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의 엔진·현대重 발사대…민간 주도 우주산업 신호탄
한화, 극한 조건 견디는
75t급 액체로켓 엔진 제작
현대중공업, 발사대 건립
연료주입 타워도 구축
300개 참여기업들 부품
조립 총괄은 KAI가 맡아
[아시아경제 정동훈 기자, 양낙규 군사전문기자]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 발사 성공에는 국내 민간 방위산업체들의 노력도 한 몫했다. 각자 맡은 역할을 완벽히 해낸 국내 300여개 기업들은 한국 우주산업의 태동을 연 숨은 주역으로 꼽힌다. 이번 발사 성공으로 국내에서도 민간 주도의 우주산업 시대가 활짝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22일 산업계에 따르면 누리호 개발에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 한화그룹, 현대중공업 등 국내 민간 기업 300여곳이 참여했다. 이들 기업은 설계와 제작, 시험, 발사 등 모든 과정에 참여했다. 누리호 성공의 이면에는 엔진 제작부터 체계 조립, 발사대 건설까지 도맡은 국내 기업들의 투자와 기여도 주효했다는 평가다.
누리호 발사 성공은 민간 주도 우주항공 산업의 신호탄과 같다. 그간 천문학적 비용과 첨단 기술력이 필요한 우주 산업은 국내에선 그간 주로 정부가 주도해왔다. 하지만 한화·현대중공업 등 국내 대기업의 적극적인 투자와 맞물려 민간 주도 우주산업 시대로의 전환은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누리호의 핵심 부품인 엔진은 한화그룹의 우주사업 계열사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담당했다. 누리호에는 1단 75t급 액체엔진 4기, 2단 75t급 1기, 3단 7t급 1기 등 총 6개의 엔진이 탑재되는데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이들 6기 엔진의 총 조립과 납품을 총괄했다. 이 가운데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납품한 75t급 액체로켓 엔진은 누리호를 우주로 쏘아 올리는 핵심 부품으로, 발사체가 중력을 극복하고 우주 궤도에 도달하는 동안 극한의 조건을 모두 견뎌 낼 수 있도록 제작됐다.
한화는 우주를 미래 먹거리로 점찍고 투자를 늘리고 있다. 그룹의 우주 산업을 총괄하는 협의체 ‘스페이스 허브’를 지난해 설립했고 지난해 국내 인공위성 전문 기업 ‘쎄트렉아이’에 약 1100억원, 영국 우주 인터넷 기업 ‘원웹’에 약 3500억원을 각각 투자, 우주 사업 비중을 키우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2013년 ‘나로호’ 발사대를 구축했던 경험을 토대로 이번 누리호 프로젝트에서 한국형발사체 발사대 건립을 총괄했다. 현대중공업은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약 4년 6개월에 걸쳐 전남 고흥군에 누리호 전용 제2 발사대를 건립했다. 누리호에 연료를 주입해주는 높이 48m의 엄빌리칼(umbilical) 타워도 함께 구축했다. 현대중공업은 이번 누리호 프로젝트에서 발사대 시스템 공정기술 국산화율을 100%로 끌어올렸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현대로템은 누리호 추진기관 시스템 및 추진공급계 시험설비를 구축해 발사 전 누리호 성능을 안정적으로 시험할 수 있도록 기여했다.
KAI의 경우 2014년부터 한국형발사체(KSLV-II·누리호) 개발사업에 참여했다. 누리호 1단 연료탱크와 산화제 탱크를 직접 제작하며 체계 총조립을 맡았다. 300여개 기업이 납품한 제품 조립을 총괄하는 역할이다. 누리호 2호 개발을 위해 기술자 30명을 항우연에 파견 보냈다. KAI는 이번 누리호 2호 발사성공을 계기로 차세대 중형위성 2호도 개발하고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와 차세대 중형위성 4호 발사 계약을 체결했다.
누리호 발사를 위해 육해공군도 총출동했다. 해군의 이지스함(KDX-Ⅲ·7600t급)은 제주도 남방 320여㎞ 해상에 대기하며 나로호의 궤도, 속도 등을 추적해 파편 낙하지점까지 확인했다. 이지스함은 최대 탐지거리가 1054㎞에 이르고 1000여 개의 목표물을 동시에 추적할 수 있는 SPY-1D 레이더를 탑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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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의 우주정보상황실은 미국 연합작전우주본부로 부터 위성분리 정보를 받아 항우연 등에 공유했다. 공군작전사령부 우주작전대는 만일에 사태에 대비했다. 전자광학위성감시체계를 활용해 나로호가 다른 위성이나 우주쓰레기와의 충돌을 감시했다.
양낙규 군사전문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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