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송치
3분간 화장실 가며 휴대전화 놓고 간 상황
몰래 녹음한 고의성 인정
녹취록 향후 증거로 사용되지 못할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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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규민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 녹취록과 관련해 경찰 수사 결과가 나왔다. 김 여사 사건은 불송치, 녹음을 한 이명수 서울의소리 기자 사건은 송치 결정이 내려졌다. 두 사건 결과가 다르게 나온 이유는 김 여사와 달리 이 기자에게 적용된 다른 혐의가 있었기 때문이다.


23일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는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이명수 기자를 검찰에 넘겼다. 다만 주거침입·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 앞서 경찰은 지난 10일 김 여사가 공직선거법 위반(방송·신문 등의 불법이용을 위한 매수죄) 혐의로 고발된 사건은 ‘증거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분을 내린 바 있다.

경찰 수사를 통해 김 여사와 이 기자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서 벗어났다. 시민단체 평화나무가 경찰로부터 받은 김 여사 공직선거법 위반 고발 사건 수사결과통지서에 따르면 경찰은 ▲김 여사가 이 기자에게 105만원의 강의료 지급 ▲ 이 기자에게 ‘함께 일하면 1억원을 주겠다’ 발언을 사실로 인정했다. 다만 경찰은 강의료가 대통령 선거에 유리한 보도를 위해 건넨 것이 아닌 실제 강의가 이뤄진 것에 대한 대가로 판단했고 1억원 지급 발언을 한 이유에 대해 파악할 단서가 확인되지 않았다며 김 여사에 대한 불송치 이유를 밝혔다. 즉, 경찰은 105만원이 선거운동과 관련이 없다고 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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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여사와 달리 이 기자 사건이 검찰에 넘겨진 이유는 그가 김 여사와의 대화를 몰래 녹음한 고의성이 인정된다고 경찰이 판단했기 때문이다. 논란에 휩싸였던 김 여사 관련 녹취록은 크게 2개로 나뉜다. ‘7시간 녹취록’으로 알려진 이 기자와 김 여사간 통화 녹음과 지난해 7월 서초구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에서 녹음된 3시간가량의 대화(이하 3시간 대화)다. 경찰은 3시간 대화에서 이 기자가 화장실을 가기 위해 자리를 비운 정황을 발견했고 당시 이 기자가 녹취 중이던 휴대전화를 사무실에 두고 간 것에 대해 고의성을 인정한 것이다. 현행 통신비밀보호법상 고의로 대화에 참여하지 않은 채 몰래 녹음을 하면 불법이다.


경찰의 이같은 결정은 향후 녹취록 사건들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이 기자 측에 따르면 3시간 대화 녹취록이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으로 인정될 경우 ‘위법수집증거’가 돼 다른 사건의 증거로 사용될 수 없다. 만약 김 여사 사건 불송치 결정에 대해 고발인 측에서 이의신청을 하고 검찰이 보완수사를 경찰에 요구할 경우, 경찰이 수사 과정에서 해당 녹취록을 혐의 입증에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

앞서 이 기자 측 법률대리인 류재율 변호사는 지난 5일 경찰에 녹취록을 제출하며 “해당 녹취록 내용에 김 여사가 등장하는 등 민감한 내용도 많다”라며 “(김 여사 관련) 다른 수사에도 파급력을 줄 수 있다”라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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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 변호사는 이번 송치 결정에 대해 “쟁점이 ‘화장실 3분’으로 명확해졌지만 검찰이 이를 혐의가 있다라고 판단해 기소할 것으로 보인다”라며 “재판까지 이어질 시 이 기자의 무죄를 주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오규민 기자 moh0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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