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수산물 포장서 양성"…코로나19 확산 남탓하는 중국에 '눈살'
中, 한때 확진자 0명 자랑했지만…오미크론 확산세 거세져
'초강수' 둔 고강도 방역정책에도 상하이서 코로나19 사망자 급증
'제로 코로나' 실패 비판 나오자…코로나19 감염원으로 '수입품' 지목한 中 정부
"韓 수입 냉동 농어 포장 샘플에서 양성 반응"
'코로나19 외부 기원' 주장해온 中 정부…'제로 코로나' 실패 책임도 남탓?
[아시아경제 윤슬기 기자] '제로 코로나'(확진자 0명) 정책에도 사망자가 증가하는 등 코로나19 확산세가 가팔라지고 있는 중국이 코로나19 감염원으로 또 다시 한국 수입품을 지목했다. 전문가들은 물체 표면에 묻은 바이러스가 장시간 살아남기 어렵고, 남아있다 하더라도 감염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설명하고 있지만, 중국 정부가 재차 한국 수입품을 코로나19 감염원이라고 주장하면서 '제로 코로나' 정책에 대한 불만을 외부로 돌리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중국 해관총서는 25일(현지시간) 홈페이지 '한국 기업에 대한 긴급 예방 조치'라는 제목의 공고문을 올려 "한국에서 수입한 일부 냉동 농어의 외부 포장 샘플을 핵산(PCR) 검사한 결과 양성 반응이 나왔다"며 "관련 규정에 따라 앞으로 일주일간 한국 수산품 업체 H사의 제품에 대해 수입 신고를 받지 않겠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는 냉동 수입 물품을 통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감염될 수 있다고 보고 까다로운 유통 방역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한국 수입품은 '코로나19 감염원'으로 지목돼 곤혹을 치르는 상황이다.
앞서 지난 3월 저장성 원저우시 창난현 방역당국은 '수입 물품에 대한 소독 작업에 관한 통보문'을 발표하면서 한국산 수입 의류와 물품을 감염원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통보문에는 "저장성 창난 링시 코로나19 확진자 가운데 한국 수입 의류와 접촉한 사례가 나왔다"며 "수입 물품에 대한 코로나 방역 강화를 위해 개인, 기업, 상점의 구입 물건에 대해 소독을 실시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후 한국 수입품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중국 최대 포털사이트 바이두에 '한국수입의류'를 검색하면 '역정'(疫情·전염병 상황)', '한국산 수입의류에 코로나가 있는가' 등의 연관검색어가 뜨기도 했다.
지난 5일 베이징과 장쑤성에서 발생한 코로나19 확진 사례가 한국에서 수입된 의류와 연관됐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중국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중국 보건당국 관계자는 "3일 오후 4시부터 (다음날인) 4일 오후 4시까지 베이징에서 10명의 신규 확진자가 보고됐다"며 "이 중 8명은 베이징 소재 한국 의류점 직원, 동료와 가족"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 한국 의류 판매업자는 "최근 제품을 사는 사람들이 줄었는데 이는 한국 수입 제품과 연관된 감염 사례와 관계가 있다"며 "잠재적 위험을 줄이기 위해 제품이 도착하면 소독하고 고객에게 상품을 발송하기 전 한 차례 더 소독을 하고 있다"고 글로벌타임스에 전했다.
앞서 중국은 '코로나19 우한 기원설'에 반박하기 위해 냉동 수입품이나 우편물 등을 통해 해외에서 바이러스가 유입됐다는 주장을 강조해왔다. 하지만 해외발 냉장 유통(콜드체인) 제품 등 물체 표면에서 검출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감염원이 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지난 2020년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 바이러스가 생식하고 생존하기 위해서는 살아있는 동물이나 인간 숙주가 필요하며 식품 포장지 표면에서는 증식할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도 오염된 물체 또는 표면 접촉을 통해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될 위험이 낮다는 견해를 밝혔다.
하지만 중국 정부에서는 지속적으로 수입 물품을 코로나19 감염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한국산 수입품을 코로나19 감염원을 지목하는 건 3월을 전후한 국내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확진자 급증과 관련 있는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외부 기원설'에 힘을 싣는 동시에 '제로 코로나' 방역 실패에 대한 책임을 외부로 돌릴 수 있기 때문이다.
한때 중국은 확진자 0명을 기록하며 성공적인 방역 정책를 자랑하기도 했지만, 최근 오미크론 변이가 확산하면서 장기화된 고강도 봉쇄 조치에도 코로나19 확산세가 악화일로에 있다. 상하이 보건 당국에 따르면 25일 일일 사망자는 52명이다. 23일 39명, 24일 51명으로 연일 역대 최다를 경신하고 있다.
상하이 봉쇄령으로 베이징 시민들의 코로나19 공포감이 커지면서 '마트 사재기'가 벌어지기도 했다. 앞서 상하이의 갑작스러운 도시 봉쇄처럼, 베이징도 하루아침에 봉쇄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다. 글로벌타임스는 "차오양구 일부 지역에서 신선식품 부족 현상이 나타났다"며 "상하이 주민들의 식량 부족을 목격한 베이징의 시민들이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식료품을 사면서 발생한 현상"이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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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외교부는 코로나19 감염원으로 한국을 지목한 데 대해 중국 측에 유감을 표하기도 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지난 7일 "일부 일선 관서나 언론에서 전체적 함의를 읽지 못하고 사려 깊지 못한 언행을 하는 것은 한중관계 측면에서 결코 바람직하지 못하다"며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해당 언론사에 문제점을 지적하고 우리 측의 우려를 강력히 제기해서 다시는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신중한 조치를 취해줄 것을 당부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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