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지방선거 앞두고 경기 '분도(分道)' 재점화
[아시아경제(수원)=이영규 기자] 경기도를 남과 북으로 나누자는 '분도(分道)론'이 오는 6월 전국 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또 다시 재점화하고 있다. 발원지는 경기도지사 출사표를 던진 예비 후보들이다. 이들은 저마다 분도와 관련된 당위성, 대안 등을 설파하며 도민들의 표심 잡기에 공을 들이고 있다.
가장 먼저 분도론을 꺼낸 후보는 염태영 후보(전 수원시장)다. 염 후보는 지난 13일 의정부시 경기도청 북부청사를 찾아 기자회견을 갖고 '경기북부자치특별도'를 공약으로 발표했다. 염 후보는 이 자리에서 "2026년 지방선거 때는 경기북도지사를 새로 뽑을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조정식 후보(더불어민주당ㆍ경기 시흥을)도 염 후보와 비슷한 시각이다. 분도가 필요하고, 지금보다 '더 좋은 분도'가 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조 후보는 당선이 되면 분도 로드맵 수립을 위한 테스크포스(TF)를 꾸려 본격적인 분도를 추진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반면 김동연 후보(전 부총리)는 분도에 대해 신중하다. 김 후보는 지난 18일 경기도청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경기북부 재정자립도가 남부보다 낮고 지역 불균형도 심각한 만큼 이를 선결하는 게 먼저"라며 "성급한 분도는 재정악화로 이어져 북부 도민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는 이재명 전 경기도지사의 주장과 맥을 같이한다. 이 지사는 2018년 도지사 선거 당시 분도에 대해 성급한 추진은 득보다 실이 많다며 경기 남북 간 격차를 먼저 해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민석 후보(더불어민주당ㆍ경기 오산시)는 경기 북부 전담 부지사에게 권한을 이양하는 '도정 분리'를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북부전담 부지사에게 인사와 예산권 등을 넘겨 실질적인 북부 지사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게 안 후보의 생각이다.
야당인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예비 후보들은 분도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김은혜 후보(성남 분당갑)는 지난 20일 의정부 경기북부청사를 찾아 기자회견을 갖고 "분도에 원칙적으로 찬성하지만 분도를 요구하게 된 근본적인 문제를 우선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면서 "분도는 그간 경기북부 주민들이 희생과 고통을 감내하게 된 데서 비롯된 것으로 그 심각성을 몸으로 느끼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후보는 다만 "우선 근본적 원인을 찾아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유승민 후보(전 의원)도 북부지역 발전을 위한 노력이 선행된 뒤 분도를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유 후보는 수도권정비구역, 접경지역, 상수원보호구역 등 북부에 묶인 중첩규제를 해제하는 게 먼저라며 이런 발전을 위한 노력을 거쳐 주민들과 논의한 뒤 분도 여부를 최종 결정하겠다는 생각이다.
경기 '분도론'은 1990년대 이후 선거철마다 등장한 단골 메뉴다. 1992년 대통령선거 때 첫 분도론 바람이 불기 시작했으며, 1996년과 2000년 치러진 15대와 16대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공약으로 채택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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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도론은 가깝게는 2018년 지방선거에서도 주목을 받았다. 당시 더불어민주당 전해철, 양기대 후보는 분도론에 찬성했고, 이재명 후보는 '단계적 분도론'을 제시했다. 선거에서는 단계적 분도론을 주장한 이 후부가 당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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