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이 中 제조업 점유율 키웠다…美·獨·日은 ↓
[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겪으며 중국의 전 세계 제조업 영향력이 더욱 확대됐다. 국가안보와 공급망 우려를 감안해 서방 국가의 중국 의존도 낮추기 움직임은 지속됐지만 중국은 오히려 세계 최대 공산품 공급 국가로서의 지위를 한층 공고히 한 것으로 나타났다.
2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유엔무역개발회의(UNCTD) 자료를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전 세계 상품 수출 가운데 중국의 비중은 미 달러 기준 2019년 13%에서 2021년 말 15%로 확대됐다. 같은 기간 미국은 8.6%에서 7.9%로, 독일은 7.8%에서 7.3%로, 일본은 3.7%에서 3.4%로 줄었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를 비롯해 영국, 유럽 등 서방 국가는 코로나19로 공급망 위기를 겪으며 자국의 제조업을 살리기 위한 노력을 쏟아붓고 있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올해 인플레이션, 금리 인상,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전 세계 경제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중국의 수출 붐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고 WSJ는 전했다.
중국의 제조업 영향력이 계속 확장하는 이유 중 하나는 가격 요인이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인플레이션으로 소비재 가격이 오르는 가운데 중국 수출의 가치가 미 달러로 환산하면 그만큼 빠르게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의 발표에 따르면 올해 6월 중국의 수출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22% 증가했다.
또 다른 요인은 중국이 생산 기술력을 높이면서 고부가가치 제품의 시장 점유율을 꾸준히 높이고 있는 점이다. WSJ는 중국 공장들이 반도체, 스마트폰을 비롯한 고품질의 제품과 전기차, 그린에너지와 같은 신기술로 영역을 확장하면서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려던 ‘디커플링(탈동조화)’ 전략이 더 힘들어졌다고 분석했다.
실제 중국의 직물 수출이 전 세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9년 32%에서 2021년 34%로 늘었는데 같은 기간 전자제품 수출 비중은 38%에서 42%로 더 큰 폭으로 확대됐다. 또 중국의 태양광 전지 수출은 올해 상반기 259억달러(약 34조60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113% 증가했다. 중국의 자동차 수출도 7월 중 29만대로 사상 최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TS롬바드의 로리 그린 중국 및 아시아 리서치 책임자는 이러한 점 때문에 독일과 같은 전통적으로 전자기기나 중장비 등을 만들던 국가가 수출 시장 점유율을 중국에 빼앗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이 앞장서서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려 하고 있지만 다른 국가들은 전 세계 무역 시장에서 구매자이자 판매자로서 중국의 중요성을 고려할 때 중국과 거리두기가 쉽지 않다고 WSJ는 전했다. 그린 책임자는 "미국은 지리적 상황, 경제의 중심과 싸우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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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가 팬데믹 기간 중 소비자보다 제조업체에 보조금이나 저렴한 대출을 내어준 점 또한 중국 제조업이 글로벌 무역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한 배경으로 언급됐다. 이로 인해 중국 소비자들이 소비에 어려움을 겪고 중국 경제가 해외 수요의 갑작스러운 변화에 취약하게 만들었다는 것이 마이클 페티스 베이징대 교수의 설명이다. 그는 WSJ에 "중국의 무역 지표를 중국의 경제적 활동의 밝은 단면으로만 보면 완전히 잘못된 것"이라면서 "중국의 불평등 문제는 더욱 악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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