄러울수록 풍요로워진다 | 목수정 지음 | 한겨레출판사 | 312쪽 | 1만7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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