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나간 고객 잡아라"…오프 매장 강화하는 시디즈·일룸
[아시아경제 최동현 기자] 25일 찾은 서울 강남구 논현동 가구거리. 유명 가구 브랜드 매장이 줄줄이 입점해 있는 이곳 한가운데 지난 15일 의자 전문업체 시디즈가 자사 첫 플래그십 매장을 열었다. 입구에 들어서면 책상과 의자가 한세트로 4개씩 3줄로 반듯하게 비치돼 있어 마치 학교 교실에 온듯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공간 전반적으로 시디즈 특유의 모던하고 심플한 디자인 미학을 살린 게 눈에 띈다.
책상 위에는 태블릿PC가 비치돼 있다. 화면을 누르자 현재 앉아있는 의자를 자신의 체형에 맞게 조절하는 방법이 소개된다. 사용자들의 생생한 후기도 볼 수 있다. 등판젖힘과 머리받침대, 좌판 등의 기능을 확인하고 책상과의 높이 밸런스를 조정하니 앉은 자세가 한결 편해진다. 시디즈 관계자는 "색상과 소재 등을 선택하고 앉아서 직접 주문도 가능하다"면서 "고객 체험과 편의는 늘리는 대신 비대면 요소도 신경썼다"고 소개했다.
퍼시스그룹의 또 다른 가구 계열사인 일룸도 지난 8일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 ‘레이어드 일룸’이라는 팝업스토어를 열었다. 배우 김태리와 가수 ‘십센치’(10CM) 등 유명인의 취향이 담긴 컬렉션룸을 직접 경험할 수 있게 꾸몄다. 십센치의 방은 뮤지션의 공간답게 벽면에 일렉기타와 어쿠스틱기타가 걸려있고 측면엔 신디사이저가 놓여있다.
레이어드 일룸은 원데이 클래스룸, 반려견과 함께하는 체험공간, 카페 등 다양한 체험형 공간으로 꾸며졌다. 일상을 즐기는 과정에서 소파, 캣타워, 테이블 등 일룸의 가구를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도록 했다. 문을 연지 5일 만에 2000여명이 다녀갈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는 후문이다. 시디즈는 플래그십 매장에 120만원대의 초고가 의자까지 놓으며 논현동 주변 부유층 공략에 주력하고 있고 일룸은 주로 젊은층이 찾는 성수동에서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수요 확보에 열을 올리는 모습이다.
퍼시스그룹의 주력사인 시디즈와 일룸이 이른바 ‘핫플’에 잇따라 오프라인 매장을 연 것은 가구업계가 갈수록 부진한 상황에서 돌파구를 마련해보려는 취지로 해석된다. 원자재 가격과 물류비, 유가, 환율 등의 상승으로 외부 환경이 좋지 않고 국내에서도 사회적 거리두기 종료와 주택시장 부진 등의 여파로 가구 수요는 갈수록 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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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상장사인 시디즈의 올 1분기 실적을 보면 매출은 720억원으로 전년 동기(697억원) 대비 늘었으나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58억원에서 18억원으로 69% 급감했다. 비상장사인 일룸의 경우 지난해 영업이익은 402억원으로 전년 동기(413억원) 대비 소폭 감소했다. 2분기에도 상황이 나아지지 않자 시디즈는 지난 4월 의자 190여개 품목 가격을 평균 5% 올렸다. 일룸도 지난 5월 약 1년 만에 침대, 소파, 테이블 등 500여개 품목 가격을 평균 4% 인상했다. 가구업계 관계자는 "가구업은 주택시장에 상당한 영향을 받는데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와 건설현장 공사중단, 화물연대 파업 등으로 사정이 좋지 않다"면서 "최근 가구업계가 유행처럼 고객 체험형 매장을 여는 것은 B2B 부진을 B2C로 만회해보려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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