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선언' 인호役 송강호
냉철한 형사와 절박한 가족의 딜레마
33년차 철학 "늘 최선을 다해 연기"

송강호/사진=쇼박스

송강호/사진=쇼박스

AD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이이슬 기자] 칸 영화제에서 '기생충'(감독 봉준호)으로 황금종려상을 받고, '브로커'(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로 남우주연상을 거머쥔 배우 송강호(55)가 여름 극장가에 '비상선언'으로 귀환한다.


27일 오전 '비상선언' 개봉을 앞두고 진행된 인터뷰에서 송강호는 "재난 앞에서 가장 중요한 건 무엇인가. 사회 공동체와 삶에서 소중한 가치는 무엇인지 영화를 통해 이야기하고 싶다"고 말했다.

다음달 3일 개봉하는 '비상선언'은 사상 초유의 항공테러로 무조건적 착륙을 선포한 비행기와 재난에 맞서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로, '관상'(2013)·'더 킹'(2019)의 한재림 감독이 연출했다. 항공기에서 벌어지는 재난을 거대 스케일로 담았다. 송강호는 재난을 막기위해 고군분투하는 베테랑 형사팀장 인호로 분한다.


그는 "우리는 사람이기에 살다 보면 크고 재난을 겪게 된다. 누구에게나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 아닌가. 중요한 건 우리가 어떻게 받아들이고 해결하느냐"라고 했다. 그런 지점에서 '비상선언'은 다른 방식으로 재난을 바라본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재림 감독이 재난을 극복해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어른스럽고 담담하게 그렸다"고 말했다.

"해피엔딩이냐 아니냐를 떠나서, 사회공동체가 재난에 대처하는 과정에서 아름다움이 보이길 바라죠. 삶에서 소중한 게 무엇인지, 재난 속에서 우리가 소중하게 생각하는 가치가 무엇인지 들여다볼 수 있길 바랍니다."


'비상선언'은 기존 재난영화와 다른 방식으로 이야기를 펼친다는 점에서 차별된다. 비행기에서 이병헌이, 지상에서 송강호가 우직하게 분투하며 균형을 맞춘다.


송강호는 "배나 기차와 달리 지상에 정박하지 못하는 비행기라는 공간이 특수하다. 지상에 있는 사람들은 안타까워하지만 구할 수 없는 딜레마를 겪는다. 인호를 중심으로 그 딜레마를 표현한다. 단지 감정적으로 표현해서도 안 되고, 이성적으로 냉정하게만 볼 수도 없었다"고 말했다.

[인터뷰] 송강호 "영화는 운명처럼 만나는 것, 끝없이 연기해야죠" 원본보기 아이콘

[인터뷰] 송강호 "영화는 운명처럼 만나는 것, 끝없이 연기해야죠" 원본보기 아이콘


비행기에 타지 못해 아쉬웠지만 360도 짐벌 세트를 본 후로는 그 마음을 접었다고 했다. 송강호는 "처음에는 이병헌한테 '세트장에서만 촬영해서 부럽다'고 했는데 짐벌을 보고 무서웠다. 저도 지상에서 추격전도 하고 비도 맞으면서 고생했지만, 짐벌 촬영을 본 후로는 비행기를 타기 싫었다"며 웃었다.


밀도 높게 그려지는 추격전 촬영에서 다리 부상을 입었다고 털어놓은 송강호는 "담을 넘는 장면에서 실제로 다쳤다. 지문에 '다리를 절뚝이면서 쫓아간다'는 내용이 없었는데, 실제로 다쳐서 절뚝거릴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송강호는 한 감독과 '우아한 세계'(2007)·'관상'(2013)에 이어 세번째 호흡을 맞춘다. 굳은 신뢰를 바탕으로 15년째 영화 동지로 함께해오고 있다.


"한재림이 작가·감독으로서 작업하는 태도가 '우아한 세계' 때부터 좋았어요. 당시 재촬영을 8번이나 했는데, 찍을 때마다 좋았어요. 이렇게만 하면 80번도 더 찍겠다고 했죠. 밀고 나가는 태도도 인상적이고 정말 좋았죠. 당시에는 촬영장이 중구난방(衆口難防)이었는데, 젊은 친구가 참 대충 넘어가는 법이 없더라고요. 예민한 예술가로서 감각, 뚝심과 열정. 나이가 8살이나 어리지만, 평소에도 많이 배우고 존중합니다."


올해 남자배우 최초로 칸 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받으며 '칸의 남자'라는 수식어를 추가했다. '기생충', '브로커'로 굵직한 성과를 거뒀고, 심사위원으로 활동하며 '월드클래스' 길을 걸은 송강호다. 부담감은 없을까. 그는 "어떤 작품이든 부담되고 긴장된다"며 웃었다. 이어 "솔직히 '브로커'와 조금 다른 부담이 있다. 배우로서 최선을 다해 연기해야 하지만, 어떤 결과든 담담히 받아들일 준비를 하겠다"고 말했다.


이후 행보나 차기작 선택에 영향은 없을까. 작품 선택 기준에 관해 묻자 송강호는 "앞서 선역을 했다고 다음에 악역을 일부러 선택하지도 않고, 무언가를 계산해서 선택하지도 않는다"며 고개를 저었다. 그러면서 "작품(영화)은 운명처럼 만나는 것이다. 배역도 운명처럼 만나는 거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인터뷰] 송강호 "영화는 운명처럼 만나는 것, 끝없이 연기해야죠" 원본보기 아이콘


칸 수상 이후 선보이는 첫 차기작으로 언급되는 것에 관해 송강호는 "믿기 힘든 상을 받았지만 그건 배우로서 과정 중 하나"라며 "실패할 수도, 성공할 수도 있다"는 말로 애써 부담을 털어냈다. 그러면서 "배우로서 새로운 작품을 통해 관객과 끊임없이 소통할 것"이라고 했다.

AD

"1989년에 연극을 시작해서 33년째 연기를 하고 있고요. 영화는 26년째 하고 있죠. 늘 최선을 다해 작품과 연기를 선보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최선을 다했다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은 거죠. 잘 받아들여지면 감사하겠죠. '비상선언'은 한재림 감독이 오래 준비해왔고 많은 제작진의 열정적인 모습을 잊을 수가 없어요. 그 열정과 노력을 꼭 한번 극장에서 봐주시길 바랍니다."


이이슬 기자 ssmoly6@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