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부신 과학기술 발전, 후퇴하면 따라잡을 수 없다[과학을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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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달만 뉴스를 안 보면 생소한 용어들이 잔뜩 등장한다. 생명공학의 발전으로 인간이 과학 기술로 신의 영역까지 넘보고 있다.


이달 잇따라 발표된 이스라엘·영국 연구팀의 인공 줄기세포 기반 생쥐 배아 연구를 보자. 수정 과정 없이 생쥐의 만능줄기세포에서 바로 배아를 만들었다. 인공 자궁에서 8.5주까지 성장시키면서 뇌, 심장, 신경계 등 각종 기관까지 형성·발달하는 과정을 관찰했다. ‘인공 생명’ 탄생이 가능해지고 있다. 생명의 신비 규명, 유전 질환 등 발달 초기 발생하는 각종 질병의 원인을 분석하고 치료법을 개발하는 연구의 기초·원천 기술이 무르익고 있다.

지난달 말 구글 딥마인드가 공개한 단백질 구조 예측 인공지능 알고리즘 ‘알파폴드2’의 데이터베이스도 충격적이다. 인간 DNA 등 지구에 존재하는 2억여개의 모든 단백질 구조를 AI를 통해 속속들이 알아냈다. 단백질 구조를 파악했다는 것은 질병의 발생은 물론 치료의 원인과 결과까지 알아냈다는 것과 마찬가지다. 신약 개발과 유전 질환, 암 등 중증 질환, 전염병 바이러스 등에 획기적인 뉴스다.


여기에 유전자 가위 기술이 접목된다고 생각을 해보자. 물론 앞으로 수많은 연구와 기술 개발이 선행되어야겠지만, 인간의 유전자에 어떤 문제가 발생했을 때 정교한 유전자 가위를 동원해 질병을 치료하고 특정 기능을 강화시키는 등의 행위가 실제로 가능해질 수 있다. 이미 중국에서 2018년 말 유전자 편집을 통해 후천성면역결핍증(AIDS)에 감염되지 않는 쌍둥이를 탄생시켰다는 주장도 나온 바 있다.

천문학에선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이 신기원을 구축하고 있다. 우주 생성의 신비와 외계 생명체 존재 여부를 조만간 캐낼 태세다. 양자 과학은 원자 단위 물질의 특성과 행동 원리를 파악해 ‘투명 망토’ 등 상상도 못할 발견들을 현실화시키고 있다. 초고집적·고성능 반도체, 인공지능(AI), 무인·자율 모빌리티 등의 기술도 눈부시게 발달하고 있다.


이 같은 과학기술 발전을 지켜 보다 보면 많은 생각이 든다. 인류가 정말 과학기술로 지구 온난화 등 수많은 리스크를 극복하고 지속 가능한 발전을 이어갈 수 있을까? 혹시 성공하더라도 무한 욕망에 사로잡혀 영화 속 외계인들처럼 메뚜기떼같이 이 행성 저 행성 침략해 자원을 훔쳐가는 괴물 집단으로 전락하지는 않을까?


누구도 모르는 얘기지만 확실한 것은 있다. 뒤처지면 따라잡기가 점점 더 어려워진다는 점이다. 전쟁으로 초토화됐던 한국은 70년 후 부유한 첨단 기술국가가 됐다. 그러나 앞으로 저개발국이 몇 십년 후 선직국으로 도약해 상전벽해하는 일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도약에 필요한 인프라와 자본은 더 거대해졌고, ‘축적’을 위한 시간과 장벽은 더 높아졌다. 우리가 부지런히 기초 원천 연구개발(R&D)에 투자하고 인재를 키워야 하는 이유다.


그런데 윤석열 정부는 지난 6월 내년 국가 R&D 투자를 사실상 삭감했다. 올해 대비 총액 1.7% 증가해 물가 상승률을 감안하면 줄어든 셈이다. 최근 10년간 대폭 늘어 오던 추세가 꺾였다. 세수도 감소하지 않았는데 경제 사정 핑계로 삭감하면서 기호에 맞는 분야만 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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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기술 R&D를 치적 과시나 통치의 하위 수단으로 여겨 온 과거 정부들의 오류를 반복해서는 안 된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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