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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형민 기자] 정부가 기업인들의 가벼운 법 위반에 대해선 형사처벌이 아닌 행정제재로 변경 또는 아예 처벌하지 않기로 법 개정을 추진하면서 법조계에선 "악용되는 사례가 없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8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기획재정부, 법무부는 지난 26일 대구 성서산업에서 열린 '제1차 규제혁신전략회의'에서 '경제 형벌 개선 추진계획 및 1차 개선 과제'를 윤석열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공정거래위원회·산업통상자원부 등 10개 부처 소관 17개 법률 내 32개 형벌조항에 대해 비범죄화·합리화하는 내용이다. 기존에 규정된 형사처벌 내용 중 과도하다고 판단되는 처벌 수위는 낮췄다. 벌금은 과태료로 대체하고 일부 내용은 아예 없앴다.


정부는 이번 1차 과제를 대상으로 올해 법률 개정을 신속히 추진하고, 추가 민간 의견 수렴을 통해 2차 개선과제도 마련할 예정인데, 당분간 여론은 양분될 모양새다. 기업인들의 경제활동을 유연해지도록 하고 외국인 투자자 유치도 용이해질 수 있도록 추진한 취지를 이해하는 이들이 있는 한편, 형사처벌을 완화한 기준이 모호하고 공정치 않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 법조계 일각에선 완화된 처벌 수위를 악용하는 사례가 나와선 안된다고 경고하기도 한다.

세부 내용을 보면, 우선 물류시설법상 인가 없이 물류터미널 건설 공사를 할 때 부과되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 처벌 규정을 삭제한다.


식품위생법상 식품접객업자가 호객 행위를 하는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으로 처벌하는 규정도 폐지한다. 대신 허가·등록 취소나 영업정지를 부과한다.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설립·전환 신고 의무, 지주회사 사업내용 보고의무, 주식소유·채무보증현황 신고의무 등을 위반하면 1억원 이하 벌금을 부과할 수 있는데, 이를 과태료(총수 1억원 이하·임직원 1000만원 이하) 부과로 바꾼다.


엽연초생산협동조합 관계자가 관계 공무원의 검사를 거부·방해하는 경우, 등기를 게을리하는 경우, 거짓 보고를 하는 경우는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의 형벌을 200만원 이하 과태료로 전환한다.


다만 공정위 현장조사 등 다른 행정조사의 거부·방해행위에 대한 형사처벌을 완화하는 내용은 이번 과제에 포함되지 않았다.


법 위반 기업의 피해 회복을 유도하기 위해 행정제재를 우선 부과한 뒤, 불이행하면 형벌을 부과하는 합리화도 추진한다.


하도급법은 원사업자가 수급사업자에게 구매확인서를 발급하지 않으면 하도급 대금의 2배까지 벌금을 물릴 수 있는데, 이에 앞서 과징금·시정명령을 먼저 부과하도록 하기로 했다.


대규모유통업법은 납품업자가 다른 사업자와 거래하는 것을 방해하는 대기업에 2년 이하 징역 또는 1억5000만원 이하 벌금을 부과하도록 했는데, 역시 과징금·시정명령을 먼저 부과하기로 했다.


불공정무역조사법은 원산지 표시 대상물품의 수출·수입 관련 위반행위 '미수범'까지 5년 이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 벌금으로 처벌하는데, 이를 삭제하고 형량을 낮추기로 했다.


환경범죄단속법상 오염물질을 배출해 타인에게 피해를 주면 무기 또는 5년 이상 징역형을 부과한다. 이에 대해 사망의 경우에만 기존 형을 유지하고 상해는 무기 또는 3년 이상 징역으로 처벌 수위를 낮춘다.


화학물질관리법도 유사하게 손본다. 업무상 과실로 화학사고를 일으켜 사람을 사상에 이르게 한 경우 사망사고는 기존 법정형인 10년 이하 금고 또는 2억원 이하 벌금을 유지하지만 상해사고 법정형은 7년 이하 금고 또는 1억원 이하 벌금으로 완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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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현장에선 당분간 과도기가 불가피해보인다. 이번에 개정 대상이 된 일부 산업 분야에선 예상과 다른 변수들이 생길 가능성도 있어 정부는 지속적으로 여론을 파악하고 과제를 수정해 가야 하는 숙제가 있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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