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청 실태조사서 106곳 중 45곳 적발
대부분 과태료 등 미미한 행정처분…영업에 지장 없어
전문가 "정부 단속·처벌 강화해야"

[사진제공=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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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서희 기자] 전국적으로 500곳이 훌쩍 넘는 국내 골프장들이 환경 관리의 사각지대로 방치돼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수도권만 해도 5곳 중 2곳 꼴로 매년 환경 기준을 어기고 있지만 대부분 이에 따른 처벌은 수백만원 수준의 과태료에 그치고 있어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26일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2020년 기준 국내 골프장은 514곳이다. 이들 골프장을 모두 합친 면적은 510.24㎢다. 서울시(605.24㎢)의 84%에 달하는 면적이다. 현재 건설 중이거나 건설 예정인 골프장도 37곳이어서 국토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더 커진다.

문제는 이처럼 골프장이 급격히 늘고 있음에도 개발과 운영 과정의 환경 관리는 주먹구구식이라는 점이다. 정부와 일선지방자치단체가 주기적인 점검에 나서고 있지만, 관련 기준을 어기더라도 이에 따른 처분은 과태료 등에 그치고 있어 '허울 뿐'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수도권 골프장 5곳중 2곳이 ‘환경법 위반’

아시아경제가 한강유역환경청에 의뢰해 올해 환경관리 실태 점검 결과를 파악한 결과 수도권 골프장(9홀 이상)의 42%가 환경관리 실태 점검에서 환경법 위반행위로 적발된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한강유역환경청은 지난 4월부터 7월까지 3개월간 수도권 골프장 106곳을 대상으로 환경관리 실태 점검을 실시했다. 점검 결과 45곳이 환경법 위반 행위로 적발됐다. 조사 대상 5곳중 2곳 꼴인 42%가 ‘부적합’ 판정을 받은 셈이다. 적발 사항을 내용별로 보면 ‘방류수 수질기준 초과’가 19곳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폐기물 부적정 보관 12곳 ▲환경영향평가 협의 기준 미준수 8곳 ▲배출시설 운영 관리 미흡 6곳 등의 순이었다.




수도권은 그나마 상황이 나았다. 한강유역환경청을 제외한 낙동강·금강·영산강유역 및 원주·대구·전북지방환경청 등 6개 지역 환경청 관할 지역의 경우 주기적인 점검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김웅 국민의힘 의원실이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5년간 이들 6개 지역 환경청이 실시한 골프장 환경오염 실태 점검은 평균 9.2회에 불과했다. 이들 6개 환경청이 관리하는 국내 골프장은 349곳에 달한다.


한강유역환경청은 1년간 평균 27.6회 점검을 실시했으나, 대구지방환경청은 1.6회, 낙동강유역환경청은 3.2회 실시하는 데 그쳤다. 심지어 대구지방환경청은 지난해를 제외한 나머지 4년은 한 차례도 점검에 나서지 않았으며 적발된 위반 사례는 3건에 불과했다.


지역 환경청은 환경 실태 점검의 책임이 일차적으로 각 지자체에 있다는 입장이다. 낙동강유역환경청 관계자는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기본적인 환경 점검은 각 지자체가 맡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기에 그동안 환경청이 특별히 점검하진 않았다”면서 “다만 골프 인구가 급증한 점을 고려해 작년부터는 환경청도 단속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적발되도 과태료 몇백만원이면 끝
위반해도 몇 백만원 벌금뿐…수도권 골프장 5곳중 2곳 환경관리 위반 원본보기 아이콘


환경 규정 위반이 적발되더라도 처벌은 미미하다는 것도 문제다. 과태료나 벌금 몇 백만 원에 끝나는 게 대부분이다.


경기 양평군 지평면 소재 '더스타휴 골프클럽'은 지난해 ‘사업장 폐기물 부적정 보관’ 건으로 환경청으로부터 고발 당했다. 폐 잔디와 토사는 바닥을 시멘트로 포장한 별도 시설에 보관하도록 한 규정을 지키지 않아서다. 하지만 골프장 측에 부과된 처분은 벌금 800만원이 전부였다. 해당 골프장 측은 "처리 업체가 폐기물을 하루 늦게 수거해 가는 바람에 단속이 걸렸을 뿐"이라고 밝혔다. 이 골프장은 앞서 2017년에도 사업장 폐기물 처리실적을 보고하지 않아 과태료와 개선 명령 조치를 받았었다.


다른 곳도 상황은 비슷했다. 매년 단속 사업장의 절반 이상이 환경법 위반으로 적발되지만 과태료, 벌금 등 '솜방망이' 수준의 처벌 외에 영업에는 전혀 지장을 받지 않았다.


실제 한강유역환경청으로부터 받은 자료를 검토한 결과 환경법 위반으로 적발된 사업장 45곳 가운데 절반 이상인 25곳이 '과태료 부과' 처분에 그친 것으로 드러났다. 부과된 과태료는 100만~300만원 수준에 불과했다. ‘행정처분’은 24건, ‘고발’은 12건 등이었다. 골프장 입장에서는 까다로운 환경 기준을 모두 지키기 보다는 과태료를 지불하는 것이 오히려 이익이라는 인식이 퍼져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전문가 "정부 단속 강화돼야

'고발'은 환경청이 취하는 처분 가운데 가장 무거운 형벌에 속한다. 각 지역 환경청은 과태료 부과나 행정명령과 같은 가벼운 처분은 지자체에 위임하지만, 사안이 심각하다고 판단할 경우엔 해당 사안을 자체적으로 수사하고 검찰에 송치한다.


그러나 환경청의 고발 조치에도 해당 골프장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했다. 최종 재판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골프장 운영에 아무런 지장이 없는데다 대부분 벌금형에 그치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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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골프장의 환경오염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강력한 단속과 함께 위반에 따른 처벌이 강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재영 서울시립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요즘처럼 폭우가 쏟아지면 잔디에 묻어있는 제초제의 유해 성분이 인근 토양과 수질로 흘러 들어가 환경오염을 유발하기 쉽다”면서 “잔디 생육을 위한 물질을 친환경적으로 바꾸기 위한 정부의 정책적 노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서희 기자 daw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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