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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만에 돌아온 '흠뻑쇼' 비난 봇물…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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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대유행 이후 3년 만에 재개된 '흠뻑쇼'
싸이 "흠뻑쇼에 식수 300톤 쓴다" 직접 언급
하지만 올봄 극심한 가뭄에…비판 여론 확산
"가뭄 극심한데 공연으로 300톤 사용, 적절치 않아"

가수 싸이가 3년 만에 '흠뻑쇼'를 재개한다고 밝힌 가운데 300톤가량의 식수가 공연에 사용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일각에서는 "극심한 가뭄 상황에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이 나온다. 사진은 공연 중인 흠뻑쇼의 모습./사진=유튜브 채널 'officialpsy' 캡처.

가수 싸이가 3년 만에 '흠뻑쇼'를 재개한다고 밝힌 가운데 300톤가량의 식수가 공연에 사용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일각에서는 "극심한 가뭄 상황에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이 나온다. 사진은 공연 중인 흠뻑쇼의 모습./사진=유튜브 채널 'officialpsy'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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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윤슬기 기자] 독보적인 무대 퍼포먼스로 사랑을 받아온 가수 싸이의 '흠뻑쇼'가 도마에 올랐다. 전국 농가에서 극심한 가뭄으로 고통을 호소하는 가운데 '흠뻑쇼'에서 사용하는 대량의 식수가 문제가 됐다. 일회성 유희를 위해 자원을 낭비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싸이(PSY)가 3년 만에 여름 대표 콘서트 '흠뻑쇼'를 재개한다. 싸이는 지난 3일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싸이 흠뻑쇼 SUMMER SWAG 2022' 공연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싸이의 흠뻑쇼는 물을 흠뻑 뿌려 더위를 날린다는 콘셉트로 여름철 가장 먼저 생각나는 콘서트 1위로 뽑힐 만큼 많은 사랑을 받아왔지만, 코로나19 대규모 확산 이후 3년 동안 중단돼 많은 팬들의 아쉬움을 샀다.

지난 2011년 시작된 '흠뻑쇼'는 공연장 곳곳에 설치된 물 대포 등을 이용해 물을 퍼붓는 퍼포먼스로 유명하다. 공연 내내 대량의 물을 뿌리다 보니 휴대폰 방수팩, 여벌 옷, 샌들 등 물 공세를 피할 수 있는 물건들은 흠뻑쇼 참가의 필수품이 됐다.


하지만 돌아온 흠뻑쇼에 달가운 반응만 있는 건 아니다. 전국 농가에서 계속된 긴 가뭄으로 피해를 호소하고 있는 상황에 300톤가량의 물을 재미를 위해 사용하는 게 적절하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앞서 지난달 4일 MBC 예능프로그램 '라디오스타'에 출연한 싸이는 '흠뻑쇼'를 언급하면서 "물 값이 많이 나간다. 공연 한 회당 300톤의 식수를 사용한다"고 밝힌 바 있다.


흠뻑쇼는 2019년 기준(7월13일~8월24일) 약 한 달 동안 전국에서 총 11회의 공연이 진행됐는데, 1회 당 300톤의 식수를 사용한다는 싸이의 말대로라면 총 3300톤 가량의 물이 투입된 것으로 추측된다. 올해 공연이 지난 공연처럼 약 한 달 일정으로 진행되는 것으로 비춰봤을 때 이번에도 이와 비슷한 양의 물이 쓰일 것으로 보인다.

가수 싸이가 3년 만에 '흠뻑쇼'를 재개한다고 밝힌 가운데 300톤가량의 식수가 공연에 사용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일각에서는 "극심한 가뭄 상황에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이 나온다. 사진은 공연 중인 흠뻑쇼의 모습./사진=유튜브 채널 'officialpsy' 캡처.

가수 싸이가 3년 만에 '흠뻑쇼'를 재개한다고 밝힌 가운데 300톤가량의 식수가 공연에 사용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일각에서는 "극심한 가뭄 상황에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이 나온다. 사진은 공연 중인 흠뻑쇼의 모습./사진=유튜브 채널 'officialpsy'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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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최근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 비를 염원하는 기우제를 지낼 만큼 봄 가뭄이 심각한 상황이라는 점이다. 6일 농림축산식품부는 4일~6일 사이 전국적 강우 이후 지역·작물별 농작물 생육 상황을 긴급 점검한 결과, 이번 단비로도 강우량이 20㎜ 미만인 인천, 경기, 충남북, 강원 영서, 전남 서부 등의 지역은 가뭄 해갈에 역부족인 상황이라고 밝혔다. 또 지난 5일까지 최근 6개월간 전국 누적 강수량은 166.8㎜로 평년 강수량인 344.8㎜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기상관측망을 전국적으로 확충한 1973년 이후 역대 최저 수치다.


이렇다 보니 흠뻑쇼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대학생 때부터 흠뻑쇼를 찾았다는 취업준비생 임모씨(25)씨는 "대학교 1학년 때 갔다가 가수 에너지에 깜짝 놀랐던 기억이 있다"며 "흠뻑쇼는 막차가 끊기면 첫차 시간까지 싸이가 공연을 안 끝낸다고 할 만큼 열정이 넘치는 콘서트라 찾게 되는 매력이 있지만, 올해는 건너띄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아무래도 한쪽에서는 가뭄 피해를 받고 있는데 한쪽에서는 물을 몇백톤씩 펑펑 쓰는 공연을 하는 게 껄끄러운 부분이 있다"며 "가뭄인 상황에서는 물을 쓰지 않는 방식으로 하거나, 물 사용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 보는 게 맞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한 트위터 이용자 A씨도 "가뭄 든 미국에선 잔디에 물 주는 것도 규제한다"며 "가뭄인 만큼 많은 물을 공연에 사용하는 건 자제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현재 미국은 기후 변화로 가뭄이 악화되자 잔디밭 물주기를 제한하는 등 절수 조치를 도입했다. 2일(현지시각) USA 투데이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남부 지역 상수도 당국은 로스앤젤레스(LA), 샌버너디노, 벤투라 카운티 등의 지역을 대상으로 야외에서 물을 사용할 수 있는 횟수를 주당 1~2회로 단축하는 조치를 발표했다. 절수 지침을 위반할 경우 최대 600달러(약 75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일각에서 흠뻑쇼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는 데 대해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최근 환경 문제에 대한 정보 교류 통로가 많아지다 보니 환경 감수성이 굉장히 커진 상황"이라면서 "여기에 가뭄까지 겹치면서 물을 대량으로 사용하는 흠뻑쇼에 대한 비판 여론이 나오는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이 교수는 "가수 입장에서는 공연의 콘셉트도 있기 때문에 물을 아예 사용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도 "다만, 가수 측에서 가뭄이라는 사회적 어려움을 감안해 물 사용량을 줄이는 방식 등으로 비판 여론을 어느 정도 수용할 필요가 있다. 또 싸이는 대학 축제 섭외 1순위로 통할 만큼 2030 사이에서 영향력이 큰 연예인이기 때문에 솔선수범하는 자세가 필요해 보인다"고 조언했다.


한편 싸이 소속사 관계자는 "흠뻑쇼 관련 보도를 확인하고 있다"며 "오랜기간 준비해온 콘서트인 만큼 조심스러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윤슬기 기자 seul9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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