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치료 원한 정신질환자 강제 행정입원은 인권침해"
[아시아경제 조성필 기자] 치료를 받고 싶어 스스로 병원을 찾은 정진질환자를 병원이 '행정입원'시킨 것은 인권침해라는 국가인권위원회 판단이 나왔다.
인권위는 5일 피진정인 A병원장에게 향후 유사한 인권침해가 재발하지 않도록 소속 직원에 대한 직무와 인권교육을 실시할 것을 권고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해당 지자체 B군수에겐 행정입원이 남용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이고, 재발방지를 위해 관내 지정 정신의료기관들에 대한 지도·감독을 강화할 것을 권고했다. 인권위는 "헌법상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 존엄과 가치 및 행복추구권에 전제된 자기결정권과 신체 자유를 보장받고 있다"며 "정신의료기관 입원환자도 예외일 수 없다"고 밝혔다.
앞서 인권위에는 작년 6월 알코올 의존증이 있던 진정인 C씨가 입원 치료를 받기 위해 A병원을 찾았다가 행정입원을 당했다는 진정이 제기됐다. 정신건강복지법 제44조에서 규정하고 있는 행정입원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등이 지자체장의 승인에 따라 2주 이내로 환자를 입원시킬 수 있는 절차다. A병원 측은 이 같은 진정에 "C씨가 2차례 입원 치료를 받은 환자로, 퇴원 뒤 병적인 음주 행위와 뇌전증 발작 증상을 반복적으로 보여 건강 악화와 안전사고 우려를 고려해 보건소 등과 상의해 행정입원 조치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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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위는 하지만 행정입원 등 비자의입원 조치는 환자의 자기결정권과 자의입원을 권장하는 정신건강복지법 취지에 어긋난다고 판단했다. 인권위는 "행정입원은 본인 의사에 따른 퇴원이 불허되는 등 신체 자유가 인신구속에 버금가는 수준으로 제한된다"며 "행정입원이 정신질환자를 사회에서 일방적으로 격리 또는 배제하는 수단으로 이용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인권위는 또 "알코올 의존이나 남용은 환자 스스로 금주 의지를 가질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본의 의사에 반해 정신병원에 격리될 지 모른다는 우려를 심어줄 경우 오히려 자발적 입원치료를 어렵게 만들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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