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장 후보자 선배 기수만 12명 우려… 檢, ‘집단 지도체제’로 돌파
‘블랙리스트 의혹’ 등 반부패·강력부 보유 주요 지검에 선배·동기 포진
이원석, 선배 고검·지검장들에 연락… "조직 안정 위해 남아달라"
[아시아경제 허경준 기자] 윤석열 정부 첫 검찰총장 후보에 전임 검찰총장보다 7기수나 낮은 이원석 대검찰청 차장검사가 내정되면서, 검찰이 연소화(年少化)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 후보자는 사법연수원 27기로 이 후보자보다 선배인 일선 고검장과 검사장은 모두 12명이다. 이에 이 후보자는 사실상 ‘집단 지도체제’로 연소화 우려를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22일 법조계 안팎에서는 후배·동기 기수가 총장에 오르면 용퇴하는 검찰 특유의 문화에 따라 이들이 집단 사퇴할 경우, 지휘부 붕괴 상태가 벌어질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검찰에는 후배 또는 동기가 총장이 되면 지휘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사퇴하는 관례가 있다.
이 후보자는 지명 직후 선배 고검장·검사장들에게 직접 연락을 돌려 후배가 검찰총장 후보가 된 것에 대한 송구한 마음을 전하고, 조직의 안정을 위해 힘을 합쳐달라며 검찰에 남아달라는 취지의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내부에서는 평소 소통을 중시하는 이 후보자의 성향상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하는 상황에서, 선배와 동기들에게 조언을 구하는 방향으로 조직을 운영할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장에서 곧바로 검찰총장으로 임명돼 선배들이 줄사퇴할 때, 윤 대통령의 선배 기수 일부와 동기들 전원이 중지를 모아 잔류하면서 힘을 보탠 전례가 있다.
현재 검찰 고위직에 있는 이 후보자의 동기들은 모두 6명으로 이들 중 일선 검사장은 주영환 대구지검장, 배용원 청주지검장, 이철희 부산고검 차장검사뿐이다. 신성식·심재철·이정현 검사장은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정해진 보직이 없는 상태다.
이 후보자의 선배·동기들이 사퇴할 경우, 검찰에 미치는 타격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다음 달 10일부터 시행되는 이른바 ‘검수완박법’의 파급력을 가늠할 수 없는 상황에서 지휘부 공백 사태가 벌어지면 큰 혼란이 예상된다. 법무부가 검수완박법에 대비해 ‘검수원복’ 시행령 개정안을 내놨지만, 야당이 검찰수사권을 제한한 입법 취지를 훼손했다고 날을 세우고 있어서 검사장급 이상 검찰 지휘부가 구심점이 돼 일선 검사들의 버팀목 역할을 해야 하는 시점이다.
특히 ‘고발인 이의신청 배제 규정’ 등 시행령 개정으로도 해결되지 않은 검수완박 문제들도 남아 있어 검찰의 조직적인 대응이 필요한 시기다. 이에 대한 뚜렷한 대비책이 없는 상태에서 지휘부까지 연소화할 경우, 혼란은 가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중요 수사에서도 이 후보자의 선배·동기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문재인 정부 블랙리스트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동부지검, 이상직 전 의원이 연루된 이스타 항공 부정 채용 의혹을 수사하는 전주지검, 전국 검찰청 중 특수수사와 마약·조직범죄 등을 중점적으로 수사하는 반부패부 또는 강력부를 보유하고 있는 인천지검, 광주지검, 대구지검 검사장이 이 후보자의 선배·동기들이다.
주요 수사를 맡은 특수·강력통 검사장들이 이탈할 경우, 검찰의 수사력은 크게 약화할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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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검찰 고위 간부는 "검찰 구성원 모두 중요한 시점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라며 "조직이 혼란에 빠지는 것을 선배들도 바라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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