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 공포에 짓눌린 원자재 가격
'수요 둔화 우려' 옥수수·밀·대두 선물 가격 급락…식량위기 정점 전망도
건설 둔화에 철광석 가격은 반토막…배터리 소재 코발트도 1월 이후 최저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세계 경기 침체 공포가 그동안 기세등등하던 원자재 시장에까지 먹구름을 드리우기 시작했다. 공급망 혼란,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연일 역사상 고점을 기록하던 원자재 가격이 최근 뚜렷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세계 식량 위기 정점?= 준틴스데이(노예해방일) 연휴를 마치고 21일(현지시간) 재개장한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BOE)에서 옥수수, 밀, 대두유 등 곡물가가 급락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했다.
이날 밀 가격은 4월 초 이후 처음으로 부셸당 10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전거래일 대비 5.7% 급락하며 부셸당 9.752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옥수수 선물 가격은 장중 최고 5% 하락하며 지난 3월 이후 최저인 부셸당 6.9425달러까지 떨어졌다. 대두 가격은 1.2% 하락하며 2월 이후 최저치로 내려갔다.
컨설팅업체 아크리텔은 경기 침체 공포가 원자재 가격을 짓누르고 있다고 진단했다. 경기 둔화 우려로 소비가 위축되면서 원자재 수요가 둔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주요 곡물 수출국의 작황에 대한 우려와 러시아와의 전쟁으로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이 여의치 않다는 점도 곡물가 하락의 원인이 되고 있다.
한편에서는 곡물가가 떨어지면서 식품발 물가 상승 압력이 완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메이방크 그룹의 추아 학 빈 이코니스트는 "세계 식량 위기가 정점에 도달했을 수 있다는 신호"라고 진단했다.
◆철광석 1년새 반토막 '경기 침체 전조'= 하지만 원자재 가격 하락이 곡물 뿐 아니라 전방위로 확산하고 있다는 점에서 경기 침체의 전조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대표적인 산업용 원자재인 철광석 가격은 1년 전의 절반으로 추락했다. S&P 글로벌 플랫츠에 따르면 이날 철광석 가격은 8% 급락해 6개월 만의 최저치인 t당 111.35달러로 추락했다. 지난해 이맘 때 코로나19 이후 경기 회복 기대감이 커지면서 철광석 가격은 t당 230달러를 넘었다. 철광석 가격은 최근 9거래일 연속 하락하면서 올해 상승분을 모두 상실했다. 시장에서는 지난해 11월 이후 처음으로 철광석 가격이 t당 100달러 아래로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BMO 캐피털 마켓츠의 콜린 해밀턴 애널리스트 원자재 담당 대표는 "건설 경기가 둔화되면서 건설업체들이 주문을 중단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철강 생산업체들이 생산을 줄이고 있다"고 말했다.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소재인 코발트 가격도 급락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패스트마켓츠가 이날 공개한 코발트 세계 기준 가격은 파운드당 34.5달러로 1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전기차와 휴대전화 수요 둔화가 코발트 가격 하락의 원인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코발트 가격은 유럽과 중국에서 모두 급락하고 있다. 유럽 코발트 가격은 5월 고점 이후 13% 하락했다.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에서 코발트 가격 급락은 더 심각하다. 중국 정부의 강력한 코로나19 봉쇄 조치로 지난달 일부 공장 가동이 중단된 탓에 중국 시장에서 코발트 가격은 3월 이후 37%나 떨어졌다.
◆유가도 하락할까= 다른 원자재와 달리 국제유가는 이날 상승마감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7월 만기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전거래일 대비 1.09달러 오른 배럴당 110.65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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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지난주 낙폭 과대에 따른 반발 매수 성격이 강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WTI는 지난 8일 배럴당 122.11달러까지 올랐으나 지난주 경기 침체 우려가 부각되며 급락했다. 연휴 직전인 지난 17일에는 하루 만에 6.8% 급락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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