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값 올랐는데, 고환율까지 괴롭혀…中企는 벼랑에 있다
원자재 수입 후 국내 판매하는 내수 기업들
"비상경영 체제 돌입" "영업이익 87% 감소"
중기연 "물가 인상 요인…중·소상공인 어려움↑"
[아시아경제 김보경 기자, 곽민재 기자] 중소 생활가전업체 A사에게 고환율은 고통이다. A사는 프라이팬, 냄비 등을 만들 때 원료를 해외에서 수입해 국내 공장에서 제품을 제작한다. 지난해부터 알루미늄 등 원자재값은 오르고 최근 원·달러 환율까지 상승하면서 원가부담이 이중으로 커졌다.
24일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런던상품거래소(LME)에서 거래되는 3개월물 알루미늄 가격은 2021년 1월 4일 기준 t당 2016달러에서 1년 반만인 전날(23일) 2417달러로 올랐다. 올해 3월 7일 최고치(3968달러)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가격이 다소 안정됐지만 안심하긴 힘들다. 원·달러 환율이 지난해 1월에 비해 24%나 상승했기 때문이다. 당시 1080원까지 떨어졌던 환율은 최근 1340원대로 급등했다. 내수 경기가 위축된 상황에서 원가 부담을 판매 가격에 그대로 전가할 수도 없다.
생활가전 업계에서는 강달러 여파 등에 원화로 환산한 수입가가 지난해 대비 2배 이상 오른 것으로 보고 있다. 지방에 공장을 둔 이 회사는 얼마 전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했다. 그렇다고 뾰족한 수가 있는 것도 아니다. 더 이상 졸라맬 허리띠도 없다.
블랙박스 전문 제조업체 B사는 덩치는 커졌지만 체력은 고갈되고 있는 상태다. 매출액은 늘어난 반면 영업이익이 급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고환율로 인해 가장 어려운 점은 반도체 수입 부담이다. 이 회사는 주력 제품인 내비게이션, 블랙박스에 사용되는 반도체 90% 이상을 해외에서 수입한다. 원자재 가격 상승과 인플레이션 등 어려운 대외 환경에도 불구하고 지난 분기 매출은 70% 증가한 900억원을 기록했다. 역대 최대 매출 성적이다. 그런데 영업이익은 87%나 줄었다. 원자재 가격 상승, 환율 급등이 영업이익 급락의 주요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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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운선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우리나라처럼 국제무역으로 경제를 이끌어 가는 국가는 해외의 경기 변동과 환율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그는 "강달러가 계속 된다면 소비자 물가 인상을 부추기고 경제 불안정이 이어질 것"이라며 "원자재를 수입하는 중소 제조업체, 소상공인의 어려움이 가중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곽민재 기자 mjkwa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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