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실적 어려운 경영환경에서 '선방'
하반기는 재고 수준이 늘어날 수 밖에 없는 환경
내년 설비투자 축소에 대한 다양한 고민중

SK하이닉스 분기 매출 첫 13조 돌파…하반기 수요부진, 내년 투자 축소 불가피"(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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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 유현석 기자] 전 세계적인 물가 상승(인플레이션)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중국의 도시 봉쇄 등 악재 속에서도 SK하이닉스가 처음으로 13조원대 분기 매출 기록을 남겼다. 분기 기준 역대 최대 규모다. 전 세계적으로 D램 등 일부 메모리반도체 가격 하락이 나타났지만 전체적인 판매량을 늘리고 주력제품의 수율을 끌어올려 수익성을 개선한 효과로 분석된다. 다만, 하반기 전망은 불투명하다.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더 둔화할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SK하이닉스는 투자 계획을 신중하게 검토하고 경영환경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겠다는 계획이다.


SK하이닉스, 2분기 실적 날았다

27일 SK하이닉스는 2분기 실적발표를 통해 매출액 13조811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33.8% 증가한 수치다. 영업이익은 4조1926억원(영업이익률 30%)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55.6% 늘었고 순이익은 2조8768억원(순이익률 21%)으로 44.7% 증가했다.

SK하이닉스가 13조원대의 분기 매출을 올린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전까지 분기 최대 매출은 지난해 4분기에 기록한 12조3766억원이었다.


회사 관계자는 "2분기에 D램 제품 가격은 하락했지만 낸드 가격이 상승했고, 전체적인 판매량이 증가하면서 매출이 늘었다"며 "달러화 강세가 지속되고 솔리다임의 실적이 더해진 것도 플러스 요인이 됐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가 인수한 인텔 낸드사업부 ‘솔리다임’은 지난해 말 자회사로 편입된 후 SK하이닉스 실적 향상에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기준 SK하이닉스와 솔리다임의 합산 낸드플래시 매출은 32억29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9억8700만달러는 솔리다임 매출이다. SK하이닉스의 전체 시장점유율 순위는 삼성, 키옥시아에 이어 3위이지만 솔리다임 인수 덕에 키옥시아와의 격차가 거의 없어진 상황이다. 게다가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에도 솔리다임의 고부가가치 기업용 SSD가 평균판매단가 하락을 방어하는 효과를 냈다.


SK하이닉스의 수율 향상에 따른 수익성 개선도 이번 실적에서 주목할 수 있는 부분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분기에 이어 2분기 만에 4조원대 영업이익과 30%대 영업이익률을 회복했다. 주력제품인 10나노급 4세대(1a) D램과 176단 4D 낸드의 수율이 개선되면서 수익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물가 상승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중국 일부 지역의 코로나19 봉쇄 등 어려운 경영환경에도 불구하고 수익성은 오히려 더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하반기 전망은 안갯속

SK하이닉스는 하반기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둔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메모리가 들어가는 PC, 스마트폰 등의 출하량이 당초 예측보다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는 기업에 공급되는 서버용 메모리 수요도 고객들이 재고를 우선 소진하면서 둔화될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시스템 확산으로 그동안 IT 기기에 대한 수요가 폭발했지만, 최근 물가 상승과 경기침체의 우려가 심화하면서 개인 소비심리 위축과 기업들의 비용 감축 움직임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어서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3분기 D램 가격 하락폭은 10%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낸드 가격 역시 예상 낙폭이 기존의 3~8%에서 8~13%로 확대 수정됐다. 증권가도 하반기 메모리 가격 하향세가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최도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세트 출하가 예상을 하회하면서, 전방 업체들의 재고가 증가하고 있다”며 “전방 업체들은 재고 부담을 줄이기 위해 주문량을 기존 계획 대비 축소시키고 있는데 이에 생산업체들의 재고도 3분기에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중장기적으로 데이터센터에 들어가는 메모리 수요는 꾸준히 성장할 것이라는 점은 SK하이닉스가 기대하고 있는 부분이다. 또 환율 상승 효과도 어느정도 기대할 수 있다. SK하이닉스는 "2분기 평균 환율은 1분기 대비 5% 상승했고, 매출 약 5000억원 이상 효과가 발생했다"며 " 여기에서 원재료 수입에 대한 환율 상쇄부분을 감안한다 하더라도 약 4천억원 이상 영업이익 증가 효과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3분기에도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SK하이닉스 "하반기 수요 안좋아...내년 설비투자 축소 불가피"

"메모리 반도체 하반기 수요는 둔화할 것이다. 고용량, 차별적(첨단) 메모리 반도체 제품을 확대하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재고 수준이 늘어날 수 밖에 없는 환경인 만큼 내년 자본적지출(CAPEX, 설비투자) 축소에 대한 다양한 고민을 하고 있다."


이날 진행된 컨퍼런스콜에서는 장사를 잘 한 것에 대한 ‘호평’보다는 하반기 어두운 메모리 반도체 전망에 대한 우려와 대비책에 대한 질문이 주를 이뤘다. 그만큼 고물가, IT 제품 소비 둔화가 동반된 경기 불확실성으로 반도체 기업의 성장 전망이 상당히 불투명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향후 경영계획과 관련해 SK하이닉스는 3분기 출하량이 원래 예상보다 대폭 낮아질 것으로 예상하며 하반기 제품 재고 수준을 지켜보면서 내년 투자 계획을 신중하게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노종원 SK하이닉스 사업담당 사장은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2분기 D램과 낸드플래시 재고가 1분기보다 1주치 정도 증가해 재고 부담이 높아지고 있다"며 "하반기에도 메모리 반도체 수요 둔화가 나타나고 이로 인한 재고부담이 높아지는 것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계획했던 출하량 목표가 낮아졌음에도 불구하고 당장 메모리업 특성상 이미 결정된 설비투자에서 생산되는 물량을 줄일 수 없다"면서 "경기불확실성 상황을 감안해 내년도 투자 계획을 신중하게 검토하는 것은 물론 자본적지출을 축소하는 시나리오까지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하반기 메모리 반도체 업황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는 신호가 잇따라 나오는 것에 대해 SK하이닉스 역시 위기감을 나타낸 것이다.


다만, 코로나19 확산 상황이 어느 정도 진정되면서 반도체 장비 리드타임(주문부터 인도까지 걸리는 시간)이 과거 보다 짧아지고 있다는 점은 다행이라고 언급했다. 향후 설비투자를 할 때 시장 상황을 반영해 유연성 있게 조절할 수 있는 여력이 커졌다는 얘기다.


한편 SK하이닉스는 어려운 경영환경에서도 올해 D램, 낸드플래시 비트그로스(비트단위 출하량 증가)가 각각 10% 초반, 20%를 달성할 수 있다는 목표도 공개했다.


메모리반도체 수요가 둔화하고 있는 3분기에 출하량 증가를 크게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4분기 IT 제품 수요가 얼마나 회복되느냐에 따라 연간 출하량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지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전망됐다. 3분기 비트그로스가 거의 변화가 없다면 D램은 연간 10% 초반 비트그로스를 달성하기가 도전적인 것은 맞지만, 4분기에 연말 수요를 기대할 수 있어 궁극적으로 연간 기준으로 10%를 조금 상회하는 출하량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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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고용량, 차별적(첨단) 메모리반도체 제품을 확대하는 전략에 대해서도 밝혔다. SK하이닉스는 경쟁사인 미국 마이크론의 232단 낸드플래시 세계 최초 양산과 관련해 "SK하이닉스도 238단 낸드의 연내 시험생산 완료와 내년 상반기 양산을 계획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시장 흐름 자체가 인공지능(AI), 머신러닝 등 HPC 시장에서 고사양, 고용량, 워크로드 필요로 하고 있고, 그런 분야의 중장기 성장성에 대한 의심 없어 내년부터 DDR5의 전환이 본격 진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당사는 1A나노 제품 경쟁력 기반으로 본격적인 DDR5 준비 및 적극적 시장 확대를 진행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유현석 기자 guspow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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