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름 싱글골퍼였는데…전깃줄에 포박되고서야 '바디스윙' 진리 깨달았죠"
삼성물산 부사장 출신 장일환 프로
골프 교재 '바디(body)스윙이 골프스윙이다' 출간
장일환 프로. 삼성물산 부사장을 역임한 그는 한국 나이 환갑에 미국 골프 유학을 떠났다. 티칭 프로 자격을 따내고 미국프로골프협회 회원이자 골프 인스트럭터로 활동하고 있다.
남들 눈에 띄랴 과장 시절 숨어서 골프를 쳤던 장일환 삼성물산 전 부사장은 골프 입문 10년 만에 3언더 69타를 쳤다. 심심찮게 싱글을 기록하는 베스트 직장인 골퍼가 됐다. 2018년 그는 35년의 직장 생활을 접고 미국 골프학교로 유학을 떠났다.
유학 후 첫번재 개인 레슨 시간을 잊을 수 없다. 그의 스승 리 데이트릭(Lee deitrick)은 장 전 부사장의 스윙을 보자마자 창고로 달려갔다. 투박한 전깃줄을 가져왔다. 리 교수는 전깃줄로 제자의 허리를 묶었다. 배 앞으로 삐져나온 짧은 전깃줄을 잡고 테이크 어웨이를 해보라고 했다. 전선이 너무 짧아 팔이 올라가질 않아 스윙이 될 리가 없었다. 스윙을 하려면 손이 아니라 몸을 움직여야 했다. 백스윙은 클럽을 높이 드는 것이 아니라 상체의 꼬임을 만드는 것, 즉 몸이 골프스윙의 중심이라는 가르침이었다. "바디(body·몸통)스윙이 골프스윙이다"라는 진리를 깨닫는 순간이었다.
2년간의 미국 유학에서 티칭 프로 자격까지 얻은 장 전 부사장이 최근 35년 골프인생의 체험과 깨달음을 담은 '바디스윙이 골프스윙이다'라는 제목의 책을 내놨다. 출간을 계기로 지난 11일 성남시 위례동의 한 카페에서 그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골프 레슨 교재 '바디스윙이 골프 스윙이다' 표지. 책은 장타를 치는 방법부터 스윙, 그립, 쇼트게임, 프리 루틴샷 등에 대해 저자가 직접 체험한 내용을 정리하고 있다. 골프를 새로 시작하는 젊은 세대부터 구력이 오래된 실버 세대까지 전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내용으로 구성했으며 골프 스윙에서 몸통 움직임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원본보기 아이콘-- 전깃줄에 묶인 심정이 어땠나
▶내 나름대로 골프에는 자신이 있었기 때문에 "좋은 스윙이다"라는 칭찬을 기대했었다. 속으로 무척 자존심이 상했다. 골프에 대한 회의도 느껴졌다. 지금까지 내가 아는 골프가 엉터리이고, 다시 배워야 한다는 말이라 눈앞에 깜깜했다.
-- 지난 30년간의 '잘못된 스윙'이 쉽게 고쳐지던가
▶골프는 자전거 타기와 같다. 한 번 배우면 그게 몸에 입력이 돼서 지워지지가 않는다. 그저 새로운 프로그램을 깔아줘야 한다. 몸통 스윙은 그 새로운 프로그램이고, 지독한 연습을 통해 바꿔나가야 한다.
-- 왜 그렇게 몸통스윙을 강조하나
▶팔과 손에는 엄청나게 근육이 많다. 이렇게 많은 근육을 순간적으로 뇌가 통제하긴 어렵다. 그래서 실수도 잦다. 광배근처럼 큰 근육, 단순한 근육의 움직임에 작은 근육이 따라오게 해야한다. 몸통, 몇 개 큰 근육만 움직이게 하면서 팔에 힘을 빼버리면 몸의 움직임에 따라서 자연스럽게 팔이 나간다. 그러면 골프가 자동으로 잘 된다. 골프는 절대 복잡한 것이 아니다. 몸통스윙은 그립과 셋업 자세를 바르게 하고, 스윙의 연속적인 순서만 잘 지키면 되는 것이다.
-- 유튜브로 골프는 배우는 사람이 많다. 몸통스윙은 잘 소개되지 않는 것 같다
▶유튜브도 좋은 레슨 도구가 될 수 있다. 그러나 문제도 많다. 유튜브 레슨에는 팔 동작, 펌핑 동작 등에 대한 설명이 지나치게 많은 경향이 있다. 아주 단편적인 접근이다. 특히 나는 원포인트 레슨을 잘 안하려고 한다. 그건 마취제와 똑같다.
-- 그럼 어떻게 배워야 하나. 일단 '바디스윙이 골프스윙이다' 책을 사야 할거 같다
▶책은 사지 않아도 된다. 초보, 직장인 골퍼라면 레슨을 받아라. 물론 좋은 스승을 만나야 한다. 몸통(바디)을 이야기하지 않고 장비와 손동작만 주로 이야기하는 강사가 있을 것이다. 그런 강사만 피해서 배우면 된다.
-- 골프인구 600만 시대다. 골프가 대중문화로 자리잡은걸까
▶ 아직 멀었다. 일단 라운딩 비용이 훨씬 더 내려가야 한다. 더 싸게, 누구나 칠 수 있어야 한다. 지금은 한 번 필드 나가면 30만원 쓴다. 300만원 월급 받아서 하루 다섯시간에 30만원 쓰는게 어디 쉬운 일인가.
-- 골프의 가격장벽을 어떻게 낮출 수 있나
▶미국에서 느낀 것 중에 하나는 한국의 클럽하우스는 너무 화려하다는 것이다. 목욕탕 등 모든 시설이 좋고, 직원 수도 과도하게 많은 것 같다. 그런 거품을 빼서 골프 가격장벽을 낮춰야 한다. 골프 한번 치는게 너무 비싸니까 골프문화도 오히려 망가지는 것이다. 어렵사리 비싼 돈 주고 예약해서 라운딩 나오면 셀카를 안 찍을 수가 없다. 30만원이나 썼는데 당연히 기록을 남겨야지 않겠나. 순대국밥집 가서는 셀카 안 찍는다. 누구나 언제 어디서나 먹을 수 있으니까.
-- 직장인 골퍼로서는 입지전적이다. 후배 직장인 골퍼들에게 조언을 한다면
▶ 라운딩을 나가면 비싼 옷, 비싼 클럽을 많이 본다. 바보같은 짓이다. 난 100만원 넘는 클럽을 사본 적이 없고, 레슨을 하면서도 클럽 좋은거 사라고 애기해본 적이 없다. 옷도 그냥 적당한 기능성이면 충분하다. 좋은 강사 만나서 기본적인 스윙, 몸통 스윙을 익혀라. 골프는 클럽이 아니라 몸이 주인이다.
80타 초반으로 친다면 피팅 정도는 괜찮다. 그 이상 되는 사람이 피팅에 시간·돈 쓰는 건 한심한 짓이다. 자기 스윙을 완성하는 것이 우선이다. 100타 이상이라면 절대로 장비나 피팅 이런 거에 욕심 부리지 마라. 마트에서 개당 1000원 하는 골프공도 아주 잘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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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방지를 위해서는 연습을 마무리할 때 반대로 스윙을 해라. 골프는 일방향 회전운동이기 때문에, 반대스윙을 해서 근육을 풀어주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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