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지웅 “‘아기공룡 둘리’의 고길동이 진짜 이웃”
[아시아경제 서믿음 기자] 과거 이웃은 ‘(이웃)사촌’이라 불릴 만큼 가까운 사이였다. 하지만 현대사회는 물리적으로 인접한 곳에 사는 사림일 뿐 그 정체를 모르는 경우가 빈번하다. 인사조차 하지 않고는 지내는 경우가 다반사. ‘최소한의 이웃’(김영사)‘은 그런 세태를 지적하며 이웃의 의미를 되새긴다.
사실 저자 허지웅이 지닌 차가운 도시 이미지의 외피는 이웃이란 단어와 쉽게 얽히지 않는다. 하지만 그는 ‘최소한의 이웃’을 강조한다. 물론 도덕 개념적인 이타주의를 설파하는 건 아니다. 그 중심엔 ‘나’가 존재한다. 혼자 생존할 수 없는 사회에 이웃을 위함이 결국 나를 위함이라는 논리. 허지웅은 “서로가 서로를 구원해줄 전능한 힘 같은 건 없지만, 적어도 비참하게 만들지 않을 힘 정도는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23일 유튜브를 통해 열린 신간 기자간담회에서 허지웅은 “죽을 때까지 (참된 이웃의) 이상향에는 도달할 수 없다”며 ‘최소한의 이웃’을 강조했다. 사실 그는 이웃의 일에 적극 나서는 스타일이다. 거주하는 건물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 굳이 돈과 시간을 들여 중재·해결에 나선다. 물론 결과가 항상 좋은 건 아니다. 오해를 받기도 하고 유명인이란 이유로 그 충격파를 더 크게 맞기도 한다. 그럼에도 그는 “공공의 문제에 있어 함께 참여하고 더 나아지게 만드는 일”의 가치를 강조한다.
저자는 역사 속 위인을 자주 소환한다. 근데 초점이 업적보다는 실패에 가닿는다. 위인은 “특정 시점의 행동과 가치가 빛났던 것이지 실제로는 오점이 많다”며 “어떤 하나의 교훈과 명세가 사람을 살릴 수 있는 게 아니다. 정답보다 오답에서 얻을 수 있는 게 많다”고 설명한다.
그 예가 ‘아기공룡 둘리’의 고길동이다. 둘리를 야단치고 못살게 구는 것 같지만, 실상은 외계에서 온 공룡을 거둬 먹이고 입히고 재우는 그가 진짜 이웃이라는 것. 성경 속 사마리아인 여인을 거론하며 “내 편이 중요한 게 아니라 나에게 실제로 행동하는 것으로 이웃이 결정 된다”고 말한다.
책에는 코로나19가 막 시작될 무렵부터 최근까지 조금씩 적은 단상을 담았다. 사람으로 태어나 모두가 사람으로 죽는 것은 아니기에 “최소한의 이웃”으로 존재하기 위한 방법과 가치를 소개한다. 동년배에게는 간과했던 사실을 되새기고, 어린 독자들에게는 자신이 겪은 시행착오를 전하며 위로를 건넨다. “따뜻한 글이 따뜻한 행동을 부른다고 생각하지” 않기에 글의 ‘온도’보다는 ‘가독성’에 방점을 찍었다.
중점을 둔 독자층은 책을 읽지 않는 사람이다. 마음이 가서 책을 사도 끝까지 읽어내지 못하는 독자들을 위해 특별히 신경 썼다. 단편으로 책을 이루고, 문장 길이를 적절히 조합해 호흡이 가쁘거나 너무 늘어지지 않게 노력했다. “글이란 누군가가 읽을 때 완성”되기 때문이다. 또 그것이 이웃으로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기에...
그는 “글 쓰는 사람에게 독자만큼 소중한 존재가 없다”며 “희망이 없다고 생각하는 분들에게 많이 읽혔으면 좋겠다”고 했다. 또한 “동굴 밖으로 나왔는데 또다시 동굴을 만난 사람, 겨우 일어났는데 이전보다 더 세게 자빠진 사람들에게 전하고픈 이야기를 꾹꾹 눌러 담았다”며 “막연한 희망이 아닌 마음의 평정을 얻었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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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가장 꼴 보기 싫은 이웃에게 베푼 배려가 언젠가 나를 살리는 동아줄로 돌아오리라는 지혜가 필요합니다”(본문 中)라고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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