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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 작업복 벗고 햐얀 가운 입은 오규석 전 군수, “한의원도 365일 무휴 총선까지 ‘고고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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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규석 한의사가 3선 임기를 마친 뒤 1일 한의원을 개업해 첫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오규석 한의사가 3선 임기를 마친 뒤 1일 한의원을 개업해 첫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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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영남취재본부 김용우 기자] “아, 1호 손님이네요! 진맥부터 해보지요.”(한의사)


“그동안 수고 많았습니다. 좀 쉬다 하시지 않고요?”(80대 환자)

전날 밤늦게까지 부산 기장군 야간 군수실을 지켰던 오규석 ‘군수’가 1일 오전에는 본래 직업이었던 한의사로 돌아가 있었다.


색 다른 볼펜 3개를 늘 가슴 주머니에 꽂고 다녔던 그의 청색 작업복이 하얀 가운으로 바뀌어 낯선 순간이다.


민선 초대 군수 3년을 포함해 3선 연임 12년까지 총 15년간 군수를 지냈던 그가 임기 마칠 새랴 바로 한의원을 개업해 7월 첫날부터 환자를 만나기 시작했다.

들어오는 ‘손님’마다 “좀 쉬시지 않고요”라고 인사하는 게 다른 개업 한의원과 다른 진료실 풍경이다. 이 한의사도 “손주 많이 컸지요”라고 답인사를 한 뒤 진료가 시작됐다. 환자들을 다 꿰고 있는 듯했다. 15년을 기장군 구석까지 발품으로 다녔던 오 전 군수의 기억력도 한몫이다.


인기 신상품을 기다리는 ‘오픈런’까지는 아니지만 아침부터 그가 개업한 한의원에는 진료받으려는 환자와 화환 배달업체 직원들로 바쁘게 돌아갔다.


개업축하 화환은 문전에서 거절돼 실랑이도 계속됐다. 전라북도 무주에서 보낸 축하 난도 예외 없었다.


“결제가 다 끝났어요. 우리도 먹고삽시다”고 통사정해도 오규석의 원칙은 매정했다. 아무것도 안 받고, 군수 업무추진비도 군민 세금이라며 안 썼던 그였기에 ‘빠꾸(백)’는 당연하게 직원들이 처리하고 있었다.


이날 오전 9시부터 진료가 시작됐지만 20여분 전부터 벌써 환자 20여명이 대기하고 있었다.


오 전 군수의 부인도 일을 도와 포스트잇에 순번을 써가며 ‘서툰’ 번호표를 나눠주고 있었다.


진료실과 한방침실, 탕제실 등 40평 남짓한 오규석 한의원은 365일 무휴로 운영된다고 써 붙어 있다. 그가 어제까지 하루도 쉬지 않고 군수직을 수행했던 ‘365일’과 닮았다.


이 직업 저 직업 바뀌어도 천성 못 바꾸는 일벌레를 그동안 기장군이 품었었다. 오 전 군수는 2년 뒤 총선에 나가겠다고 올해 초 선언했다.


사람도 만나고 ‘영향력’에 줄도 대고 정당도 기웃거려야 할 바쁜 시간에 ‘오규석 표’ 똥배짱이 돋보인다. 다음 총선 선거운동 개시까지 매일 주야간과 휴일 진료를 하루도 거르지 않겠다고 말했다.




영남취재본부 김용우 기자 kimpro777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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