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바닥 바이든, 내달 사우디 방문…중동정책 큰틀 바뀌나(종합)
내달 13~16일 중동방문…빈 살만과 대면
민주당 내 논란확산…"권위주의 정권과 타협 유감"
중동 출구전략 대폭 수정 가능성…"중·러 견제 필요"
[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다음달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하고, 인권문제로 대립하던 사우디의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도 직접 만난다고 밝혔다. 최근 물가급등의 주 원인으로 지목된 유가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중동 산유국들의 증산을 유도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이번 방문을 계기로 바이든 행정부의 전반적인 중동 전략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14일(현지시간)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다음달 13~16일 바이든 대통령이 사우디와 이스라엘 등 중동국가들을 방문할 예정"이라며 "바이든 대통령은 걸프협력회의(GCC)+3 정상회의에 참석해 미국의 안보와 경제, 외교적 이익 증진을 위해 12명 이상의 지도자들과 회담을 나눌 것"이라고 밝혔다.
GCC+3 회담은 사우디를 주축으로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오만, 쿠웨이트, 바레인 등 GCC 회원국과 이라크, 이집트, 요르단이 정례적으로 모이는 경제·안보 회담으로 중동 주요 산유국들이 모두 모이는 자리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 회담에서 산유국들의 석유 증산을 강력히 요청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유가 급등으로 인한 인플레이션으로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이 급락하면서 민주당은 오는 11월 중간 선거뿐 아니라 차기 대선까지 위태로운 상황이다.
이번 중동 방문의 하이라이트는 사우디 실권자인 빈 살만 왕세자와의 회담이다. 빈 살만 왕세자는 앞서 지난 2018년 워싱턴포스트(WP)의 칼럼리스트이자 사우디의 반체제 언론인인 자말 카슈끄지 암살사건의 배후로 지목받은 바 있다. 해당 사건 이후 미국과 사우디간 관계는 크게 악화돼왔다.
바이든 대통령이 빈 살만 왕세자를 직접 만나는 것을 두고 미국 민주당 내에서도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대선 공약부터 외교정책에서 인권을 원칙으로 내세웠던 바이든 행정부가 이를 스스로 어기는 딜레마에 빠졌다는 지적이다. 앞서 지난 10일 미국 내 13개 인권단체도 바이든 대통령의 사우디 방문에 반대한다는 공동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민주당 내 2인자인 딕 더빈 미 상원 민주당 원내총무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석유공급을 늘리기 위해 반드시 뭔가 해야하는 입장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빈 살만을 만나야만 하는 것은 이해한다"면서도 "그러나 우리와 가치를 공유하지 않는 권위주의 정권과 타협하는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번 방문이 단순히 석유와 인권문제를 맞교환하는 자리가 아닌, 미국의 중동정책의 큰 변화를 암시하는 방문이라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이번 방문에서 중동국가들이 석유 증산의 대가로 군사개입과 안보보장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바이든 행정부가 추진해온 중동 출구전략이 대폭 수정될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서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해 8월 아프가니스탄 철군 결정 이후 줄곧 중동보다는 인도·태평양 지역에 집중해 왔다. 사우디의 주요 석유 시설이 이란의 배후 지원을 받고 있는 예멘 후티반군의 공격을 받는 상황에도 군사 지원을 하지 않았다.
사우디 등 중동 친미 국가들은 미국 출구 전략 이후 발생한 안보 공백 상황에서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중국, 러시아와 밀착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서방의 대러 제재에도 중동 산유국들이 러시아와 관계를 이어가는 배경이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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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니엘 샤피로 전 이스라엘 주재 미국대사는 폴리티코에 게재한 기고를 통해 "미국의 핵심적인 전략적 이해관계를 따져봤을 때, 중국과 러시아 견제를 위해서라도 미국은 다시 중동에 적극적인 군사개입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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