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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동시각] 다양성 존중, 이번엔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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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 현직 대통령의 탄핵이라는 역사적인 비극을 딛고 탄생한 문재인 정부가 지난 9일을 끝으로 역사 속으로 들어갔다. 문 전 대통령은 10일 경남 양산 사저로 향하며 지지자들에게 "여러분 덕분에 저는 마지막까지 행복한 대통령이 될 수 있었다"며 감사를 표하고 "저는 해방됐고 자유인이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초동시각] 다양성 존중, 이번엔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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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전 대통령은 임기 마지막 날까지 콘크리트 지지율 40%를 지킨 대통령으로 역사에 남았다. 그 이전 대통령들이 초기 높은 지지율을 바탕으로 승승장구하다 말년에는 초라한 지지율로 레임덕을 겪는 것과는 대조되는 말년을 보냈다. 직선제 이후 득표율보다 국정평가 긍정률이 높은 유일한 대통령이기도 하다. 그만큼 탄탄한 지지층을 보유하고 있다는 뜻이다.


정치 전문가들은 문 전 대통령의 특징 중 하나로 ‘레임덕이 없었다’는 것을 꼽으며 이례적이라고 평가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것이 과연 긍정적이기만 한지에 대해서는 회의감을 표한다.

높은 지지율에도 불구하고 정권 재창출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한 전문가는 "지지율이 높은데 정권 재창출을 하지 못한다는 것은 국민의 정치성향이 완벽하게 둘로 갈라졌기 때문"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마지막까지 행복한 대통령’이 됐지만, 안타깝게도 지난 5년 국민 간의 분열은 더욱 심해졌다. ‘조국 사태’와 부동산 문제, 젠더문제 등이 불거지며 이념과 세대, 지역, 부동산 등 자산, 성별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분열이 심화됐다. 그 분열을 완화시키지 못했다는 점에서, 문 전 대통령은 아무리 높은 콘크리트 지지율을 기록하더라도 지도자로서 책임을 피해갈 수는 없다.


앞으로 5년을 이끌어 갈 윤석열 대통령 역시 이 점을 명심해야 한다. 콘크리트 지지층만 바라보는 정치를 한다면 지지율은 지킬 수 있겠지만 정권 재창출은 불가능하다. 윤 대통령에게 사람들이 기대하는 것 역시 모든 국민을 아우르는 정치를 해 달라는 것이다. 윤 대통령이 용산으로 집무실을 옮긴 명분도 국민의 목소리를 두루 듣겠다는 것이었던 만큼, 더 포용하고 더 열려 있어야만 한다.

물론 이미 정치 지형이 양분된 상태에서 통합과 협치는 쉽지 않은 과제다. 0.7%포인트로 갈린 대통령 선거 결과는 반반으로 나뉜 우리 사회의 구도를 그대로 드러냈다. 게다가 6월 지방선거를 한 달도 남겨놓지 않고 있는 상황인 만큼 정치 지형의 분열은 앞으로 더 심해질 가능성도 높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 정권에서 반드시 국민통합의 과제를 이뤄내야 대한민국은 앞으로 더 나아갈 수 있다.


윤 대통령의 취임식이 열린 10일 오전, 여의도 국회의사당 하늘에 ‘무지개’가 떴다는 소식이 화제다. 무지개는 전통적으로 평화와 행운을 나타내며 성소수자들의 상징으로도 쓰이지만 ‘다양성’으로도 해석된다. 취임사에서는 단 한 차례도 ‘통합’을 언급하지 않은 윤 대통령이지만, 그 무지개를 보고 다양성을 존중하는 통합의 정치의 절실함을 떠올리길 바란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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