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뱅크, 0.8%p 인상 2.1% 금리 제공…웰컴저축銀은 3.0%까지
[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직장인 이연주(32·여·가명)씨는 최근 적금 만기로 수령한 목돈 3000만원을 일단 한 상호저축은행의 수시입출금식 통장(일명 파킹통장)에 넣어두기로 했다. 금리 인상기에 섣불리 예금에 가입하는 것이 부담스럽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조금만 더 품을 들이면 파킹통장으로도 연 3%대 금리를 노릴 수 있는 만큼 큰 손해가 아니란 판단이 들어서다.
기준금리 인상이 지속되면서 단 하루만 자금을 예치해도 이자를 지급하는 ‘파킹통장’의 금리 역시 오르고 있다. 특히 일부 저축은행은 시중은행의 정기예금이 부럽지 않은 수준인 3%대까지 파킹통장의 금리를 높이는 등 적극적인 자금유치전에 돌입한 모양새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이날부터 수시입출금식 통장인 ‘플러스박스’의 금리를 기존 연 1.3%에서 연 2.1%로 0.8%포인트(p) 인상한다. 최고금리가 적용되는 금액은 3억원까지며, 이자는 매월 넷째주 토요일에 받을 수 있다.
이같은 케이뱅크의 금리는 파킹통장 ‘붐’을 일으킨 토스뱅크 토스뱅크 통장의 금리 수준을 뛰어넘은 것이다. 토스뱅크는 앞서 1억원 이하 금액에 연 2.0% 이자를 지급하면서 약 300만명의 신규가입을 유치하는 등 큰 성과를 거둔 바 있다.
저축은행권도 파킹통장 금리전쟁에 참전 중이다. SBI저축은행은 지난 1일부터 디지털 채널 사이다뱅크의 입출금통장 금리를 연 1.6%에서 2.0%(1억원 이하)으로 인상했다. 하나저축은행 역시 하이 하나 보통예금의 금리를 2.5%(3000만원 이하)로 높였다.
최근엔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수준인 3%의 금리를 제공하는 곳도 등장하고 있다. 웰컴저축은행은 최근 자사 웰컴 직장인사랑 보통예금의 금리를 최대 2%에서 3%(5000만원 이하)로 인상했다. ▲100만원 이상 급여이체 실적 ▲자동이체(CMS) 및 지로 자동납부 실적 1건 이상 ▲마케팅 및 멤버십 동의 등 비교적 간단한 수준의 우대조건만 만족하면 된다. OK저축은행 역시 OK읏통장의 금리를 연 연 3.2%(1000만원 이하)로 높였다. 타 금융기관에서 제공하는 오픈뱅킹에 OK읏통장 계좌를 등록하기만 하면 우대금리 조건을 모두 충족시킬 수 있다.
수시입출금식 통장이 인기를 끄는 것은 최근 연이은 금리 상승의 영향으로 각종 금융투자상품은 물론 예·적금에 대해서도 관망세가 이어지고 있는 까닭이다. 일선 영업점에서 근무하는 한 상호금융기관 관계자는 "금리가 거의 매월, 매분기 인상되면서 고액 자산가 중에서도 숨고르기 차원에서 파킹통장에 일단 자금을 예치해 두는 경우가 있다"면서 "연말까진 기준금리 인상 기조로 시장금리도 계속 오를 전망이어서 이런 흐름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각 금융사 차원에서도 파킹통장은 모객 효과와 더불어 저원가성 예금을 확대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금융기관으로선 저원가성 예금은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에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효자 역할을 한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금리 인상기에 돌입하면서 저원가성 예금이 이탈하고 있는 만큼, 각 금융사들이 파킹통장 금리 인상을 통해 이를 조절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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