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 "복권 후 적극적인 현장 경영? 직원 소통? ‘뉴삼성’을 만들려면 부족합니다. 가전·휴대폰·반도체의 맥을 이을 결정적 인 사업 한 방이 없어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복권 후 사업장 및 계열사 점검, 임직원 소통 강화 등을 병행하며 ‘뉴삼성’ 구축에 시동을 걸고 있다. 하지만 산업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뉴삼성’이란 수식어를 붙일만한 획기적인 신 사업 카드를 꺼내 들 수 있을까에 물음표를 던진다. 삼성전자는 가전·휴대폰·반도체 등 고(故) 이병철 선대회장과 이건희 회장의 시대를 앞서간 사업들로 인해 세계 일류기업으로 도약했다. 이 부회장이 그 맥을 이을 수 있는 새로운 사업을 발굴해 성장시키기엔 예전과 확연히 다른 환경과 걸림돌이 많다는 우려의 시각이 가득하다.

‘삼성전자는 무슨 회사인가’를 보면 왜 사람들이 이 회사의 미래를 걱정하고 있는 지 이유가 보인다. 반기보고서에 기재돼 있는 삼성전자의 주요 사업은 TV, 냉장고, 에어컨 등 가전과 스마트폰이 속한 DX부문과 D램, 낸드플래시 등 반도체가 속한 DS부문, 스마트폰용 OLED 패널을 만드는 SDC 등이다. 최첨단 기술로 업계에서 가장 뛰어난 제품들을 쏟아내고 있어도 모두 선대 회장이 일군 가전·휴대폰·반도체 카테고리 안에 갇혀 있다는 한계가 드러난다. 특히 반도체는 전체 영업이익의 70% 이상을 담당한다. ‘반도체 신화’를 쓴 고 이건희 회장이 만들어 놓은 시원한 나무 그늘 속에서 JY가 이끄는 삼성이 뜨거운 여름을 견뎌내고 있는 셈이다.


삼성은 지난 5월 향후 5년 간 반도체·바이오·신성장 IT 분야에 450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반도체는 현재 잘하고 있는 메모리 반도체 뿐 아니라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를 포함한 시스템반도체 전 영역으로 영역을 확대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또 인공지능(AI), 차세대 통신 등 4차 산업혁명 핵심기술 주도권을 갖고 바이오를 키워 제2의 반도체 신화를 구현한다는 목표도 담았다.

이 부회장이 향후 삼성을 책임질 먹거리를 발굴하고 성장시켜 ‘뉴삼성’의 토대를 만들 수 있을까에 대한 걱정의 또 다른 배경은 컨트롤타워 부재다. 삼성은 2017년 그룹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온 미래전략실이 해체된 후 새로운 전략을 책임지고 수행할 수 있는 마땅한 조직이 없다. 지주사가 있거나 지주사 역할을 하는 계열사가 존재하는 경우 그룹의 방향성에 맞게 인수합병(M&A)을 비롯한 투자를 추진력 있게 진행 할 수 있다. 삼성의 경우 덩치가 큰 데 반해 지주사가 존재하지도 않을 뿐더러 과거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왔던 미전실도 해체돼 역할에 공백이 생긴 상태다. 사업지원(삼성전자), 금융경쟁력 제고(삼성생명), 설계·조달·시공(EPC) 경쟁력 강화(삼성생명) 등 사업부문별로 쪼개진 전담조직(TF)만 존재할 뿐 그룹 내 역량을 모아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통합된 구심체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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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이 지금의 한계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복권 후 본격 경영 참여가 가능해진 이 부회장이 생존 먹거리를 발굴·성장시키고, 신 사업에 적극적인 투자 결정으로 추진력을 실어줄 수 있는 컨트롤타워 부활이 절실하다. 이 부회장은 ‘뉴삼성’이 어떤 모습이 돼야 할 것인가에 대해 끊임없이 연구하고 의견을 모아야 한다. 지금의 현장 경영, 직원 소통은 ‘뉴삼성’의 밑그림일 뿐이다. 삼성의 과거와 현재를 있게 한 가전·휴대폰·반도체 외에 미래 삼성을 대표할 수 있는 사업은 무엇이 될 수 있을까. 이 부회장이 해답을 찾았기를 바란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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