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승섭의 금융라이트]'간편송금'은 앞으로도 계속 간편할까?
전금법 개정안 통과되면 '카톡송금 불가' 논란
송금서비스 핀테크들 '자금이체업' 허가받아야
실명계좌 없는 무기명 서비스만 어려워지는 것
업종 등록하고 계좌 연결 시 '카톡송금'도 가능
금융은 어렵습니다. 알쏭달쏭한 용어와 복잡한 뒷이야기들이 마구 얽혀있습니다. 하나의 단어를 알기 위해 수십개의 개념을 익혀야 할 때도 있죠. 그런데도 금융은 중요합니다. 자금 운용의 철학을 이해하고, 돈의 흐름을 꾸준히 따라가려면 금융 상식이 밑바탕에 깔려있어야 합니다. 이에 아시아경제가 매주 하나씩 금융이슈를 선정해 아주 쉬운 말로 풀어 전달합니다. 금융을 전혀 몰라도 곧바로 이해할 수 있는 ‘가벼운’ 이야기로 금융에 환한 ‘불’을 켜드립니다.
[아시아경제 송승섭 기자] 최근 금융권에서 간편송금이 어려워질 거라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파문이 일었습니다. 소비자의 불편이 커지고 혁신이 저해된다는 우려였죠. 금융위원회는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는데요. 간편송금의 기술원리와 법적 규정은 매우 복잡하고 어렵습니다. 간편송금을 둘러싼 논란은 어디까지가 진짜일까요? 간편송금은 계속 우리에게 간편한 기술로 남아있을까요?
간편송금이란 모바일을 통해 보안카드나 OTP(일회용 비밀번호)없이 비밀번호 등 간편 인증수단을 이용해 돈을 보내는 서비스입니다. 소비자로서는 공인인증서 등 복잡한 인증과정을 거치지 않고 편리하게 돈을 주고받을 수 있어 금융권에서 빠르게 퍼져 나갔습니다.
간편송금은 이른바 ‘펌뱅킹’ 기술을 이용해서 가능했습니다. 펌뱅킹이란 쉽게 말해 은행의 자동출금 서비스를 말합니다. 기부나 공과금 납부에 자동이체를 걸어놓으면 인증절차를 거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을 활용한 거죠. 은행과 협약을 맺어 기존의 금융네트워크를 이용해 편리한 송금 서비스를 제공한 거죠.
돈을 주고받는 경로도 다양했죠. 내 계좌에서 타인의 계좌로 돈을 이동시키는 간편송금부터, 계좌를 모르지만 연락처를 통해 돈을 보내는 간편송금까지 가능해졌습니다. 이렇게 간편송금 업무를 해왔던 곳이 ‘토스’, ‘카카오페이’, ‘네이버파이낸셜’ 등입니다. 이들이 속한 업종을 전자금융거래법상 ‘선불전자지급업’이라고 하고요.
여기에 한 가지 중요한 포인트가 있습니다. 현행법에는 ‘전자자금이체업’이라는 별도의 업종이 있습니다. 원칙적으로는 송금서비스를 제공하려면 이 업종에 포함돼있어야 하죠. 문제는 전자자금이체업종에 속하려면 까다로운 규제들을 만족시켜야 합니다. 그래서 여러 핀테크 업체들은 ‘선불전자지급업’을 택했죠. 선불전자지급수단을 활용하면 ‘양도·환급 등이 가능하다’는 조항이 있었으니 이를 이용해 송금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한 것이죠.
전금법 바뀌어도 은행계좌 있으면 '간편송금' 가능
그런데 2020년 11월 윤관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을 발의합니다. 이 개정안 36조2항4호에는 선불전자지급수단의 발행·양도·환급 기능을 결합해 전자자금이체와 동일한 목적을 달성할 수 없도록 규정했죠. 소위 ‘○○머니’에 돈을 충전한 뒤 연락처를 이용해 돈을 보내는 식의 송금·이체가 금지된다는 뜻입니다.
이러한 개정안이 발의된 건 간편송금 거래규모가 커지면서 위험성도 높아졌기 때문입니다. 금융사는 송금과정에서 보이스피싱이나 자금세탁 방지 의무 등을 지는데, 간편송금 과정에서는 안전성이 떨어지고 리스크 관리의무에도 차이가 있다는 거죠. 현재 상황을 내버려두면 실명확인이 안 된 돈을 주고받는 관행이 방치될 수 있고요.
핀테크 업체들은 법안이 통과되면 50만원 미만의 무기명 송금이 불가능해진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 경우 미성년자나 계좌압류 등 개인사정으로 은행계좌를 이용하기 어려운 이들이 서비스를 이용하기 어려워질 거라고 주장하고 있죠. 일각에서는 혁신서비스가 저해될 수 있다고까지 말하고 있습니다. ‘카톡송금이 불가능해진다’는 취지의 주장이 나온 것도 이러한 이유입니다.
하지만 금융위원회에서는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합니다. 개정안을 그대로 따른다고 해도 소비자들의 불편이 저해되거나 빅테크에 끼치는 영향은 크게 없을 거라는 입장이죠. 선불전자금융업자들이 송금업무를 하고 싶다면 새롭게 만들어지는 ‘자금이체업’에 허가를 받으면 송금업무를 계속 수행할 수 있다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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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주장을 종합하면 간편송금 서비스가 중단된다는 내용은 사실과 거리가 멉니다. ‘카톡송금’도 계속 이용할 수 있고요. 다만 전제조건이 붙습니다. ‘카카오톡 계정에 은행계좌를 연결할 것’이죠. 실명계좌가 연결돼있고 이름을 안다면 허가를 받아 기존과 동일하게 카톡송금을 이용하면 됩니다. 대신 계좌를 연결하지 않고 이름 없이 송금하는 서비스는 금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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