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정 아이쿱협동조합연구소 객원연구원

2020년 12월 10일 대한민국 정부는 ‘2050 탄소 중립 비전’을 선언했다.


‘탄소중립’이란 화석연료 사용 등으로 배출되는 온실가스를 줄이고, 불가피하게 배출되는 온실가스는 산림·습지 등을 통해 흡수 또는 제거해서 실질적인 배출이 ‘0’이 되도록 하는 것을 말한다.

이에 따라 다양한 분야에서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데 대표적으로 ‘탈 플라스틱’ 사회로 진입하는 것을 꼽을 수 있다.


아시아경제 호남취재본부는 탈 플라스틱에 공감하고 함께 하기 위해 ‘소비자기후행동 칼럼’을 연재한다.

[소비자기후행동 칼럼] 늦었다고 생각한 때가 빠른 때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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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기후위기 문제가 사람들의 관심사가 되기 시작한 것은 불과 몇 년 되지 않았다. 코로나19 팬데믹과 2020년 50일이 넘는 긴 비의 영향이 컸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많은 연구 결과들은 기후변화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매우 가변적임을 보여주고 있다. 기후변화에 대한 개인의 인식은 언론의 영향을 많이 받고, 언론매체의 해석이 달라지면 사안의 중요성이 흐려지거나 달라진다는 것이다.


실제로 영국에서 실시한 조사 결과 ‘기후변화가 아주 우려된다(very concerned)’라고 응답한 비율이 2006년 81%에서 2009년 76%로 오히려 감소한 바 있다. 기후문제에 대한 개인의 인식은 실천 행동과 연결되고 정책 수용성과 기업의 변화에도 강력한 힘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지금 같은 급박한 기후 위기 상황에서 그 중요성은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지난해 (재)아이쿱협동조합연구소는 소비자 환경운동단체인 소비자기후행동(소기행)과 함께 기후위기에 대한 개인 인식과 실천 행동의 중요성을 확산하기 위해 ‘기후변화에 대한 소기행 회원들의 인식과 실천 행동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다.


식사, 일회용품 사용량, 각종 폐기물 배출량, 전기·수도·가스 등 에너지 사용량 등 일상 속 실천을 참가자들이 직접 기록하고 그 효과를 분석한 국내 연구는 거의 없었기에 이번 연구는 여러 면에서 의미가 있었다.


총 119명의 참가자들이 기후변화 인식에 대한 사전 설문 조사에 참여하고 일주일 동안 매끼 식사와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량, 음식물 쓰레기양, 종량제 쓰레기, 재활용품 배출량, 전기·수도·가스 등 에너지 사용량을 기록했다.


조사 결과 주목할 점은 기후변화에 대한 소기행 회원들의 인식이었다. 일반 시민들이 TV나 포털, 언론매체의 영향을 많이 받는 것에 비해 절반 이상의 소기행 회원들은 생협과 소기행 활동 및 캠페인을 통해 기후 변화에 대한 정보를 얻고 있었다.


실제 소기행 참가자들은 식생활, 일회용 플라스틱, 폐기물 배출량이 한국인 평균에 비해 낮았는데 자기 주도적인 참여와 활동을 통해 기후에 대한 관심과 인식을 형성했기에 더 적극적인 개인 실천 행동으로 이어지게 된 것이라고 추정된다.


자세히 보면 식생활에서 환경부 보고서(양승룡 외, 2010)의 표본 식단에 비해 16% 적은 탄소를 배출했고 섭취 횟수가 많은 음식은 채식 메뉴가 대부분이었다.


또 일회용 플라스틱의 경우 그린피스의 2019년 보고서와 비교했을 때 평균 수치에 비해 생수병은 현저히 적은 16.7%를, 카페컵은 61.5%, 비닐봉투는 36%를 사용했다.


종량제 쓰레기는 1인당 일일 배출량의 43.8%, 재활용품은 평균의 74%를 배출했는데 이를 통해 전반적인 소비에서 환경을 의식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소기행 회원들은 정책 변화를 위한 애드보커시 활동뿐만아니라 개인 생활에서의 실천도 적극적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결과도 나타났다.


소기행에서 지난해 상반기, 소비기한표시제 캠페인을 통해 음식물 쓰레기로 인한 엄청난 탄소배출량을 줄이자는 활동을 전개했는데 실제 소기행 회원들의 음식물 쓰레기는 일일 배출량은 한국 평균의 41%로 절반에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소기행 회원들의 실천 행동이 일반 시민들에게 확산되었을 때의 탄소배출량 감소를 추정해보았다. 소기행 회원들이 식생활과 폐기물 배출, 에너지 사용에서 줄인 탄소량은 연간 375.5kgCO2eq로 전 인구의 1%가 같은 실천을 한다면 193,946tCO2eq, 인구 10%라면 1.94MtCO2eq 만큼의 탄소를 줄일 수 있다.


2030 NDC 436.6MtCO2eq26)을 위해 1년에 줄여야 하는 29.1MtCO2eq의 6.7%에 해당하는 양이다. 띠끌 모아 태산이라는 말처럼 한 사람 한 사람의 실천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려주는 결과라고 생각한다.


흔히 쓰이는 말 중에 늦었다고 생각한 때가 빠른 때라는 말이 있다. 하지만 기후문제와 관련해서는 이런 말은 매우 위험하다. 늦었다고 생각을 하게 될 때는 정말 늦은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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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가 보내는 다급한 SOS 신호에 모두 귀를 기울여야 한다. 그렇기에 정책 수립을 위한 소기행의 캠페인 활동과 소기행 회원들의 일상 실천이 가지는 의미가 더 크게 다가왔다. 소비자기후행동의 채식캠페인, No플라스틱 캠페인 활동이 확산되어 생활 속에서 탄소배출량을 줄이는 실천이 확산되기를 기대해 본다.


호남취재본부 박진형 기자 bless4y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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