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영화관람료, 2년간 최대 40% 인상
관객 수 줄고 OTT 부상…입지 좁아져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극장관람료가 가파르게 치솟고 있다. / 사진=송현도 아시아경제 인턴기자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극장관람료가 가파르게 치솟고 있다. / 사진=송현도 아시아경제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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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주형 기자, 송현도 인턴기자]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2년에 걸쳐 극장가가 세 차례나 영화관람료를 인상했다. 관람료는 지난 수십년간 꾸준히 상승해 왔지만, 최근 2년의 인상 폭은 전례 없는 수준이다. 영화업계는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에 누적된 적자, 고물가 등을 고려하면 관람료 상승은 어쩔 수 없는 결정이었다고 설명한다. 여기에 더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등 신기술에 힘입은 새 경쟁 산업이 나타나면서, 극장이 설 자리는 계속해서 좁아지고 있다.


국내 최대 멀티플렉스 극장 체인인 CGV는 지난 4월 영화관람료를 1000~5000원 인상했다. CGV는 코로나19가 확산하기 시작한 2020년 이후 2년에 걸쳐 현재까지 총 세 번 관람료를 올리게 됐다.

이번 인상으로 성인 2D 영화관람료는 주중 1만4000원, 주말 1만5000원으로 조정된다. 'IMAX' 등 기술 특별관은 2000원, 고급관은 5000원씩 인상될 예정이다. 또 업계 1위인 CGV가 관람료 인상을 단행하면서 다른 극장 체인도 비슷한 수준의 가격 조정이 있었다.


이에 대해 CGV는 "코로나19 이후 적자가 누적돼 경영 위기가 가중되고, 제작 및 투자·배급 등 영화산업 생태계 전체가 더는 버틸 힘이 없다"라며 "생존을 위해 불가피하게 가격을 인상하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이어졌던 지난 2020년, 2021년 2년간 극장가는 막대한 영업손실을 감내해야 했다. / 사진=연합뉴스

사회적 거리두기가 이어졌던 지난 2020년, 2021년 2년간 극장가는 막대한 영업손실을 감내해야 했다.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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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국내 극장 체인 '빅3'인 CGV·롯데시네마·메가박스의 2020년·2021년 누적 영업손실 총액은 1조 651억원에 육박한다. 6%(올해 6월 기준)를 기록한 물가상승률도 기업들에 큰 부담이다. 영화관 시설 유지 및 서비스 비용에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를 감안해도 최근의 가격 인상 폭은 지나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코로나19 이전 일반 극장 영화관람료는 8000~1만원 수준이었다. 단 2년 만에 1만4000원으로 조정돼 약 40% 높아진 것이다. 연간 20% 가까운 상승률이다. '영화진흥위원회'(영진위) 자료에 따르면 국내 극장가는 지난 수십년 동안 5~7%가량 관람료를 인상해 왔다. 1년에 수십퍼센트의 인상률을 기록한 것은 이번이 최초다.


극장가가 전례 없는 수준의 가격 인상을 단행한 배경에는 막대한 영업손실뿐만이 아니라, 점차 영화사업에 불리해지는 업계 판도가 있다. 국내 영화 관람객 수는 이미 수년 전 정점을 찍고 정체기를 맞이했으며, 팬데믹(pandemic·세계적 대유행) 이후 세를 넓힌 OTT 등 대체 서비스와의 경쟁도 치열해졌기 때문이다.


영진위 자료를 보면 국내 극장 관객 수는 2013년 처음으로 2억명을 돌파한 뒤 2018년까지 정체기를 맞이했다. 2019년에는 2억2668만명으로 '반짝' 상승했으나, 다음 해인 2020년 5952만명을 기록해 전년 대비 73.7% 폭락했다. 고강도 거리두기 조처가 이어졌던 지난해는 6035만명으로 1.7% 상승하는 데 그쳤다.


본격적으로 일상 회복이 시작된 올해에는 영화 산업도 호황기를 맞을 것으로 예상됐으나, 올해 상반기 누적 관객 수는 4494만명, 전체 매출액은 2256억원으로 코로나19 이전 정점인 2019년 같은 기간(9307억원) 대비 48.7%에 불과하다. '극장가 정상화'까지는 여전히 먼 길이 남은 셈이다.


세계 최대의 스트리밍 플랫폼 넷플릭스는 지난해에만 한국에서 1200만명의 유료 구독자를 확보했다. / 사진=연합뉴스

세계 최대의 스트리밍 플랫폼 넷플릭스는 지난해에만 한국에서 1200만명의 유료 구독자를 확보했다.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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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드라마 등 영상콘텐츠 산업의 새로운 강자로 부상한 OTT도 극장가를 위협하는 요인이다. 세계 최대 스트리밍 플랫폼인 '넷플릭스'는 지난해에만 한국에서 1200만명의 구독자를 확보했다. 관객들을 영화관으로 끌어모으던 해외 블록버스터 제작업체인 디즈니, 워너브라더스 등도 자체 OTT 서비스를 출범하면서 극장의 입지는 더욱 좁아졌다. 이들 업체는 최신 영화 개봉 이후 몇 주만 지나면 자사 스트리밍 플랫폼에 공개한다.


영진위에 따르면 전체 한국 영화 산업 매출의 76.3%는 극장에서 나온다. 즉 영화가 극장을 통해 활발히 유통되지 않으면 극장가뿐만 아니라 투자배급사, 스튜디오까지 연쇄 피해를 볼 수 있다는 뜻이다. VOD 등 2차 유통 시장이 이미 극장 매출을 뛰어넘은 미국 등과 비교하면 관객 수 감소에 취약한 구조다.


정부는 영화 사업의 활력을 제고하기 위해 각종 지원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21일 문화체육관광부는 내년부터 2025년까지 3년간 영화발전기금 3000억원을 투입하고, 영화 제작비 세액공제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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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소비자의 영화 관람 비용 부담을 덜기 위해 소득공제 혜택도 적용된다. 기존 문화비 소득공제 제도는 연간 총급여액 7000만원 이하인 근로소득자가 도서 구입, 공연 관람 등에 지출한 금액에 100만원 한도로 30% 공제 혜택을 부여했는데, 여기에 영화관람료도 포함되는 방식이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송현도 인턴기자 doso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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