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도시험 평가기준에 대한 논란이 제기된 자동차연결장치. 위는 미국식, 아래는 유럽식 자동차연결장치다. [사진제공=커트코리아]

강도시험 평가기준에 대한 논란이 제기된 자동차연결장치. 위는 미국식, 아래는 유럽식 자동차연결장치다. [사진제공=커트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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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 "정부는 현재 방식의 적용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지 함께 고민해보자."


박주봉 중소기업 옴부즈만(차관급)이 규제 개선을 요청하는 한 중소기업 대표에게 건넨 위로의 말이다. 통상 "소관 부처와 협의해 잘 풀어나가겠다"는 답변을 하던 박 옴부즈만의 위로는 이례적이다. 기업이 기대치 만큼 규제를 풀어주기가 쉽지 않다는 신호로도 해석할 수 있는 부분이다.

지난 18일 수원시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에서 개최된 '에스오에스토크(S.O.S. Talk), 중소기업 간담회'에서 미국식 자동차 연결장치 수입·판매업체 커트코리아는 국토교통부의 '자동차 연결장치 강도시험 평가기준'에 대한 불합리함을 호소했다.


커트코리아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2019년부터 국내에서도 자동차와 캠핑트레일러 등을 연결하는 장치는 해당 평가기준에 따라 의무적으로 강도시험을 받아야 한다. 국내시장에서는 미국식과 유럽식, 미국식과 차이가 거의 없는 호주식 등 연간 1만2000여개의 연결장치가 판매된다.

유럽식은 유럽에서 생산한 트레일러 외에 호환이 불가능하다. 유럽의 트레일러는 2t이 넘는 캠핑트레일러가 거의 없으며, 연결부위의 높이도 35~42㎝로 고정돼 있다. 반면, 미국식은 다른 나라에서 생산된 트레일러와도 호환이 가능하고, 연결부위의 높이도 조정할 수 있으며, 연결 가능한 차량의 크기도 최소 0.9~9t까지 다양화 돼 있다.


따라서 유럽을 제외한 모든 나라에서는 미국식을 사용하고, 국내에서도 절반 가량이 미국식이다. 문제는 국내 강도시험 기준이 미국식이든, 유럽식이든 모두 유럽식으로 평가받도록 하면서 발생한다. 최첨환 커트코리아 대표는 "장치를 뒤쪽에서 200만번 밀었다 당기는 유럽식 강도시험과 위·아래·옆에서 밀었다 당기는 미국식 강도시험은 완전히 다르다"면서 "국토부가 유럽식 강도시험이 미국식보다 강화된 것으로 잘못알고, 유럽식을 강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유럽식 강도시험이 강제화되자, 미국식 연결장치를 판매하는 국내 업체들은 테스트에 적합하도록 장치의 구조를 변형해 강도시험에 받는다. 이 때문에 안전을 강화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가 구조변형에 따른 안전사고의 위험을 더 높이고 있는 것이다.


최 대표는 "강도시험을 통과하기 위해 각종 편법이 자행되면서 연결장치의 구조적 변형 등에 따른 안전사고의 위험은 오히려 더 높아졌다"면서 "안전을 위해 테스트를 받아야 한다는 점에는 동의하지만, 유럽식이 미국식보다 더 강화된 테스트라는 점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미국식은 미국식 강도시험을 받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관련 제도 도입 이후 2년째 영업을 하지 못해 최소 3억여원의 피해를 보고 있다는 것이 커트코리아 측의 주장이다.


그러나 국토부의 태도는 완강하다. 도로총연장대비 자동차등록대수가 미국은 ㎞당 43대에 불과하지만 한국은 215.7대에 달한다. 미국보다 차량이 더 붐비는 도로사정을 감안, 안전사고로 인한 주변차량 추돌 등 2차 사고 방지를 위해 더 강화된 안전기준을 적용할 필요가 있다는 것. 국토부 관계자는 "미국식 시험방법은 여러 방향으로 반복적인 하중이 작용하는 자동차연결장치에 적용하기 곤란하다"면서 "반복하중 내구성 시험을 적용하는 현행방식을 적용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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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중견기업의 불합리한 규제나 어려움을 풀어주는 정부기관인 중기 옴부즈만의 고민은 깊다. 업체의 여려운 사정도 헤아리지만, 국토부의 입장도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중기 옴부즈만 관계자는 "기업의 편에서 소관부처와 규제개선 협의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가장 걸림돌이 되는 분야 중 하나가 바로 안전문제"라면서 "안전에 대한 위협을 근거로 개선에 소극적인 상대 부처의 입장도 이해가 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중소기업의 애로를 듣고, 해결해주기 위해 존재하는 기관인 만큼 안전을 위협받지 않는 선에서 개선할 부분이 있을지 고민해보고, 최선을 다해 협의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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