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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음식' 이젠 옛말?…삼겹살 '금(金)겹살' 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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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겹살 시세 한 달 전보다 20% 상승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에 사료값 인상
KDI, 연간 소비자물가 4.2% 상승 전망

서울 한 대형마트 축산 코너 판매대에 돼지고기가 진열돼있다. 사진=아시아경제DB.

서울 한 대형마트 축산 코너 판매대에 돼지고기가 진열돼있다. 사진=아시아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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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허미담 기자] # 서울 양천구에 거주하는 직장인 김모씨(26)는 지난달부터 가계부를 쓰기 시작했다. 식비부터 월세 등 오른 물가를 감당하기 어려워져서다. 김씨는 "요즘 외식하기가 무서울 정도다. 줄일 수 있는 게 식비밖에 없어서 싼 반찬을 사 오거나 집에서 밥을 해 먹으려고 노력 중이다. 그런데 식재료값이 너무 올라 부담스럽긴 매한가지"라고 토로했다. 이어 "얼마 전에는 고기를 사기 위해 마트에 갔는데 삼겹살 3줄에 2만5000원 정도 해서 깜짝 놀랐다"며 "월급은 제자리인데 물가만 계속 오르니 사는 게 더 팍팍해지는 것 같다"고 털어놨다.


최근 육류 가격이 치솟으면서 소비자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서민 음식의 대표 격인 삼겹살은 '금(金)겹살'이라 불릴 정도로 가격이 뛴 데다 삼겹살에 곁들이는 쌈 채소 가격도 함께 오르면서 밥상 물가 부담이 커지고 있다. 이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국제 곡물 가격이 급등했고 곡물 가격 인상이 사료 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육류 가격까지 오르게 만든 것이다.

19일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전날 기준 미국산 갈비(100g)의 소비자가는 4403원으로 1년 전(2476원)에 비해 77% 상승했다. 호주산 갈비 역시 같은 날 기준 4385원으로 1년 전(2422원)보다 81% 올랐다.


상대적으로 저렴했던 수입육 가격이 급등하면서 국산육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그러나 국산육 역시 가격이 오르면서 소비자들의 부담은 높아지고 있다. 국산 냉장 삼겹살 소비자 가격은 100g에 2829원으로, 한달 전(2347원)보다 약 20% 정도 올랐다.


식당에서 판매하는 삼겹살 1인분(200g 기준) 가격은 이미 2만원에 달한다. 고깃집을 운영하는 일부 업체들은 가격 인상에 따른 소비자의 거부감을 줄이기 위해 삼겹살 1인분 중량을 줄이는 상황이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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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류 가격 상승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연관 있다. 두 나라는 '세계의 곡창지대'로 불릴 만큼 밀, 옥수수 등의 주요 생산국이다. 그러나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농사를 짓지 못해 각종 곡물 가격이 급등했다. 이에 따라 사료용 곡물 가격 역시 치솟으면서 돼지고기 등 육류값이 오르게 됐다.


이 가운데 삼겹살과 같이 먹는 쌈 채소 가격도 급등해 소비자 부담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팜에어·한경 농산물가격지수(KAPI)에 따르면 도매시장에서 거래된 이번 달 깻잎 평균 가격은 ㎏당 7664원으로 전년 동월(5163원) 대비 48.4% 올랐다. 평년 5월 가격(4289원)과 비교하면 78.7% 급등했다.


문제는 앞으로 육류값이 더 오를 수 있다는 점이다. 삼겹살은 통상 캠핑용 수요가 늘어나는 여름철(7~8월) 가격이 가장 비싸게 형성된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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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도 오른 삼겹살 가격에 부담을 토로하는 의견이 이어지고 있다. 한 누리꾼은 "요즘 삼겹살 가격이 엄청 비싸다. 마트에 갔더니 100g에 3300~3600원정도 하더라"며 "보통 2200~2500원 정도 했던 것 같은데…"라고 말했다. 또 다른 누리꾼 역시 "물가가 오른 건 알고 있었지만, 마트 가서 삼겹살 가격 보고 깜짝 놀랐다. 여름철에는 더 오를텐데 걱정이다. 월급 빼고 다 오르나 보다"고 했다.


육류 가격 상승은 밥상 물가 부담 증대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지난해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서 발표한 '육류 소비구조의 변화와 전망' 보고서를 보면 국내 1인당 연간 육류 소비량은 지난 20년간 31.9㎏에서 54.3㎏으로 약 71% 증가했다. 이는 국내 1인당 연간 쌀 소비량(57.7kg)의 94%에 달하는 수준으로, 고기를 주식인 '쌀'만큼 많이 먹는다는 뜻이다.


한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올해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2%로 높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KDI는 18일 발간한 '2022년 상반기 경제전망'을 통해 소비자물가에 대해 "2022년에 경기 회복과 국제유가 급등 영향으로 4.2%의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뒤 2023년에는 국제유가가 안정되면서 2.2%로 상승률이 하락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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