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출신 동시대 미술계가 주목하는 미디어아티스트
'데이터의 바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29일 개막
신작 '야성적 충동' 등 신작 최초 공개, 초기 영상 등 대표작 23점 전시

히토 슈타이얼 . 사진제공 = 국립현대미술관

히토 슈타이얼 . 사진제공 = 국립현대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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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희윤 기자] 러시아 침공 2년 전, 우크라이나 동부 도시 콘스탄티노프카에서 친러시아 분리주의자 집단이 옛 소련 탱크의 용도를 변경한다. 2차 세계 대전 당시 사용된 탱크는 기념물 좌대에서 끌어 내려져 곧장 전장에 투입됐다. 이 사건을 두고 미디어 비평가인 히토 슈타이얼은 “박물관은 차고인가? 아님 무기고인가? 역사가 현재를 침범하는 상황에서 미술관은 면세미술로 대응해야한다”고 지적했다.


논쟁적 작가 히토 슈타이얼이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서 아시아 최초 대규모 개인전을 갖는다. 디지털 사회의 이면과 그 속에서 생산되는 이미지의 새로운 문법을 추적하고 기술, 자본, 예술, 사회의 관계에 대한 철학적·비평적 통찰을 제시해온 그는 평론가인 동시에 베니스 비엔날레와 카셀 도쿠멘타, 파리 퐁피두 센터 등에서 전시를 진행한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전시 주제인 ‘데이터의 바다’는 오늘날 또 하나의 현실이 된 디지털 기반 데이터 사회를 새로운 시각으로 조명한다. 작가는 가속화된 글로벌 자본주의와 디지털 사회 및 포스트 인터넷 시대 이미지의 존재론과 그것의 정치·사회적 맥락을 분석하고 미디어, 이미지, 기술에 관한 주요한 논점을 제시해왔다.


히토 슈타이얼, 유동성 주식회사, 2014. 사진제공 = 국립현대미술관

히토 슈타이얼, 유동성 주식회사, 2014. 사진제공 = 국립현대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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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오늘날 우리가 마주한 각종 재난과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기술은 인간을 구원할 수 있는가?’, ‘디지털 시각 체제는 인간과 사회에 대한 인식을 어떻게 변화시켰는가?’, ‘지구 내전, 불평등의 증가, 독점 디지털 기술로 명명되는 시대에 동시대 미술관의 역할은 무엇인가?’를 관객에게 질문한다. 작품을 통한 관객과의 대화를 통해 작가는 디지털 자본주의와 네트워크화 된 공간 속에서 디지털 문화가 만들어낸 새로운 이미지와 시각성, 세계상 및 동시대 미술관의 역할과 위상에 사유와 성찰의 기회를 던진다.

전시 1부 ‘데이터의 바다’는 데이터, 인공지능, 알고리즘, 메타버스 등 디지털 기술 기반 네트워크 사회 속에서 이미지 생산과 순환, 데이터 노동 및 동시대 미술관의 상황을 다룬 작가의 주요 작품 <태양의 공장>(2015), <깨진 창문들의 도시>(2018), <미션 완료: 벨란시지>(2019), <이것이 미래다>(2019), <소셜심>(2020), <야성적 충동>(2022) 등을 소개한다.


히토 슈타이얼, 타워, 2015 (국립현대미술관 전시 전경 2022)

히토 슈타이얼, 타워, 2015 (국립현대미술관 전시 전경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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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안 보여주기-디지털 시각성’에서는 대표작 <안 보여주기: 빌어먹게 유익하고 교육적인 .MOV 파일>(2013)을 중심으로 데이터가 대량으로 수집·등록되고, 감시 카메라가 도처에 널려 있는 디지털 세상에서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의 위계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디지털 시각체제의 특이성을 분석했다.


히토 슈타이얼의 초기 영상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연계 상영프로그램도 진행된다. <비어 있는 중심>(1998), <11월>(2004), <러블리 안드레아>(2007) 등 작가의 다큐멘터리적 시각의 근간이 되는 초기영상 작품 7편을 5월 27일부터 7월 17일까지 MMCA 필름앤비디오에서 상영한다.


히토 슈타이얼, 태양의 공장, 2015 (국립현대미술관 전시 전경 2022)

히토 슈타이얼, 태양의 공장, 2015 (국립현대미술관 전시 전경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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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타이얼은 멀찍이 떨어져 순환하는 이미지들을 조립하는 대신 현기증 나는 표상의 붕괴 속으로 뛰어든다. 작가는 “나는 이 모순을 풀려고 하는 것이 아니다. 나는 모순을 강화시키고 싶다”고 말한다. 그가 강화한 모순 끝에는 조작과 착취, 정동을 폭로할 수 있는 존재로서의 자각과 행동할 수 있는 의지가 보다 선명히 각인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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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는 29일부터 9월 18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서 진행된다.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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