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인플레에도 일본만 '나홀로 저금리'
엔저 유지하면서 기업실적·소비개선 기대
韓 수출기업은 가격 경쟁력 하락으로 타격
원화 동반 하락하면서 국내 물가도 상승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가 지난 13일 도쿄의 참의원 본회의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가 지난 13일 도쿄의 참의원 본회의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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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인플레이션에도 일본이 ‘나홀로 저금리’를 지속적으로 고수하면서 가뜩이나 불안한 한국 물가와 수출에 더욱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본이 계속해서 돈 풀기 정책을 통해 엔화 가치 하락을 유도할 경우 원화가치가 동반 하락하면서 국내 수입물가가 더 오르고, 일본과 경쟁하는 수출기업의 가격경쟁력도 하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21일 금융·외환시장에 따르면 일본이 최근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0.1%)하고 수익률곡선통제(YCC) 정책도 유지하기로 하면서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일본은행(BOJ)은 YCC 정책을 통해 막대한 국채를 사들이면서 10년물 국채금리를 0.25% 아래로 유지하는 초완화적 통화기조를 펼치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 대부분이 물가상승에 대응해 기준금리를 올리는 상황에서 일본만 저금리를 이어가자 엔화가치는 수직낙하하는 중이다. 이날 달러-엔 환율은 135.07엔에 거래됐고, 시장에선 수일 내에 136~138엔까지도 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달러 대비 엔화가 140엔 수준까지 도달하는 것은 1998년 동아시아 금융위기나 1980년대 버블 붕괴 직전에나 있었던 일이다.


문제는 엔화가치 하락이 우리 경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이다. 엔저는 일본 제품의 가격 경쟁력을 올리기 때문에 당장 일본과 경쟁하는 한국 기업이 피해를 입을 수 있다. 정규철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망실장은 "자동차나 기계류 등 수출기업은 일본과 경쟁하는 입장이다보니 엔저로 부정적인 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엔화와 원화는 경우에 따라 동조하는 모습도 보여 환율과 국내 물가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경제 전문가인 이지평 한국외국어대 융합일본지역학부 특임교수는 "엔저로 한국 기업이 타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외환시장에서 원화 매도 압력이 강해지면서 원화 약세로 이어질 수 있다"며 "이 경우 수입물가가 올라 국내 물가상승에 미치는 영향이 클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물가상승률이 5%를 상회하는 가운데 ‘엔저 리스크’까지 가세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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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기간 저성장에 시달려온 일본은 금융완화와 엔저를 통해 기업실적 개선과 소비확대를 기대하고 있는 만큼 당분간 엔저는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일본 역시 지속적인 엔저와 국제 원자재가격 상승으로 최근 물가부담이 커지고 있어 금융완화책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교수는 "엔저 기조가 지속되겠지만 140엔 정도가 한계가 될 것"이라고 했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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