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전보다 당선자 늘었지만
유권자 대비 3분의1로 과소 대표

[청년 정치 리포트] 지방선거 2030 당선인 70% "청년이 정치할 환경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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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아시아경제 박준이 기자, 김윤진 인턴기자] 청년정치가 제대로 꽃피지도 못한 채 위기를 맞고 있다. 지난 6·1 지방선거에서 2030세대 당선인은 전체 당선인의 10%를 넘어서면서 2018년 지방선거의 6% 보다 커졌다. 하지만 발탁 후 석달도 안돼 사퇴한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과 내년 임기까지 험로를 걷고 있는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사례에서 알 수 있듯, 청년 정치인이 성장할 수 있는 토양은 여전히 척박한 게 현실이다. 선거 때마다 정치권에서 떠오르는 ‘청년 인재론’. 하지만 대한민국에는 바닥 정치부터 젊은 정치인들이 성장할 수 있는 구조는 ‘제로(0)’에 가깝다는 비관적인 전망이 주류를 이룬다. 아시아경제는 이번 지방선거 결과를 토대로 당선된 청년 정치인에 대한 설문조사와 인터뷰를 통해 고충과 한계를 짚었다. 또 이들의 궁극적인 목표와 함께 우리 정치가 나아가야 할 방향성도 살폈다.

◆2030 당선인 70% "청년정치 어렵다"= 선거에 참여한 정치인들이 느낀 대한민국의 정치 현실은 철저히 ‘기성 정치인’ 중심이었다. 본지가 지난 15~20일 6일간 6·1 지방선거 시도 광역자치단체의원 가운데 청년(20세 이상 40세 미만) 당선인 3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2030세대가 정치할 수 있는 환경이 충분히 마련돼 있다고 생각하는가’라는 물음에 응답자 10명 가운데 7명(70.97%·22명)이 ‘아니오’라고 답했다. 이같이 생각하는 이유로는 조직력 부족(10명), 기성 정치인 중심의 구도(7명), 자금 부족(6명), 낮은 신뢰도(2명) 순이었다.


당선인들은 청년 정치인들의 비중이 낮은 근본적인 원인으로 ‘기성 정치인 중심의 구도가 공고하다’(15명)는 점을 가장 많이 꼽았다. 지역 및 중앙정당에서의 세력이 부족하다는 점(8명)도 다음 원인으로 지목됐다. 한 응답자는 "공천 과정에서 (후보 간) 단합의 과정이 있었고, 기성 조직의 견제를 받아 힘들었다"고 밝혔고, 다른 당선인은 "지역 유권자들이 공공연하게 돈을 요구했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특히 공천 과정이 어려웠다는 응답도 눈에 띄게 많았다. TK(대구·경북) 지역 당선인은 "공천만 받으면 당선된다는 TK 지역에서 청년이 공천받기란 ‘하늘의 별따기’"라며 "기존 토호세력과 조직들을 움직이려면 돈이 들고, 이미 그들과 이해관계가 얽혀있는 지역 정치판에 청년이 들어오기에는 아직 어리다는 인식이 팽배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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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당이 기회제공 해야"= 이들은 정치를 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으로 정당의 기회 제공(23명)을 꼽았다. 정치 교육의 필요성(6명)도 다음으로 지목됐다. 한 응답자는 "선거 준비를 위한 참고자료가 미비해 정치 초년생들 입장에서 사전 지식이 부족하고 자료 제출 기한에도 시간에 쫓기듯 급급히 처리해야 했다"고 답했다. 다른 응답자도 "첫 출마로 경험이 부족했고 자료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공감했다. 자금 지원과 함께 홍보 지원을 필요로 하는 의견도 있었다. 한 당선인은 "청년 정치인, 특히 지방 의원들은 자신들이 하는 의정 활동을 적극 홍보할 만한 역량이 갖춰져 있지 않다"며 "의미 있는 의정 활동을 하는 청년 정치인에 대한 언론 보도와 홍보가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2030당선인 ‘100명 중 10명’= 지난 6·1 지방선거 결과를 보면 숫자상으론 청년정치인의 당선이 현저히 늘었다. 전체 당선인 4125명 가운데 만 20~39세는 10.08%인 416명을 차지했다. 지난 2018년 지방선거 당선인 가운데 2030 비중이 6%(238명)였던 것과 비교하면 1.7배 증가한 수치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39세 이하 청년 유권자가 34%를 차지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여전히 성과는 미약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지방의회에서 과소대표되고 있다는 얘기다. 국제의원연맹(IPU)에 따르면 한국은 지난해 기준 39세 이하 청년의원 비율이 5%에 미치지 못해 전체 121개국 가운데 118위로 꼴찌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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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시도지사와 시군구장, 교육감 선거 등 단체장 급에서는 2018년 선거 때와 마찬가지로 만 39세 이하 당선자는 한명도 없었다. 이런 결과는 각 정당이 이번 선거를 앞두고 공천 혁신을 내건 것에 못 미친다. 더불어민주당은 여성, 청년 공천을 30% 이상 확대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정작 만 39세 이하 후보자 공천 비율은 11%에 그쳤다. 또 여야가 정치 신인의 진입을 돕기 위해 중대선거구제를 시범 도입했지만 해당 제도가 선거 직전에 일부 지역에만 적용되면서 유의미한 결과를 도출하지 못했다는 평가다.


박준이 기자 giver@asiae.co.kr
김윤진 인턴기자 yjn2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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