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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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대현 기자] 고등학교 졸업을 10여일 앞두고 어머니가 도시로 이주했다는 이유로 '농어촌 전형' 입학이 취소된 학생이 대학을 상대로 낸 불복소송에서 승소했다.


17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20부(재판장 김형석 부장판사)는 대학생 A씨(20)가 서울 소재 B 대학 측을 상대로 낸 입학취소 처분 무효 확인소송 1심에서 "원고에 대한 입학취소 처분은 무효"라며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고 판결했다.

앞서 초등학생 때부터 10여년간 농어촌에 거주한 A씨는 지난해 12월16일 B 대학 2022년 수시모집 농어촌 전형에 합격했다. '농어촌 지역 중학교 입학 시부터 고등학교 졸업 시까지 전 교육과정을 이수하고, 이 기간 부·모·학생 모두가 농어촌 지역에 거주'한 지원자를 선발하는 유형이었다. 이틀 만에 문서등록을 마치고 학번도 부여받은 A씨는 올해 1월7일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2월9일 대학 등록금 납부까지 완료했다.


그런데 B 대학은 A씨의 어머니가 자녀의 고등학교 졸업 10일 전인 지난해 12월27일 농어촌 외 지역으로 주민등록을 옮긴 점을 지적하며 A씨의 입학을 취소했다. 관련 모집요강에 농어촌 지역 거주 인정기간'본교 등록마감일까지'라고 명시했고, 여기서 등록마감일은 '등록금 납부 마감일(2월11일)'을 의미한다는 취지였다.

A씨의 어머니는 근무지가 바뀌면서 충남의 한 소도시로 주민등록을 옮겼는데, 이 과정에서 어머니의 거주지가 읍·면에서 동으로 변경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이에 불복해 소송을 제기했다. A씨 측은 "해당 규정은 고등학교 졸업예정자의 농어촌 지역 거주요건을 완화하는 규정"이라며 "'등록마감일은 '최초합격자의 문서등록마감일'인 지난해 12월20일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1심은 A씨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본교 등록마감일' 문구에서 '등록'은 '등록금 납부마감일'을 뜻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지원자로서는 이 문구가 문서등록(등록예치금 납부) 혹은 등록금 납부 중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 쉽게 알아차리기 어려워 보인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지원자격' 규정은 지원자의 법률상 지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므로, 이를 엄격히 해석할 필요가 있다"며 "내용이 명백하지 못하거나 의심스러운 땐 그 작성자인 피고에게 불리하게 제한적으로 해석하는 게 타당하다"고 부연했다. 설령 A씨가 지원자격을 충족하지 못했다고 봐도, 이는 학교가 작성한 규정 내용이 불명확한 탓이 크다는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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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원고의 합격을 취소함으로써 입학전형의 객관성과 공정성이 회복된다고 보이지는 않는 반면, 원고로서는 이 사건 처분으로 인해 B 대학교에서 교육을 받을 기회 자체를 박탈당하게 된다"고 재판부는 밝혔다.


김대현 기자 kd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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